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가 지난해 5.24조치 이후 처음으로 25일 공식적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2009년 1월 외교통상부 황준국 북핵기획단장 등이 영변 핵시설 미사용 연료봉 처리 문제 협의차 평양을 방문 한 뒤 현 정부 당국자로서는 두 번째다.

통일부 관계자는 25일 “조중훈 인도지원과장이 민간단체인 평화대사협의회 관계자들과 함께 오늘 중국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통일부는 엠바고(보도유예) 브리핑을 통해 “평화대사협의회는 평북 정주시에 지원한 밀가루에 대한 모니터링을 위해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방북할 계획이며, 이번 방북 시 우리 부 관계공무원이 동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정부 공무원의 방북은 우리 정부가 평화대사협의회 측에 요청해 이루어졌으며, 북측이 이 공무원이 포함된 초청장을 보내옴으로써 성사됐다. 그간 남북 정보 고위당국자들 간의 극비 방남.방북설 등이 나돌기도 했지만 현 정부 들어 정부 당국자의 공식 평양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평화대사협의회 김민하 공동회장과 조중훈 과장 등 5명은 25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들어갔으며, 29일 다시 베이징을 경유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평화대사협의회를 초청한 북측 기관은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평화대사협의회는 지난 11월 14일 임진각에서 밀가루 300톤 육로전달 기념식을 가졌다. 
[사진제공 - 평화대사협의회]
평화대사협의회는 지난 11월 14일 고 김일성 북한 주석과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만남 20주년을 맞아 문 총재의 고향인 평안북도 정주시에 밀가루 300톤을 지원했으며, 이번 방북단은 정주시 소재 탁아소와 유치원 등을 방문해 분배 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평화대사협의회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북단은 정주시내 3개 시설을 방문하여 분배형식 및 내용에 대해 점검하고 추가로 2차 지원에 대한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평화대사협의회는 통일부에 2차 지원분 밀가루 300톤의 물자반출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단체 모니터링에 관계 공무원이 참여하는 것은 우리 측에서 지원한 물자의 모니터링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는 그동안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의 지원물자가 정확히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 아래, 분배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번 공무원 모니터링 참여도 이런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같은 사실을 엠바고를 조건으로 브리핑한데 대해 “이번 브리핑은 추후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자 사전에 기자단에게 설명하는 것”이라며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 보도가 먼저 나가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하 공동회장은 24일 통일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대중 정부 시절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맡았던 내가 방북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승인한 것이나 통일부 과장을 북측이 초청장을 내 준 것이 모두 의미가 있다"며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작은 계기라도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남측으로부터 지원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반증”이라며 “남북 모두 인도적 지원 문제를 매개로 해서 남북관계 복원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간접 메시지도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통일부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등 민간 지원단체들에게는 까다로운 모니터링 조건을 붙여 방북을 불허하면서 통일부 공무원은 종교단체에 편승해 방북해도 되느냐고 ‘이중 잣대’를 비판하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3보 수정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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