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2015 국제여성평화회의'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지난 24일 비무장지대(DMZ)를 걸어내려온 전 세계 여성 평화활동가들이 25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모여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태 재균형'이 이 지역 여성에게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대안으로 '비군사적 수단에 의한 안전보장(평화)'를 주문했다.

지난달 27일 확정된 '신(新) 미.일방위협력지침' 하에서 '헤노코 신 미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이어나가는 오키나와 주민.여성들을 대표하여 타카사토 스즈요 씨는 1995년 9월 미군 병사 3명이 12살 소녀를 강간한 사건을 거론하며 "미군 기지와 군대의 존재 목적이 무엇인지" 물었다.

'한반도의 잠재적 분쟁 가능성',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맞서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의 안전과 평화를 지킨다는 미군 기지와 군대가 오키나와 여성들에게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된 현실을 보면서, 오키나와 주민.여성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안전보장인지" 의문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헤노코 신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미.일 정부가 한반도.중국을 핑계로 "50년, 100년의 내구성을 요구하는 군사기지 건설을 수용하라는 것은 100년 후에도 군비 경쟁을 지속하겠다는 뜻일까요"라고 꼬집었다. 그녀가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안전보장'을 넓혀가는 활동을 전개하는 배경이다.

타카사토 씨는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조약이 체결된다면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지고 '군비 경쟁'에서 '평화외교'로의 가시적인 변화가 만들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2015 WOMEN CROSS DMZ'에 참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난사)군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미군은 물론이고 일본 자위대와도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필리핀에서 온 리자 마자 씨는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시아회귀(아태재균형)' 전략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마자 씨에 따르면, 미국은 2014년 필리핀과의 '방위협력증진협정' 등을 통해 미군의 작전 수요와 군대 배치 목적에 맞게 필리핀의 모든 국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 미군 주둔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아시아회귀'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매리어드 매과이어(북아일랜드)는 지난해 12월 17일 '지난 50년간 쿠바를 고립시키는 정책은 실패했다'고 선언한 것과 같이,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또한 '지난 70년간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은 실패했고 지금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룰 때'라고 말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김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상임대표는 기조발제에서 "이번 평화걷기의 거대한 에너지와 모멘텀을 살려 일본군'위안부' 관련 활동을 이끌어왔던 여성들과 위안부할머니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드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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