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측 판문각을 거쳐 도라산 CIQ에 도착한 WCD 국제여성평화운동가들이 24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우리는 친북이 아니라 친평화이다."

국제여성평화걷기(Women Cross DMZ, WCD) 행사에 참가한 국제여성평화운동가들이 24일 오전 11시30분경 판문점 북측지역을 거쳐 도라산 남북출입경사무소(CIQ)를 통해 남측에 도착했다.

도착 직후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절대 불가능할 것 같았던 평화의 여정을 양국 국가의 협조를 통해 이뤄낼 수 있었다"며 "인류는 하나로 뭉치고 공영해야 한다. 우리가 오감을 통해 직접 느끼고 교감해야만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적과 화면을 통해 교류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가 함께 만났을 때 배양된다. 우리는 7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여러분을 갈라놓은 벽을 넘었다"며 "친북보다는 친평화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 WCD 참가단은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복장에 조각보 문양의 스카프를 둘렀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 매리어드 매과이어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라이베리아 리마 보위는 "우리는 북한 여성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과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며 "비록 보잘 것 없는 한 걸음 같아도, 우리는 분명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 매리어드 매과이어도 "DMZ(비무장지대)의 존재 자체가 이산 가족들의 상봉을 방해하는 상징적인 잔재"라며 "오늘날 최장 기간 진행되고 있는 형제자매 간의 냉전을 끊어야만 한다. 우리는 서로를 증오하는 것을 멈추어야 하고, 국제 정치 역학에 의해 분리된 국가의 통합을 꿈꾸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친북발언 하지 않았다..북한인권은 경제제재 때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들이 방북 기간동안 친북발언을 했느냐에 대해 질문이 집중됐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크리스틴 안이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녀는 이번 여정 동안 통역을 담당하는 등 부단한 노력으로 인권선언서 채택을 가능케 한 1등 공신"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AP통신원을 현장에 대동하고 있었다. 이러한 발언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 기자들의 '친북 발언' 질문이 쏟아졌지만 WCD 참가단은 이를 일축했다. 세계적인 평화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들을 맞이하러 온 이연숙 전 정무 2장관은 친북발언 보도와 관련해 "서양사람들의 문화를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경치 좋고 접대를 잘 받는데 나쁜 소리를 하겠느냐. 남북의 대치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물꼬를 터주겠다는 사람들에게 친북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WCD 대표단의 김일성 주석 생가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재미교포 안은희 씨(미국명, 크리스틴 안)가 김 주석이 "겨레와 인류를 위해 쌓은 수많은 업적 중 특기할 업적은 일제를 때려 부수고 조국을 해방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리어드 매과이어가 김일성 주석의 "혁명적 생애에 대해 알게 됐으며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 인권을 묻는 질문에 스타이넘은 "인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권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며 "인권은 정상적인 상황 하에서만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아직도 전쟁 하에 놓여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나 경제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권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매리어드 매과이어(북아일랜드), 리마 보위(라이베리아)와 미국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 한국전쟁 참전 12개국 30여명은 19일 평양에 도착, 21일 국제평화토론회에 참가했다.

▲ WCD 참가단이 JSA(공동관리구역) 북측지역 판문각에서 조각보를 펼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판문각을 거쳐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도라산 CIQ에 도착했다. [사진제공 - WCD 참가자]
그리고 23일 평양을 출발, 24일 판문점 북측지역을 방문, 정전협정 조인식 현장에서 조각보를 펼치는 행사를 펼쳤다. 이후 버스로 이동해 도라산 남북출입경사무소(CIQ)를 통해 남측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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