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오전 신년사를 발표, 조선노동당 창건 70돌이 되는 올해 ‘10월의 대축전장’을 향해 달리자면서 ‘인민생활 향상’에 방점을 찍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두다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최후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총공격전에 떨쳐나서자!”는 구호를 제시했으며, △사회주의 사상강국의 불패의 위력 더욱 강화 △군사강국의 위력을 더 높이 떨칠 것 △사회주의경제강국, 문명국건설에서 전환을 이룩할 것을 과제로 제기했다.

“과학기술의 힘으로...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우자”

이 중에서도 “과학기술을 확고히 앞세우고 사회주의경제강국, 문명국건설에서 전환을 이룩하여야 한다”는 경제 분야가 중점 과제로 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 1위원장은 “과학기술의 힘으로 모든 부문을 빨리 발전시키고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우자는 것이 우리 당의 결심이고 의지”라며 “과학연구부문에서 최첨단돌파전을 힘있게 벌려 경제발전과 국방력강화,인민생활향상에 이바지하는 가치있는 연구성과들을 많이 내놓아야 한다”고 과학기술을 강조했다.

김 1위원장은 2012년 4월 15일 첫 공개 대중연설에서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 강성국가”라고 말한 바 있다. ‘새 세기 산업혁명’의 핵심은 과학기술인 셈이다.

김 1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마련된 자립경제의 토대와 온갖 잠재력을 최대로 발동하여 인민생활향상과 경제강국건설에서 전환을 이룩하여야 한다”면서 특히 “뜻깊은 올해에 인민생활향상에서 전변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먹는 문제 해결, 질좋은 소비품 공급

‘인민생활 향상’의 첫 번째 방안으로 “농산과 축산, 수산을 3대축으로 하여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식생활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이어 “경공업부문에서는... 우리 인민들과 학생들, 어린이들에게 여러가지 질좋은 소비품들과 학용품, 어린이식료품들을 더 많이 차례지게 하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농.축.수산업을 통해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경공업을 발전시켜 질좋은 소비품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김 1위원장은 이어 “인민경제의 기본동력인 전력문제해결에 큰 힘을 넣으며 선행부문과 중요공업부문들을 추켜세우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한다”고 말해 기존 경제정책과 궤를 같이 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농업부문과 건설부문, 과학기술부문을 강조하고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제시했다.

“경제개발구 개발사업 적극 밀고 나가야”

눈에 띠는 대목은 “대외경제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개발사업을 적극 밀고나가야 한다”는 대목이다.

북한은 2013년 5월 29일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고 그해 11월 전국적으로 13개 지방급 경제개발구를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중앙급.지방급 경제개발구를 설립했으며, 김 1위원장은 경제개발구 개발사업을 올해는 더욱 적극화하자고 독려하고 나선 것.

그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예시한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는 지난해 6월 11일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중앙급 경제개발구(특구)로 발표됐으며, 원산지구, 마식령스키장지구, 울림폭포지구, 석왕사지구, 통천지구, 금강산지구가 포함되는 대규모 관광벨트다.

또한 전력 사정이 여의치 않은 2000년대 말부터 북한은 ‘원산 불야성’을 자랑할 정도로 원산 개발에 집중해 원산을 평양에 이은 ‘제2의 도시’로 육성하고 있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향이 원산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건설부문에서는 “청천강계단식발전소와 고산과수농장, 미래과학자거리를 비롯한 중요건설대상들을 훌륭히 완공하여 10월의 대축전장을 빛나게 장식하도록 하여야 하겠다”고 구체적 중요 건설대상과 완공시점을 적시하기도 했다.

“수입병 없애라”, “우리 식 경제관리방법을 확립”

김 1위원장은 “모든 경제부문, 단위들에서 경영전략, 기업전략을 바로세우고 예비와 잠재력을 남김없이 동원하여 생산을 늘이며 제품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려야 한다”면서 “모든 공장, 기업소들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리며 당에서 내세운 전형단위들을 따라배워 자기 면모를 일신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이른바 ‘5.30담화’ 등을 통해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확대하면서 공장.기업소들이 원료, 자재, 설비 등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여지가 늘었고, 이 과정에서 ‘수입병’이 문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김 1위원장은 또한 “내각을 비롯한 국가경제지도기관들에서 현실적 요구에 맞는 우리 식 경제관리방법을 확립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내밀어 모든 경제기관, 기업체들이 기업활동을 주동적으로, 창발적으로 해나가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해 새로운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 조만간 발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2002년 7.1경제개선 조치에 버금가는 김정은 시대의 경제관리 개선조치가 올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5.30담화’를 분석한 지난해 12월 8일자 <통일뉴스> 기고글에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란 개념은 북한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1950년대까지 북한 기업소의 관리운영체계인 ‘지배인유일관리제’를 연상케 한다”며 “현재 내각 사무국과 국가계획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성.위원회 간부들로 ‘실무 상무조’가 구성되어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짜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온 나라 가정들에 행복이 깃들기를 축원”

김 1위원장은 특별히 “사회주의문명국건설을 힘있게 다그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새 세기 교육혁명 △체육강국 건설 △문학예술부문 시대의 명작 창작 △민족문화 보호사업 전개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년사 말미에 “희망찬 새해 2015년을 맞으며 온 나라 가정들에 행복이 깃들기를 축원한다”고 말한 대목이 새롭게 다가온다.

‘사회주의 대가정’을 강조해온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개별 ‘가정’에 행복을 축원한 것은 이례적이며, 김 1위원장의 심경이 진솔하게 담긴 화법이기 때문이다.

이는 김 1위원장이 2012년 4월 15일 태양절 행사장에서 첫 공개연설을 하면서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직설화법으로 밝힌 대목과 함께 각별한 표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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