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는 기차 안이 시끌시끌하다. 옆자리 앉은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학생, 첫날 나눠받은 자료집을 뒤적거리며 오늘의 일정을 확인하는 학생, 둘째 날밖에 되지 않았지만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든 학생. 내일로 평화대장정은 둘째 날의 목적지인 여수로 향했다.

▲ 내일로 대장정 참가자들이 둘째날 향한 곳은 여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내일로 대장정 참가자들이 처음 발걸음을 옮긴 곳은 여수의 만성리 학살지였다. 기차를 타는 것 외에도 도보와 지역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이 빈번히 있을 것이라는 실무진의 설명을 듣고 이동하면서 약간의 걱정을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보였지만, 대학생이 대부분인 참가자들은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만성리 학살지는 여수, 순천 항쟁 당시 정부군이 무차별적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던 지역이다. 남한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해 일어났던 제주 4.3항쟁을 계기로 여수, 순천 지역에도 계엄령이 내려졌고, 정부군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학살했던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해설사 선생님으로부터 해설을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해보였다. 어제 진주에 이어서 우리 정부가 국민을 지키지 않았던 역사의 이야기는 대학생들에게 충격적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참가자 중 김유란(27세, 부산대)씨는 "여순항쟁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들은 적은 있었지만, 크게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와서 설명을 들으니 슬픔과 분노가 생긴다." 라는 감상을 전했다. 특히 참가자 중에는 세월호 사건과 겹쳐 보인다는 감상을 말한 사람들이 많았다.

▲ 내일로 대장정 참가자들이 만성리 학살지에서 해설사의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만성리 학살지를 뒤로 하고 대장정 참가자들이 다시 발걸음을 옮긴 곳은 여수 엑스포역이었다. 대장정 참가자들은 캠페인 활동으로 '일본 재무장 반대, 한반도 평화' 서명운동과 퍼포먼스를 대장정 기간 동안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여수에서도 서명운동과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여름휴가 기간이라 그런지 여수에는 많은 관광객들과 유동인구가 있었다. 어제 진주에서의 활동으로 용기를 얻었는지 참가자들은 제법 능숙한 태도로 시민들을 만나 서명운동을 받았다.
그리고 역 중앙에서 펼쳐진 퍼포먼스 또한 많은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고, 실무진에게 다가와 대장정의 취지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 제법 능숙하게 서명운동을 받는 대장정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그리고 일정을 마친 후에는 대장정 참가자들 간의 흥을 돋우기 위한 미션이 진행되었다. 각 조별로 조원들의 몸으로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사진을 찍어오는 미션이 제시되었다. 각 조에는 깊은 고민을 하며 어려워했지만, 이내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참가자 정수범(26세, 부산대) 학생은 "몸으로 표현하여 찍는 사진이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우리 조가 꼭 일등하기를 바란다. 오늘 여수 활동이 충격적인 부분들이 많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감상을 전하였다.

▲ 대장정 참가자들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사진-통일뉴스 김영욱 통신원]

내일로 대장정은 여수에서 현대사 공부와 캠페인 활동을 마친 뒤 내일은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벌교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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