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여성본부 상임대표인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15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남북여성 공동만남의 성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6.15여성본부의 1인시위는 30일까지 계속된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허리를 잘린 채 70년을 지내오면서 기형적으로 덩치를 키워온 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통일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15일 오전 서울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여성본부'(6.15여성본부) 상임대표인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남·북 여성들의 만남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합니다’라고 쓰인 패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안김정애 대표는 그동안 통일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남북 여성들의 교류를 막아왔다며, 통일부의 성의있는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6.15여성본부에서 교대로 1인 시위에 나선다고 말했다.

전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달 18일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여성분과위원회’는 남측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전국여성연대, 세계평화여성연합 등 4개 단체 앞으로 팩스를 보내와 ‘남북여성공동모임’을 추진하기 위한 10월 1일 개성 또는 금강산 실무접촉을 제안했다.

나흘이 지난 지난달 22일 세계평화여성연합을 제외한 3단체 명의로 6.15북측위원회 여성분과위 앞으로 이 제안을 수용하는 회신을 보내고자 했으나 통일부의 불허 방침에 막혀 팩스를 보내지 못하게 됐다.

이후 3단체는 지난 6일 다시 한번 ‘연내 금강산에서 남북 여성공동모임을 갖자는 제안’과 함께 ‘등반대회, 삼일포걷기대회, 남북여성 예술작품전시회, 토론회’ 등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13~16일 개성 실무회담을 제안한 팩스를 보내려고 했지만 이마저 무산됐다.

결국 ‘남북여성공동모임’ 성사를 위한 실무접촉은 물론이고 실무접촉을 위한 팩스를 통한 사전 접촉마저 막혀 버린 상황인 것이다.

통일부는 지난 5.24조치 이후 민간단체들과 북측 파트너와의 사전 접촉을 6.15남측위를 통한 팩스 전송 등의 방법으로 하도록 하고 있으며, 필요한 범위에서 6.15남측위에 팩스 전송 허용 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김정애 대표를 비롯한 6.15여성본부 대표자들은 지난달 23일 통일부 관계자와 만나 문제해결을 시도했으나 “접촉 승인이 난 노동계, 종교계에 비해 여성계의 그간 노력이 부족했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5여성본부가 10월 10일 북한 당창건70돌 행사까지 지켜보자는 통일부의 의견에 따랐으며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니 이제는 긍정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통일부로부터 긍정적인 답이 나오지 않자 전날 이효재 전 이화여대 교수를 비롯한 여성계 원로들이 서울에 모여 남북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한 ‘여성평화선언 1000인 기자회견’을 계기로 이날부터 30일까지 1인 시위를 하자는 결의를 모으게 된 것이라고 안김 대표는 설명했다.

안김 대표는 전날 이효재 교수가 ‘우리 기성세대는 어린 아이들이 자유롭게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자유롭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마을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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