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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이 아니고 재일동포 속에서 태어난 노래” 재일 조선학교 응원하는 ‘꽃송이 콘서트’ 출연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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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2  15: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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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송이 콘서트'를 하루 앞둔 22일 홍대 인근 커피숍에서 재일동포 출연진과 대담을 가졌다. [사진 - 조천현]

버스를 타고 전차를 타고 우리는 학교로 가요
통학길이 멀다고 어머니는 걱정하지만
괜찮아요 괜찮아요 우리는 조선사람
우리의 학교가 기다립니다...(하략)

“<버스를 타고 전차를 타고> 이 노래는 어머니가 참 좋아하시는 노래인데, 아침에 벤또(도사릭) 메고 가방 메고 전차를 타고 한 시간, 두 시간 가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눈물이 난다고 해서 참 좋아하셨다. 내가 한국에 오기 전에 어머니가 ‘그 노래 부르는가? 어떤가?’, ‘부르도록 해라’ 그렇게 하셨다. 처음에는 부를 예정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마음 때문에 부르게 됐다.”

   
▲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일본에서 조선학교를 다닌 재일동포 3세 싱어송라이터 로화순 씨. [사진 - 조천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일본에서 조선학교를 다닌 재일동포 3세 싱어송라이터 로화순 씨는 23일 조선학교를 응원하는 ‘꽃송이 콘서트’에 <버스를 타고 전차를 타고>가 선곡된 것은 전적으로 어머니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가 부르는 <바다가 보이는 교실>은 고3 시기 합창부에서 재일동포 예술경연대회에 참가할 때 연습해서 참 좋아하는 노래”라며 “지금도 합창부 친구들과 모이면 함께 부르는 노래라서 꼭 한국에서 부르고 싶어 곡목에 넣어달라 했다”고.

로화순 씨는 “한국에서 이 노래를 처음 부르니까 뜻이 깊고, 15년쯤 지난 지금 이 곡에 대해 또 다른 마음이 생긴다”며 “교포들을 대표해서 그 마음을 남에서 북에서 더 많이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다가 보이는 교실

박은혜 작사 / 배진주 작곡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서 나는 배웠네
창너머 출렁이는 저 파도 끝에 나의 꿈 나의 희망 있다는 것을
바다가 보이는 교실은 어디에나 있네
이역땅 가는 곳마다 노래소리 울리는 살뜰한 우리학교의 그 창가에
아... 저 멀리 조국에 이어져 있고
하늘과 바다는 조국을 하나로 이어있는데
아... 동해와 남해가 이어지는 그날
나는 소리높이 노래부르지
바다가 보이는 교실에서 너도 배웠지
창너머 석양에 불타는 구름과 하늘을 바라보면 그 사랑에 눈물 흘렸지
창너머 일렁이는 저 파도 저 파도 끝에 나의 꿈 나의 희망 있다는 것을...(하략)

공연을 하루 앞둔 22일 오전 서울 홍대 인근 한 커피숍에서 만난 김승락, 정아미, 로화순, 천유귀 씨는 모두 조선학교 출신 재일동포 예술가로서 조선학교를 응원하기 위해서는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서게 됐다.

교토조선가무단 출신으로 일본 극단 사계(四季)에 입단,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라피키 역 등 주요 배역을 맡아 1,500회 이상 공연해온 정아미 씨는 “한국에서 노래한다는 것을 생각도 못했는데, 아주 설레이고 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꽃송이 콘서트- 조선의 꽃으로 너를 피우리' 포스터. [사진제공 - 실행위]

23일 오후 7시 30분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는 ‘꽃송이 콘서트 - 조선의 꽃으로 너를 피우리’는 조선학교 중등교육 실시 70주년을 기념해 재일동포들의 ‘마음의 고향’ 조선학교를 소재로 한 노래들을 중심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관련기사 보기]

   
▲ 이번 출연진의 맏형 김승락 씨는 재일동포 1세들의 민족정신을 강조했다. [사진 - 조천현]

금강산가극단 출신으로 역시 사계에 입단하여 18년 동안 뮤지컬 <캣츠>, <라이온킹>, <지져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서 간판스타로 활약해온 김승락 씨는 “강제노동에 끌려온 재일동포 1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일본에 있더라도 민족성을 잊지 말자고 세운 것이 민족학교”라며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가 재일동포들의 민족학교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을 우려하자 막내인 천유귀 씨는 “위축되거나 그런 건 하나도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 동포들이 힘을 발휘할 때”라고 말했다.

모든 교육과정을 조선학교에서 마친 재일동포 3세 배우인 천유귀 씨는 2014년부터 한국에 와 ‘난타’(NANTA)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조선학교를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한국 분들에게 조선학교를 알리는 이번 공연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1946년 10월 5일 도쿄조선중학교가 처음으로 문을 열어 70주년이 됐고, 세계 유일의 해외동포 민족대학인 조선대학교도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고교무상화 조치에서 조선학교를 제외시켰고, 고교 졸업 학력인정도 해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재일 조선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가수의 길을 걸어온 정아미 씨. [사진 - 조천현]

현재 조선학교 학생의 50% 이상이 한국 국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의 고교무상화 제외 조치는 더욱 불평등한 처사로 비친다. 이같은 추세 탓인지 학생 수도 줄어 현재는 70여개의 조선학교가 재정난 속에 운영되고 있다.

김승락 씨는 “내 딸도 12년간 조선학교를 다녔는데 (일본 정부의) 원조가 없으니까 돈도 많이 들고 고등학교 졸업 자격도 안 준다. 문화가 정치에 침략 당한다”며 “어려운 때 너무 뜻깊은 공연에 한사람이라도 더 콘서트에 와서 우리의 소리를 들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라이온 킹> 내한 공연 당시 주연을 맡아 방한했고 지금은 프리랜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김 씨가 부르는 <희망의 길>에는 남다른 사연이 깃들어 있다. 25년전 친형이 귀국해 있는 북의 무대에서 처음 부르다 눈물로 못다 부른 노래가 바로 이 곡이기 때문.

김 씨는 “1세들이 조국 땅을 밟고 싶었고 노래하고 싶었을 텐데... 창작이 아니고 재일동포 속에서 태어난 노래인 것 같다”며 이 노래를 창작곡이 아닌 ‘태어난 재일동포들의 노래’라고 명명했다.

희망의 길

장종상 작사 / 정상진 작곡

말도 하나 노래도 하나 핏줄도 하나
내 조국에 바친 마음 하나이련만
어이하여 내 조국이 둘로 있을가 보냐
사랑하는 나의 조국 아아 희망의 길을
희망의 그 길 따라 통일의 대문을 열어
행복을 꽃피우리

하늘도 하나 땅도 하나 바다도 하나
아름다운 우리 문화 하나이련만
어이하여 내 강토가 둘로 있을가 보냐
사랑하는 나의 조국 이 행복의 그 날을
행복의 그 날을 위해 통일의 대문을 열어
기쁨의 꽃 피우리

이제는 중년이 된 김 씨는 "재일교포 노래는 내가 처음 (금강산)가극단에 있을 때 만들어진 <출발의 아침에>, <희망의 길> 그때부터 재일동포들의 자기 노래가 만들기 시작했다”며 “그때부터 생각하면 많은 노래들이 나왔다”고 회고했다.
 

   
▲ '난타'에서 활동하고 있는 천유귀 씨는 재일동포의 역할을 '무지개다리'로 표현했다. [사진 - 조천현]

오는 7월 일본에 돌아가 조선학교를 응원하는 활동에도 직접 참여하겠다는 천유귀 씨는 “노래들이 진짜 우리 교포들의 지금 현재 모습이랄까, 옛날부터 교포들의 모습을 그냥 이야기하는 노래”라며 “그래서 지금 우리 동포들의 현실이나 투쟁하는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상상해주시고 함께 마음을 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3월말부터 한국에 머물며 한국 문화를 체험할 예정인 정유미 씨는 “유치원부터 조선대학교까지 쭉 다녔다”며 “우리 대학교가 있어서 조선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으로 배울 수 있었고 지금도 음악활동을 하게 됐다”고 조선학교의 민족문화 교육에 애정을 표하고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향인 경상북도와 마음의 고향인 조선(북한)을 가봤다는 로화순 씨는 “북도 남도 내가 사는 곳은 아니고, 일본동포들 속에서, 민족교육 속에서 제가 있는 게 제일 좋다고 느꼈다”면서 “북도 남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니까 우리를 무지개다리라고 한다. 무지개다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이철주 감독은 “조선학교 70주년을 맞아 ‘꽃송이’ 프로젝트는 첫 번째 사업이고, 4.22 한신교육투쟁 기념일에 맞춰 2000년까지 조선학교를 주제로 발표된 대표적 시 100편을 모아 시집을 발간하고 이번 실황음반을 낼 계획”이라며 “조선학교 70주년 기념일인 10월 5일 일본공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보기]

아울러 이번 ‘꽃송이 콘서트’에는 조선적(籍) 재일동포 예술가들이 한국 정부로부터 입국 허가를 얻지 못해 무대에 설 수 없었지만 10월 일본공연에는 조선적 예술가들도 함께하는 보다 풍성한 무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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