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지난 11일, 그간 1년 5개월 동안 중단된 개성공단 내 공장 신축공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천안함 사건 이후 단행된 5.24조치로 중단된 개성공단 내 신축공사 재개를 허용한 것입니다. 이 같은 결정이 그 내용은 작을지라도 그간 경색국면으로만 치닫던 남북관계에 한번쯤 숨고르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남북관계 방향전환의 계기로 작용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 같은 개성공단 완화조치가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역설한 ‘대북정책 유연성’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류 장관의 취임 후 첫 조치로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9월 30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다음 이뤄진 것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홍 대표의 개성공단 방문-통일부의 개성공단 완화조치’라는 당정(党政) 간 합동작전이 성사된 것입니다. 물론 정부는 이 같은 완화조치가 5.24조치를 넘어선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아무튼 변화는 변화인 것입니다.

사실 류우익 장관이 취임하자 세간의 관심은 통일부가 대북정책에 있어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발휘할지에 모아졌습니다. 오죽하면 류 장관도 이를 의식했는지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소속 민간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 이름이 ‘류(유)연성’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 류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 할 수도 있다”며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류 장관의 이번 개성공단 완화조치가 의미는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미흡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남북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좀 더 의미 있는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권유합니다. 유연성을 극대화하라는 것입니다. 그 최저점은 금강산 관광 재개이고 최고점은 장관급회담 제안이 될 것입니다. 전자는 이산가족상봉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사시킬 수 있으며 후자는 전격적인 제의로 가능할 것입니다. 진정한 유연성이란 좌고우면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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