▲ 펜스 미 부통령의 5일자 트윗 캡쳐. 손을 든 사람이 오토 왐비어의 부친 프레드 왐비어.

“오토 웜비어의 부친인 프레드 웜비어가 한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 올림픽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이다. 그와 그의 부인은 북한에서 일어난 만행을 전 세계에 상기시켜줬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고위급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출국 직전 트윗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한 기간 ‘인권 문제’를 명분으로 대북 압박 행보를 펼치겠다는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미사일 방어 기지가 있는 알래스카주 기지에 도착한 펜스 부통령은 “나는 불량한 북한 정권에 맞서 최대의 압박 캠페인과 관련한 중요한 회동을 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으로 간다”고 예고했다. 

그는 “북한 불량정권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도발이 커지는 때에 이곳 미사일방어사령부와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가 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미사일 방어는 여기 알래스카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과 동맹 간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으로 향하면서, 북한을 계속 고립시키고, 북한 정권이 주민을 탄압하고 다른 나라를 위협한다는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올림픽을 활용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거듭 밝힌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와 공동 회견을 통해 대북 압박 공조 의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그는 8일 서울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만찬을 함께 한다. 9일 오전에는 탈북자들과 함께 깅기도 평택 제2함대사령부 내 ‘천안함 기념관’을 돌아본 뒤, 프레드 웜비어와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남의 잔치에 와서 자기 정치를 세게 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하객으로서의 본분에도 맞지 않고, 올림픽을 정치 선전의 장으로 만들고, ‘평화 올림픽’ 취지에도 어긋나는 대결적 행보라는 지적이다. 

한미관계에 정통한 전문가는 “기독교 근본주의자인 펜스 부통령은 북한을 ‘악’으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자세가 정치적 자산이 된다고 보는 것 같다”며, “9일 개막식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화기애애한 포즈를 취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정부 당국자는 “펜스 부통령이 온다는 것 자체가 좋은 메시지”라며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오고 나서야 (이후 상황을 알 수 있다). 며칠 더 기다려보시라”고 당부했다.

펜스 부통령도 알래스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표단과의 접촉에 대해서는 나는 회동을 요청하지 않았으나 무슨 일이 벌어질지 보자”고 말해 문을 닫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대화를 믿는다고 말했으나, 나는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추가,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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