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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을 덩샤오핑으로 만드려 한다” 대북경협업체 G-한신 대표 김한신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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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17  08: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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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오후 김한신 (주)G-한신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해진 5.24 대북 제재조치로 정작 고통을 당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우리 경협사업자들이라는 평가는 이제 특별한 뉴스거리도 아니다. 북한은 중국이라는 돌파구를 찾았지만 남북경협업체들은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남북경협업체 대표들은 5.24조치에 대해 비판을 넘어 격한 울분들을 쏟아냈다. 당시 명함을 주고받았던 김한신 (주)G-한신 대표는 할말이 많다며 인터뷰를 기약했었다.

약속대로 인터뷰에 응한 김한신 대표는 5.24조치에 더해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문문제가 겹친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아야 하고 어떻게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의 진지한 고민과 뚜렷한 입장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특히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북한 전문가와 기성 보수언론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토로하면서 “북측을 지나치게 자극하고 호도하는 경향이 많다”고 비판했다. 또한 “<통일뉴스>는 말 그대로 통일뉴스니까 가짜와 진실 사이에서 진실을 보도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가장 핵심은 지하자원의 공동개발, 공동활용”이었다며 “김정은 부위원장은 이것을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사항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일부 언론에서 무산광산을 중국기업이 50년 임대했다고 하는데 그런 건 전부 거짓말”이라며 “북한의 지하자원은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해서 1차 상품으로 가공해서 해외에 팔아야만 북한도 살고 우리도 산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 4월에 강성대국과 관련해 발표할 가장 핵심은 민생경제 발전”이고 “저들이 싫어하는 개방이 아니라 경제개발 정책은 더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라선, 김책, 원산, 신의주, 남포, 개성지구를 중국의 심천특구 식으로 점진적으로 북한식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대한 남북공동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부위원장을 중국의 덩샤오핑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덩샤오핑이 1978년도에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가지고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했는데 북한은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을 캐치프레이즈로 해서 세계로 나가자고 한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부위원장을 “북한 경제를 일으킨 아버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며 “장성택 부장이라든가 국방위 그룹은 전폭적인 지지로 갈 것”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의 공개 질문장에 대해 “내가 볼 때는 북측이 남쪽하고 대화하겠다는 시그널”이라며 “북한에서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남측 당국자나 여야 의원들에게 개성공단 초청장을 내준 것만도 다행”이라고 평하는 등 오랜 대북교류 경험이 담긴 판단과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이 지금 내세우는 건 6.15나 10.4선언, 5.24조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내세우는 게 조문사과”라며 “5.24조치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경협사업 중에서 선별적으로 사업재개를 허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자들이 방북해 비공식적으로 조문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거기서부터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는 해법을 제시해 주목된다.

우리 정부로서도 “상중이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고, “민간 경협사업자 방북 이후에는 당국자도 방북해서 조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북한의 평양 10만 세대 건설사업이나 지하자원 개발 문제 등 북한의 구체적 ‘실상’을 예시하며 ‘오도’를 경계했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두 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으며, 일부 내용은 비보도를 요청해 문답록에서 제외됐다.

“희토류는 우리가 시제품까지 생산해 놓았다”

   
▲ 지난해 12월 7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협 정책토론회에서 김한신 대표가 경협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통일뉴스 : 최근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은 걸로 안다.

■ 김한신 대표 : <민족21>에 두세 번 기사가 나갔고, 그 후에는 인터뷰를 안했고 <중앙일보>에 기고는 몇 번했다. MB 정부 들어와서는 비판적 이야기하면 안 실어주더라.

지금 남북관계 전문가들이나 학자들이 언론이나 방송, 세미나에 나와서 하는 말들이 거의 다 글방 수준이다. 핵심요지나 추진방향은 잘 꿰뚫고 있지만 실제 상황도 모른데다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그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오도하는 것이 많다. 그것이 전체적인 남북관계를 끌어가는데 있어서 악영향을 주는 것 같다.

내가 왜 오늘 인터뷰에 응했냐면 중국에 나가서 사업을 오래하는 중간적 입장에서 보면 우리 보수언론이라든가 보수측에 있는 사람들이 북측을 지나치게 자극하고 호도하는 경향이 많다.

나는 북한 편을 들자는 것도 아니고 남한을 욕하자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통일뉴스>는 말 그대로 통일뉴스니까 가짜와 진실 사이에서 진실을 보도해 줬으면 좋겠다.

□ 처음 경협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와 시점은?

■ 운영하던 유리공장이 국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으로 진출했다. 북한 사람들이 우연히 우리 중국공장 제품을 사다 쓰게 됐다. 그래서 98년도에 북측 사람한테 제안을 받았다. “이것을 북한에서 생산하면 어떻겠느냐?” 그렇게 시작돼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장 들어가는 문제를 협의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남북관계가 우리 쪽에서 좋을 때는 북쪽에서 막고, 북쪽에서 좋을 때는 남쪽에서 막고, 정권이 바뀌고, 중국에 싸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오고, 잠수함 사건이 발생하고. 여러 사건이 있을 때마다 경협사업은 질곡을 겪었다.

특히 제일 어려운 것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화되는 대북정책, 또는 동북아 정세 변화에 의한 정책, 예를 들어 미국이 대북제재를 한다든가 유엔 대북제재라든가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죄 없는 기업인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

□ 본격적인 투자가 언제부터 얼마나 들어갔나?

■ 2000년부터 투자를 했다. 그래서 공장부지 사용권료가 많이 들어갔고, 공장 건설장비, 북한 측에 필요한 원부자재도 들어갔다. 우리가 지금 현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3만평짜리 두 개다. 또 다른 사업으로 해서 받아 놓은 게 3만평이 있어서 총 9만평의 땅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에 우리가 무산 철광석에 자원확보 차원에서 투자한 게 있다.

공식적으로 우리가 통일부에 투자로 해서 사업승인을 받은 게 560만 불과 240만 불 두 건 총 800만 불이다. 현금만 그 정도 되고 장비 들어가고 부대비용 들어간 것까지 하면 엄청나게 들어갔다.

□ 어느 정도 단계에서 사업이 중단 됐나?

■ 모두 건축물 올라가다 중단된 상태다.

유리공장은 진행하다가 중국에서 참여하는 바람에 완전히 중단됐다. 원래 우리가 시작해 중국과 같이 추진한 것인데 중국이 제3국 기업의 참여를 허용 안한다고 해서 우리가 빠졌다.

그 다음에 식품가공공장을 건설하다가 중단돼 있다. 원래 우리가 라면하고 다시다를 생산하려 했다.

또한 MB 정부 들어와서 직접 투자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법인을 통해서 우리가 투자한 게 레미콘 공장이다. 레미콘 공장은 정부가 설비를 추가투입 하지 말라고 막고 있고, 북측이 자체적으로 완공해서 평양시 아파트 건설에 상당히 기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평양시 최초로 레미콘 공장 넣어준 것인데 잘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우리가 방북이 안 되고 있으니까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 2010년 2월 방북 이후 가보지 못한 레미콘 공장 부지에는 레미콘 관련 시설이 건설돼 가동되고 있다. 중국 직원이 2010년 말경 방북해 찍은 사진. [사진제공 - 김한신]
□ 식품공장이나 레미콘 공장은 언제 시작해 언제부터 중단된 상태인가?

■ 부지 3만평에 식품공업단지를 조성하던 사업은 2007년 3월부터 시작했고, 레미콘 공장은 2007년 10월 시작했는데 2010년 2월 마지막 방북 이후 5.24조치로 방북이 안 되고 있다.

□ 철광석 투자도 언급했는데 어떤 상태인가?

■ 지하자원 개발에도 상당 부분 자원이 투자돼 있다. 무산광산 철광석과 희토류다.

희토류는 우리가 시제품까지 생산해 놓았다. 원래 북측이 희토류를 생산해서 일본으로 수출했던 것인데 북미관계가 안 좋아져 일본하고 경협이 중단돼 그냥 광산이 버려져 있었다. 우리가 그 광산에 다시 장비를 투입해서 시제품까지 생산해 연구기관에서 분석을 했는데 아주 품질이 좋게 나왔고 매장량도 많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원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오지까지 쫓아다니면서 가까운 북한은 가지도 못하게 하고 가져다 쓰지도 않고 있다.

“철광석, 청진항에서 실어오면 하루 걸린다”

   
▲ 중국 남평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는 무산철광 모습. [사진제공 - 김한신]
□ 많은 대북 투자사업이 중단돼 있으면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사업 현황은 어떤가? 그리고 5.24조치 이후 정부가 경협기업들에 대한 애로 사항 해결을 위해 대출지원 등을 하고 있는데 혜택을 받고 있나?

■ 중국에만 일부 운영되는 것이 있고, 있는 것 다 팔고 신용불량자가 되기 일보 직전이다. 현대아산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정부의 정책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들어간 개미군단들, 그런 기업들이 어렵다.

작년에 일부 기업들에게 360억인가를 대출해줬다는데 그런 혜택을 받지 못했고, 거기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것도 일부 큰 기업들 위주로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금년에도 정부에서 조금 대출해 준다고 하는데 수출입은행의 대출조건이, 중소기업 특히 경협사업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이 맞추기에는 너무 까다롭다. 수출입은행에서 정부 정책기금을 주는데 지나치게 까다롭고 권위주의적이다. 그런 것이 개선이 안 돼 실제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 북한의 광산 개발권을 중국이 차지해 북한의 지하자원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가장 핵심은 지하자원의 공동개발, 공동활용이었다. 지하자원만 가지고도 남북이 윈윈하고 다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 김정은 부위원장은 이것을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사항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무산광산을 중국기업이 50년 임대했다고 하는데 그런 건 전부 거짓말이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기업 홍보 차원의 ‘카더라’발 기사다.

실제로 무산광산과 계약해 4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은 길림성 천지그룹인데, 계약 당시 철광석 국제가격이 1톤당 65달러였다. 그러다가 급격히 상승해서 185달러까지 올라갔고 이게 분쟁이 돼서 지금도 철광석을 못 가져가고 있다.

이 외에도 중국, 우리와 남측 기업 등이 투자해 5파전이 벌어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생산량은 정해져 있는데 정해진 생산량 가지고는 김책 제철소에 주고나면 내보낼 양이 별로 없다.

더 내보내려면 일단 운송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실제로 남북간에 협력이 돼서 산지에서 부두까지 운송할 이동로를 정립해서 그걸 한국 또는 동남아 지역 등으로 팔아야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산지에서 조금 생산해서 바로 육로로 중국으로 팔아서는 돌파구가 없다는 것이다.

결론은 북한의 지하자원은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해서 1차 상품으로 가공해서 해외에 팔아야만 북한도 살고 우리도 산다.

철강업은 인도의 메탈그룹과 중국과 우리 포스코가 3파전인데, 왜 포스코가 브라질이나 호주에서 철광식을 한달씩 걸려 실어 와야 되느냐? 청진항에서 실어오면 하루 걸린다. 북한 지척에 엄청난 매장량을 가진 철광석을 개발하면 국가 경쟁력이 있다.

□ 남북경협의 재개가 남북경제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지 같다.

■ 이명박 정부 들어서기 전에 10.4선언에서 합의했던 여러 가지 사업들이 있다. 북측 관료들도 정치적인 통일은 지금 당장 논할 수 없으니까 경제공동체를 추진하자는 데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북쪽에서부터 내려오면 김책, 단천 쪽에 철광석과 마그네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 하나의 산업도시를 만들고, 원산에다가 조선소를 만들어서 거기다 또 하나의 남북협력 산업단지를 만들고, 개성공단 있고, 남포를 전자.생필품단지로 만들어 개발하고, 그다음 신의주에다 물류기지를 만들어 동북아 물류 허브로 만들 수 있다.

이 다섯 군데를 만약 남북경제공동구역으로 만든다면 통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 구상을 경제하는 사람들은 생각했고 이명박 정부가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남쪽에서 가지고 있는 유휴 건설장비라든가 유휴 노동력은 4대강사업을 안하고도 엄청난 흑자를 보고 남북이 공동으로 발전하고 동북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지금 휴전선으로 막혀 있는데 이걸 열지 못하면 우리는 말 그대로 반도국가다. 중국, 러시아로 나갈 수가 없다. 이걸 열어줘야 한다. 북한도 살기 위해서는 남쪽으로 출구를 열어야 하고, 우리도 앞으로 장기적으로 동북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북쪽, 위쪽으로 출구를 열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 나라가 자급자족하려면 인구가 최소한 7,500만에서 1억 명이 돼야 한다. 남북이 합친 경제권이 된다면 자급자족하는 국가가 된다.

지금 북한은 희토류,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무연탄, 텅스텐, 동, 아연 같은 광물자원을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에 팔고 있다. 평양에 차도 늘어나고 건물 리모델링도 한창인데 이 엄청난 자금들이 다 어디서 들어왔겠느냐? 지하자원을 팔아서 들여온 것이다. 무기 판매는 중단된 상태고 물물교역이 아닌 일반무역은 다 중단된 상태다.

제3국으로 싼 값에 나가는 것을 최소한 1차 가공이라도 해서 팔아서 북한도 이익이 되고 우리도 이익이 되는 형태로의 산업형태를 빨리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이 중국하고 최소한도 20~30년 차이가 나지 않나. 그러면 우리하고 40년 이상 차이난다. 남북이 70년대와 2010년대를 살고 있는데 북한을 최소한 20년을 빨리 끌어올려줘야 한다.

“통일부 직원들 회담하러 북경에 나갈 수 없다”
“경협사업자 방북 비공식 조문”이 조문문제 해법

   
▲ 평양시 락랑구역 통일거리 옆 전진동에 3만평 규모로 확보한 식품공장 부지에서 2010년 2월 마지막으로 방북해 촬영한 사진. [사진제공 - 김한신]
□ 그런 방향이 바람직하지만 실제로는 5.24조치로 인해 남북경협은 거의 단절됐다. 이로 인한 피해도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 그렇다. 우리 농수산물 물가가 올라간다고 맨날 그러는데, 북한산을 반입 금지시켜 놓아 우회적으로 중국을 통해서 다 들어오고 있다. 남북이 직접 교류하면 더 싸게 질 좋은 농수산물을 가져다 먹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통해서 들어온다. 그러면 중국 배만 불려주는 것이다. 5.24조치가 그런 결과를 초래했다.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들이 북한에 현지 공장화를 했다. 임가공 공장이라든가 위탁가공 공장이라든가 이런 방식이다. 그 공장들을 지금 유럽이나 중국에서 다 접수했다. 우리 기업인들은 기술자 양성시켜 놓고, 설비를 다 보내놓고도 활용 못하고 근로자 다 뺐기고 바이어도 다 뺏기고 최악의 상태에 몰려있다.

□ 결국 5.24조치를 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 5.24조치가 제일 큰 문젠데 5.24조치를 풀 수 있는 해법은 5.24조치 이전에 합의했거나 추진 중인 사업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을 선별적으로 허용하라는 것이다.

5.24조치를 해제한다고 하지 말고 선별적인 허용을 통해서 우리가 하려한다는 시그널을 보내주라는 것이다. 그러면 북측도 “아, 남쪽에서 하려고 그러네. 그러면 우리도 이 정도 선에서 양보하고 대화에 나가겠다”라고 될텐데 서로 꼿꼿이 아직도 기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지금 내세우는 건 6.15나 10.4선언, 5.24조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내세우는 게 조문사과다. 더구나 <연합뉴스>와 <조선일보>가 북한에서 조문을 요청하고 조의금을 보내라고 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니 북쪽에서는 상당히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

지금 통일부 직원들은 회담하러 북경에 나갈 수가 없다. 나가는 비행기를 타는 순간 국정원에 체크가 되기 때문에 보수파에서 언론에 이상한 것 하나 슬쩍 흘리면 회담은 하나마나 와장창 깨지는 것이다.

□ 조문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는데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번 정부의 조문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평가하나?

■ 정부가 하기 싫으면 민간대표단이 올라가서 먹고 자고 할 것 없이 잠깐 조문하고 내려올 수 있도록 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안 번졌다.

물론 김영삼 정부 당시 김일성 주석 사망 때보다는 우리가 좀더 양보한 부분이 있다. 북한 주민들한테 위로도 보내고,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이 올라갔고 박상권 대표도 올라갔는데 진일보한 부분이다.

그러나 기왕 그렇게 하려고 했으면 민간단체를 보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나아졌을 것이다.

푸는 한 가지 방법이 뭐냐면, 5.24조치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경협사업 중에서 선별적으로 사업재개를 허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자들이 방북해 비공식적으로 조문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거기서부터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북측도 김기남 비서가 우리 현충원에 와서 참배했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조문단도 보내고 조화도 보내고 했었다. 그러면 우리는 그렇게 못할 게 뭐 있나. 못 할 게 없다. 그런 식으로 서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면 되지 않겠나.

□ 정부는 민간인들이 방북할 때 금수산기념궁전이나 혁명열사릉을 아예 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기업인들이 조문하는 것을 허용해주겠나?

■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일성 주석에 참배하는 것은 어떨지 모르지만 김정일 위원장을 조문하는 것은 아직 상중이기 때문에 다른 문제다.

우리 민족 전통이나 유교에서는 3년 상을 치르지 않나. 이제 49일 지났고 100일 탈상도 안 지난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북측에서는 아직 상중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상중이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걸로 해서 풀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본다. 이런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민간 경협사업자 방북 이후에는 당국자도 방북해서 조문할 수 있을 것이다.

□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이 발표한 9개 항의 공개 질문장을 보면 남북관계가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 그것은 내가 볼 때는 북측이 남쪽하고 대화하겠다는 시그널이다. 뭐냐면, “너희가 이것을 대외적으로, 전 세계 앞에 천명하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4번의 남북접촉에서 모든 것을 뒤집은 것은 남측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가 마주앉아 봤자 괜히 시간 끌기 아니냐? 3월에 핵안보정상회담에다 키 리졸브 상륙훈련이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서 대화를 하자는 것이지, 실제 대화를 할 생각이 있다고 하면 왜 말이 틀리냐” 이거다.

대화하자고 하면서 김태효 비서관을 승진시켰고, 더구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진급시킨다”고 하니 북한에서 대화에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북한에서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남측 당국자나 여야 의원들에게 개성공단 초청장을 내준 것만도 다행이다. 남쪽 정부와 상종 않겠다고 국방위가 발표했는데 누가 나설 수 있겠느냐?

우리가 잘 읽어야 될 게 뭐냐면, 김양건 통전(통일전선부)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이나 김정은 부위원장 현지시찰 할 때 수행한 것 봤느냐. 없다. 그만큼 통전부가 북한 정권 내에서 신임이라든가 위치가 추락했다는 것이다. 통전부가 무슨 힘이 있어서 남북대화를 주도할 수 있겠느냐. 그 통전부가 일할 수 있도록 뭔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

“평양-남포 중간에 우리 분당 급의 신도시 건설”
“김정은, 북한 경제 일으킨 아버지로 만들려는 것”

   
▲ 김한신 대표는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바로 볼 것을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북한의 최근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 문제는 보수언론이나 보수논객들이 보는 북한이 있는 그대로의 북한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한다면서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10만 세대 건설이다. 그것은 평양에 국한된 것이다. 평양에 10만 호를 짓는다는 것은 6.25전쟁 때 지었던 6층, 10층의 저층 아파트들, 노후된 아파트들을 털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는 평양에서 남포 가는 거리 중간에 우리 분당 급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10만 세대 정책의 진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평양에 10만 세대를 짓는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 평양에만 10만 세대를 건설하느냐. 그게 아니다. 각 도마다 도청 소재지에 똑 같은 임무를 준 것이다. 그것은 “10만 세대다” 이런 것이 아니라 “현대화된 도시건설을 하라”는 지시가 각 도당 책임비서들한테 내려간 것이다. 할당량이 다 내려가 있다. 평양만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전국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목을 조이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평양에 차가 몇 배나 늘었다고 한다. 내가 2009년 2월에 마지막으로 평양을 갔다 왔는데, 우리 중국 직원들이 갔다와서 보고한 내용을 보면 평양시에는 지금 차가 4배 이상 늘었고, 핸드폰이 100만대가 넘었다.

□ 최근 평양 건설 현장에서 고층 건물이 너무 빨리 올라가서 안전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들이 있었다.

■ 레미콘 가루를 부으니까 문제가 없다. 거기다 방불(분리)제, 급결제 다 넣어서 한다. 보수 언론의 입장에서 그렇게 보도하겠지만 나중에 폭삭할 일을 왜 하겠느냐? 북한에서 다리 끊어지고 그런 것 봤느냐?

□ 북한의 실정에 대해 식량난이 심각하다든지 독재정치를 한다는 비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 북한이 내년이면 망한다는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사실과 너무 동떨어져있다. 일부 탈북자단체 같은 데서 찍어서 가져온 사진은 (북한 주민 중) 극소수다. 우리나라에도 지하철에 가면 노숙자 많고 굶주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잘 사는 사람도 많지만. 북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북한의 전체냐 하면 일부분이다. 그런 일부분은 어느 나라나 다 있다. 미국에도 한국에도 존재한다. 그런데 마치 전 북한이 그런 것인 양 오도하고 호도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70년대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리고개를 넘어야 된다며 우리가 뭉쳤던 것과 비슷하게 북한 지도자들이 지금 뛰고 있다. 그런 긍정적인 면은 하나도 보도하지 않고 매일 북한은 곧 죽는다, 핵이 어떻다, 3대 세습이 어떻다고만 한다.

우리나라는 세습 안하나? 정치도 세습하고 경제도 세습하고, 검찰도 세습하고 세습 안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세습 안한 사람이 있느냐?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다 세습한다. 물론 대한민국은 선거를 통해 선출해 북한보다는 덜 하지만 우리도 세습한다. 경제는 더 한다. 북한의 인권사항을 꼬집으려면 꼬집을 수 있겠지만 세습 자체를 가지고 우리 정부도 말할 자격이 없다.

북한을 가보지도 않고 북한 사람을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남쪽에 앉아서 학문적인 것을 말하고 자기들이 최고 전문가처럼 말하는 것을 이제는 좀 금지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의 대북 여론조성과 판단력을 오히려 흐리게 한다.

왜 이명박 정부 초기에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고 지금 말기가 되니까 너도나도 대북 전문가라고 많은 말을 하고 나서나? 물론 일부분은 맞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 사실들을 외면하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쓰지도 않는다.

□ 북한도 관료주의가 강하고 부패한 국가라는 평가가 있다.

■ 예를 들어 무산광산 철광석을 사오려면 철광석 생산 공장부터 시작해 기차나 배로 실어 나르기 위해서 한 단계 한 단계 돈이 안 들어가면 움직여지지 않는다.

북한 정부에 돈이 들어가면 열차나 도로운송이나 생산자한테 돈이 가는 게 아니다. 먼저 물건을 내보내야 나중에 얼마라도 돈이 가는데 그러니까 집행을 안 하는 거다. 먹고살기 어려우니까 내 주머니에 돈 들어와야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위에서 아무리 국가가 계획경제를 가지고 밀어붙여도 시스템이 안돌아가는 것이다.

□ 김정은 부위원장이나 장성택 부장 등 중요 지도자들의 성향으로 볼 때 북한의 개혁개방이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계없이 북한은 이미 경제개발 프로젝트가 착수돼 있다. 2012년을 강성대국 원년이라고 했고, 요즘은 강성부국이라 이야기한다.

도시 리모델링처럼 평양만이 아니라 각 지역별로, 도청소재지별로 중점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식으로 하면 울산에 정유산업, 거제도에 조선산업 하듯이 김철에서 제철산업, 이런식으로 다 임무를 줘서 하고 있다. 희천발전소가 4월이면 완공되고 그러면 평양 쪽 전력난이 많이 해소된다.

라선, 김책, 원산, 신의주, 남포, 개성지구를 중국의 심천특구 식으로 점진적으로 북한식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4월에 강성대국과 관련해 발표할 가장 핵심은 민생경제 발전이다. 의식주의 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이다. 그 다음에 라선, 김책, 원산 식으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고 지하자원이라든가 모든 서방세력과 거래를 위해서는 항구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도 먹고살기 위해서는 남포항, 청진항, 라선항 개발을 통한 물류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할 것이고, 그것을 통한 경제발전에 치중할 것이다.

핵을 이미 보유했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더 이상 막대한 돈을 투입하지 않고 경제로 하겠다는 것이다. 저들이 싫어하는 개방이 아니라 경제개발 정책은 더 강력히 추진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준비된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부위원장을 중국의 덩샤오핑으로 만들려고 한다. 덩샤오핑이 1978년도에 ‘흑묘백묘론’을 가지고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됐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했는데 북한은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을 캐치프레이즈로 해서 세계로 나가자고 한다.

그것을 추진하는데 핵심 역할을 김정은 부위원장이 한다고 홍보할 것이고, 그렇게 몰고 갈 것이다. 그래서 북한 경제를 일으킨 아버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거기에 장성택 부장이라든가 국방위 그룹은 전폭적인 지지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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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3)
sns () 2012-02-17 12:15:05
sns가 되어야 퍼나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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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 2012-03-02 23:15:40
북한의 속성을 오판하고 섣부른 판단으로 투자해서 실패한 후 그 책임을 남쪽 정부와 보수 언론탓으로 돌리는 군요.
조문은 당사자가 강요하는게 아닙니다.
기대했던 사람이 안오면 서운한 감정을 가잘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탓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경색됐다면 그건 북측의 잘못이지 남측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어린애의 투정과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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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620 () 2012-03-04 14:40:36
미라클님 김한신입니다.
오해를 일으킨내용은 죄송합니다.
사업실패의책임을 전가하려는것이아니고 21세기를살고있는우리가 19세기사고방식에머물러서는안된다는취지임을 이해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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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김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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