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한반도 연내 배치가 주목받는 가운데,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가 지난 2일부터 방한해 한국 외교.국방 당국자들과 연쇄접촉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로즈 차관보의 방한은 제2차 한미 우주정책대화가 목적으로 사드 한반도 배치 논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국방부는 중국과 국내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주정책과 관련돼서 협의를 하기 위해서 방한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오늘 북한 상황이라든가 군비 통제에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 자리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로즈 차관보는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과의 제2차 한미 우주정책대화차 외교부를 방문하였다. 아시아순방의 일환으로 방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급격한 우주활동 증가로 우주 잔해물 문제가 각국의 평화적인 우주활동에 대해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안정적인 우주환경을 위한 국제의 규범논의에서 양국간 공조방안 등에 대해서 논의하였다"고 했다. 사드 배치는 논의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로즈 차관보는 이날 오전 함상욱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과 제2차 한.미 우주정책대화를 가졌으며, 이어 오후 4시경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만났다.

로즈 차관보는 한.미 공동실무단의 사드 배치 업무를 맡고 있지는 않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사드를 언급해 온 인물이다. 이번 방한 계기에 어떤 식으로든 사드 한반도 배치가 논의됐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 배경이다.

이날 국방부는 "현재 한미 양국은 공동의 인식하에 기 합의된 절차에 따라 한미 공동실무단에서 사드배치 문제와 관련해서 협의 중에 있으며, 공동실무단의 결과를 토대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배치 시기와 배치 지역은 아직 결정된 바 없고,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설명할 때까지는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비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미 공동실무단이 현재 협의중이다. 아직 결과에 대해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사드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주한미군이 전력을 지원하는 개념으로 운용된다. 대한민국의 방어를 위해 들여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 장관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군사법원 업무보고'에서 "(사드 배치가) 금년 내로는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해 연내 사드 배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선원 노무현 정부 시기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도 지난 23일 <오마이뉴스>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사드 배치가 완료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황교안 국무총리를 만나 "한국 측이 중국 측의 합리한 안보 관심사를 중시하고 미국의 한국내 사드 배치 문제를 신중하고 타당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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