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중국항일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행사에 북한측에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한다고 중국 정부가 25일 공식 발표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불참을 확인한 셈이다. 최룡해 비서는 2013년 5월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해 시진핑 주석을 만난 바 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5일 기자회견에서 9월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지도자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측에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정부대표 19명,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이 포함됐다.

중국 반관영통신사 <중국신문망(중신망)>도 장밍(張明) 외교부 부부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측에서 최룡해 비서가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측은 조선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이며 당 중앙위 비서인 최룡해가 이끄는 대표단의 중국 방문과 (전승절) 기념활동 참가를 환영한다"며 북한측 대표단의 중국 방문 세부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조선측과 한 길에서 '전통계승, 미래지향, 선린우호, 협력강화(继承传统、面向未来、睦邻友好、加强合作)' 정신에 따라, 중조(중북) 전통 우호협력관계의 끊임없는 발전을 함께 추동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16자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다음달 2~4일 중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여 여부에 대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오후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일정을 포함한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아직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 제1위원장 대신 참석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점이 주목된다.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참석한 바 있다. 이는 북.중관계를 보는 양국의 관점 차이와 관련있어 보인다.

시진핑 체제 들어 중국은 북.중관계를 '정상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북한 업무의 주도권도 공산당 대외연락부에서 국무원 외교부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연락부는 전통 우호관계, 외교부는 미.중관계의 맥락에서 북한 문제에 접근해왔다. 

반면,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전통적인 당 대 당 차원'에서 북.중관계를 관리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추가,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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