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발생한 주한미군의 10대 여학생 성폭행 사건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은 범죄자를 구속하고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양주.동두천 협의회는 29일 논평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SOFA 규정에 의해 현행범이 아니라는 이유로 K이병은 현재 주한미군의 영내에 있다"며 "정부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경찰로 하여금 범죄를 저지른 K이병을 응당히 구속해서 단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SOFA가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는 불평등한 협정이라는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미2사단장의 사과, 미 국무부의 유감 등 표현은 실업는 소리로만 들린다. 책임있는 당사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서 공식사과, 재발방지대책인 SOFA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바꾸는 민중의 힘(준)과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오는 3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10대 소녀 성폭행한 주한미군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SOFA 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경기도 동두천 경찰서는 술에 취해 10대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미군 제2사단 소속 K(21) 이병을 조사한 뒤 신병을 미군 헌병대에 인계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K이병은 지난 24일 오전 4시 만취 상태로 동두천 시내 한 고시텔로 들어가 TV로 보고 있던 A(18)양을 위협한 뒤 수차례 성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은 A양의 신고를 받고 출동, 고시텔 인근 폐쇄회로 화면에서 K이병을 확인한 뒤 미군 측에 통보, 지난 26일 자진 출석하도록 한 뒤 조사했다.

당시 K이병은 "술에 많이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고시텔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검찰에 송치, 조만간 구속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에드워드 카돈 미2사단장은 2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피해자 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진실한 사죄를 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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