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4개 기업에 대해 북한에서의 위탁가공무역을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지린성 소재 <연변일보>가 5일 보도했다. 매년 의류 1,500만벌, 금액으로는 1억 5천말 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관총서가 지난해 12월 11일 '창춘해관(지린성)의 대조선(북) 위탁가공업무전개 시행동의에 대한 가공무역회사의 회신'을 통해 해당 업무를 위임한 데 따라 창춘해관은 지난달 6일 훈춘시에 있는 한국기업 '길림트라이방직유한회사', 일본기업 '고지마의류유한회사', 중국기업 '훈춘운달복장유한회사'와 '훈춘홍풍제의유한회사'에 2년간 대북위탁가공무역을 시범 승인했다.

<연변일보>는 "이들 기업들은 조선에서 매년 1,500만벌 이상의 의류생산이 가능한데 무역액으로는 1억5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200위안 짜리 의류의 경우, 관세가 10.8위안(일반무역 54위안)밖에 되지 않고 북한 인건비가 중국의 60%여서 해당기업들은 큰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

▲ 'YOUNGOR'는 중국 내 대표적인 남성복 브랜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신문에 따르면, 이들 중 훈춘운달복장유한회사가 제일 먼저 이달부터 중국 내 대표적인 남성복 브랜드 'YOUNGOR'로부터 수주받은 셔츠 9만벌을 북한에서 생산하고 있다. 영거그룹은 1976년 저장성 닝보시에서 패션업체로 시작해 부동산, 금융투자 등으로 진출한 중국 굴지의 기업이다.

위탁가공이란, 외국에 공장을 세우거나 설비를 갖출 필요 없이 원자재만 제공하고 현지의 노동력과 설비를 이용해 완제품을 만든 뒤 이를 다시 국내 또는 제3국 판매를 위해 반입하는 방식을 말한다.

<연변일보>는 "(중국 기업은) 그동안 의류제조 등 노동집약사업에서는 심각한 인력난과 임금인상 압력에 시달려 왔다"며 "대조선위탁가공무역이 시행되면서 조선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을 가공, 조립, 제조할 수 있게 돼 (중국)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 활력소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로 남측 대북위탁가공업체들이 고사한 자리에 중국 기업들이 무혈입성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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