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기자(hjpark@tongilnews.com)


20일자 한겨레 논단에서 김선영(서울대, 생명과학) 교수는 "남북교류에 기초과학 교류를 포함시킨다면 남북사회의 전문지식인을 활용해 과학이라는 공통언어로 화해와 통일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과학자는 사상을 가질 수 없고, 결과물 사용에는 이해관계가 얽혀도 내용 자체는 객관적이며, 이념과 감정이 없다"고 밝히고, 남한에서나 북한에서나 "1+1=2, DNA는 곧 유전자라는 공통의 언어, 즉 과학으로 대화하기 때문에 교류하기 매우 좋은 분야이면서 통일조국의 산업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김교수는 "북한은 수학, 물리학, 컴퓨터 등에서 수준급"이며, "기상, 천문, 환경, 생태 문제 등은 교류때 상승효과가 뚜렷한 분야"이고, "생명과학 분야는 북한이 미진한 듯하나 우리의 상대적 우위와 만나면 국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현재 북한의 과학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나 정확한 실상 파악은 어렵다. 그러나 지난 7월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과 당이론지 `근로자`의 공동논설 `과학중시 사상을 틀어쥐고 강성대국을 건설하자`에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과학중시정치`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한 이후 과학기술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인 의지는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특히 김정일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과학기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최근 들어 북한의 방송매체를 통해 속속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평양에서도 `복합미생물 기술과 자연농법에 관한 국제토론회`가 곧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의하면 19일 미국, 중국, 남아공, 네팔, 네덜란드, 뉴질랜드, 독일, 벨라루시, 스리랑카, 스위스, 태국, 프랑스, 필리핀, 캐나다, 일본,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파기스탄, 베트남 등 각국 대표단이 이 국제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항공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남한의 박석홍 농업사회발전 연구원은 북한이 복합미생물 비료의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올해 9월 평양에서 국제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참석치 못했다.

뿐만아니라 지난 7월 15에는 이광호 과학원 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의 정부 과학기술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57년 12월 과학기술협조협정을 체결한 이래 1∼2년마다 평양과 베이징에서 과학기술위원회 회의를 번갈아 개최하고 있어 북한 대표단은 이 회의에 참석해 중국측과 과학기술 협력 증진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과학기술연구에 적극적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북한과 함께 남과 북이 정기적인 과학기술 교류를 정책적으로 추진한다면 그 성과는 고스란히 통일조국으로 돌아올 것임이 분명하다.

김교수의 말처럼 "과학자들은 전문지식, 연구결과를 공유하며 대화를 쉽게 시작하여 신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북정책에 과학, 기술, 특히 기초과학 교류를 포함시킨다면 남북 사회의 전문지식인을 활용해 과학이라는 공통언어로 화해와 통일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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