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대북 특사 선정을 놓고 북한 당국에 협의를 제의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7일 북.미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빌려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 소식통은 15일 “미 국무부가 특사 후보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조속히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 특사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에 어떤 급의 인사를 원하는지 알려달라고 문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특사 후보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억류 미국인들의 “불법 행위”를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원칙만 미국 측에 전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에 억류된 케네스 배, 매튜 토드 밀러, 제프리 파울 씨 등 3명은 지난 1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북한 측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케네스 배 씨 석방 협상을 위해 킹 특사를 초청한 뒤 갑자기 취소했으며,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도 지난 4월 킹 특사의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킹 특사의 방북 불가론이 북한 측 입장인 셈이다.

이에 킹 특사 카드를 제시해왔던 국무부가 최근 들어 다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것”, “관련 노력을 일일이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제3의 고위급 특사 파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한편, 미국은 이미 2009년 여기자 두 명의 석방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2010년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 석방을 위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평양에 파견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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