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통일부 장관과 교역.경협기업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북한 내륙에 진출한 교역 및 경협 기업 대표들은 남북관계 악화로 인한 기업활동 애로를 호소하며 '5.24조치'의 완화.해제를 9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총 400억원 규모의 특별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통일부 장관과 교역.경협 기업 간담회'가 처음 열려, 기업 대표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통일부는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대표들은 각자 요구사항을 적은 메모를 지참,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이종근 드림이스트 대표는 메모에서 "남북 교역업체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할 필요가 있다"며 교역업체가 △민간 남북대화 채널 △통일에 대비한 국가적 자산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5.24조치를 계속 인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 시점에서 (5.24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망한다"며 "전면 해제가 어려울 경우 의류의탁가공 교역 등 사업별 단계적 해제를 검토해줄 것"을 통일부에 호소했다.

한 기업 대표도 "5.24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기업은 존망의 기로에 처해있다"며 "개성공단 역시 일부 초기 입주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이 인력조달, 바이어 이탈 등의 문제로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업 생계 차원의 단순 교역이나 기 승인된 사업장에서 생산된 물자 반입을 허용해 줄 것"과 "투자사업의 사업장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 전면 허용"을 촉구했다.

또한 "(북에 있는) 최소한의 사업장 및 투자시설물 유지와 보수를 위한 물자반출 허용"을 호소하는 등 5.24조치 완화를 한목소리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통일부는 '2차 특별경제교류협력자금 대출 지원계획'을 발표, 기업들의 불만 잠재우기에 나섰다.

'2차 대출'은 남북협력기금 중 400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교역기업은 350억원, 경협기업은 50억원을 지원받을 수있다. 기업별로는 교역기업(위탁가공업체 포함)은 7억원, 경협기업은 15억원을 각각 대출받을 수있다.

대출대상도 완화해 5.24조치 직전 2년간 사업실적이 이는 남북교역.경협기업 중 신용불량, 휴.폐업, 완전자본잠식 등 결격사유가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 늘렸다. 지난해 1차 대출에는 5.24조치 이전 1년간 실적보유로 한정한 바 있다.

대출상환도 1차의 경우 교역 및 경협기업은 각 1회, 3회 대출기간을 늘렸으나 이번 계획에는 통일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대출기간을 연장하도록 해 대출상환 유예 횟수를 확대했다.

또한 대출심사의 근거가 되는 기업 재무상태도 5.24조치 이전인 2009년 기업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다.

이에 통일부는 1차 대출 수혜기업에 추가 지원과 신규지원도 가능해져 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1차 대출 받은 기업은 169개사 336억원이었으며 2차 대출로 약 7백여개 기업이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2차 대출은 오는 10일부터 접수를 받으며 남북경협기업은 3월까지, 남북교역기업은 6월까지 접수할 수 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근 '드림이스트' 대표는 <통일뉴스>와 통화에서 "분위기는 좋았다. 분위기는 좋지만 사업이 당장 되야 하는 것 아니냐"며 "2차 추가대출은 환영한다. 하지만 부족하다. 지원이 아니라 돈을 빌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종근 대표는 "근본적인게 아니다. 임시조치일 뿐"이라며 "5.24조치 해제가 중요하다. 해제가 안된다면 단계적으로 완화해주는 것이 남북교역.경협 기업이 사는 길"이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앞서 류우익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5.24조치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함으로써 정부가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그런데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운 나날이었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게 진행된다는 것도 충분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루우익 장관은 "작년 취임한 이후로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통로를 열어서 교류협력의 물꼬를 다시 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일련의 유연화 조치를 취했다"며 "그러던 중에 북한에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하게 됨으로써 그러한 노력이 일시 난관에 봉착하게 됐으나 장례를 치른 후에 우리 정부는 다시 그야말로 남북관계의 원칙 토대 위에서 유연한 정책운용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만간에 (북한이) 내부를 정리하는데로 뭔가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남북간에 대화의 통로가 열린다면 핵심적인 현안에서부터 또 실무적인 사업에 관한 현안들까지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논의를 통해 남북경협사업도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황부기 교류협력국장, 남북경협과장 등 통일부 관계자와 구선회 'KH 인터네셔날' 회장, 이상구 '산과들농수산' 대표, 이종근 '드림이스트' 대표, 이난수 '해누리물산' 대표, 박승용 '남새푸드' 사장, 곽수환 '태림산업' 대표, 정양근 '두담' 회장, 정철권 '국양해운' 사장, 서창녕 '아사달' 대표 등 남북 교역.경협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2보,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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