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에서 상황 종료될 것 같았던 ‘인공위성 국면’이 새로운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북한의 3차 핵실험입니다. 한반도 정세에 ‘핵실험 국면’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언제 핵실험을 하겠다고 언급하거나 발표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미국 등은 과거에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 이후에는 핵실험을 했다는 이유로 지레 떠들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2009년 4월 5일 ‘광명성 2호’를 발사한 뒤, 5월 25일에 2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이러한 패턴에 따른다면 이번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3차 핵실험이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미국의 시각일 뿐입니다.

북한이 누차 주장해왔듯이, 인공위성은 평화적 우주 이용을 위해 누구나 쏠 수 있으며, 핵실험 역시 자위적 억지력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 기술이 되어있는 나라는 누구나 위성 발사와 핵실험을 해 왔습니다. 미국 등의 전유물이 될 수 없습니다.

위성을 발사하고 말고는 북한의 문제입니다. 핵실험 역시 북한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미국 등은 지난 2009년 때처럼 이번에도 위성 발사를 한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를 통해 제재를 가하고는 이어 핵실험을 할 경우에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숱한 학습효과에서 알듯이, 이에 흔들릴 북한이 아닙니다.

북한이 ‘위성 발사-핵실험’이라는 상투적인 패턴대로 움직인다면 미국 역시 ‘대북 제재-강력한 대북 제재’라는 상투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이 상투적인 갈등을 누군가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바꿀까요? 보다 정확하게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하겠다면 북한이 핵실험을 철회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일찍이 남측 김대중 정부가 사용한 방법입니다. 다름 아닌 ‘햇볕정책’입니다. 찬바람(채칙)으로는 북한의 두터운 외투를 벗기지 못합니다. 따뜻한 햇볕(당근)만이 외투를 벗게 할 것입니다.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막으려면 위협만 할 게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미국발 대북 햇볕정책을 펴라는 것입니다. 다행이도 아직 대화의 불씨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북한의 위성 발사를 두고 북·미가 서로 ‘2.29합의’ 파탄을 다툴 게 아니라 그 이행에 나설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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