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30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사진제공 - 통일부]
정부는 5.24조치로 묶여 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건축공사 재개를 허용하고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일부 ‘유연성’을 적용한다고 11일 발표했다.

통일부는 11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지난 9월 30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최고위원이 개성공단 방문 후 정부에 요청한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입주기업 애로해소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면서 △중단된 공장건축 공사 재개 허용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건립 △출퇴근 도로 보수공사 개시와 출퇴근 버스 확대 운영을 발표했다.

먼저 공장건축 승인 등 관련된 절차를 거쳐 공장건축을 진행하다가 공사가 중단된 7개사에 대해 공사 재개를 우선 허용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업체마다 공정이 다르지만 최고 70%까지 공정이 진행된 곳도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7개사 공장은 기계금속(3사)과 섬유봉제(3사), 전기전자(1사) 공장이며, 총면적 3만 1,317평이다. 참고로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의 생산시설 용지는 총 65만 7천평이며, 그중 현재 가동기업 123개 업체가 23만 7천여평을 사용 중이다. 따라서 이번 완화조치로 개성공단 입주업체가 사용하는 용지는 26만 8천여평으로 늘게 된다. 

또한 기존공장의 증축공사가 중단된 5개사에 대해서도 공사 재개를 허용하는 문제를 ‘추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당장은 아니고 상황을 보면서 허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증축공사가 중단된 5개 사 중 최고 50% 공정이 진행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우리 입주기업들의 재산과 근로자들의 보호를 위해 개성공단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건립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개성공단 소방서는 시공업체를 조만간 선정하고 11월 중에는 착공하여, 내년 말까지는 완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개성공단 소방서는 2009년 12월에 이미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의결을 거쳐 부지 매입과 설계가 완료된 상태이며, 소방서 건립에 33억원이 책정돼 있다. 소방서는 철골 콘크리트 건물로 대지 1천평에, 연건평 660평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개성공단관리위는 지난 2005년 4월부터 '소방파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겨울 화재사건 등으로 소방차와 인력이 보강돼 지금은 소방차 8대와 소방인력 3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응급의료시설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의료시설도 빠른 시일 내에 교추협에 안건을 상정해, 행정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착공해 내년 말에 완공한다는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응급의료시설도 약 30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그린닥터스 협력병원'이 의료.보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으며, 협력병원 안에서 남측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은 남측 인원을, 북측 종합진료소는 북측 근로자를 각각 진료하고 있지만 남측 그린닥터스 개성병원은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진료소 수준이므로 2009년부터 10개 병상의 응급의료시설 건립을 추진하던 중 5.24조치로 중단된 상태이다.

통일부는 또한 “북측과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개성시와 개성공단간 출퇴근 도로 보수 공사를 시작하고, 원거리 북측 근로자 수송을 위해 출퇴근 버스를 확대,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먼저 “개성시-개성공단간 출퇴근도로(4.5km)를 실무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금년 내에 완공 목표로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출퇴근 도로는 2005년 1월 남측이 자재장비를 지원하고 북측이 완공한 도로로, 현재는 훼손이 심해 보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음으로 “근로자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북측과의 협의를 거쳐 원거리에 있는 북측 근로자의 수송을 위한 출퇴근 버스도 확대,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개성공단 출퇴근 버스는 주로 반경 20km 이내 지역인 개성시와 그 인근지역에만 운영해왔으나, 버스 운영 지역을 반경 40km까지 확대하여 보다 먼거리에 있는 북측 근로자들을 수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출퇴근 버스는 지난 9월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로 운영이 일원화 되면서 500여대의 버스 중 45대 정도의 여유가 생겼고, 이 버스들을 인근 읍단위인 황해도 금천, 봉천, 평산지역까지 확대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까지 통근버스를 확대 운영하는 문제는 북측과의 협의가 필수이며, 비포장 도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측과의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북측이 요구하고 있는 기숙사 건립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숙사 건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3통 문제 등 다른 문제와 같이 협의해야 하고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유화조치에 대해 “5.24조치는 견지한다는 원칙 하에서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지금 획기적인,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어려움이 있다”며 “개성공단 입주율 문제나 3통 문제는 신중하게 향후 남북관계 상황 등을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5.24조치의 근본적 출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보,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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