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4시 30분 삼청동 남북회담 본부에서 지미카터 전 미국대통령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방북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평양 가봤느냐?”
“아직 못 가봤다.”
“평양에는 지금 꽃들이 만개했다. 모든 거리에 꽃이 피었다.”

평양에서 돌아온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29일 오후 4시 30분부터 45분 가량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 2층 접견실에서 만났다.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해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그로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 '디 엘더스(The Elders)' 방북단 4명은 기념촬영과 잠깐의 환담 외에는 비공개로 현 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 팀이 두 가지 목적을 갖고 갔다”며 “하나는 정치군사적 목적, 하나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우리는 북한의 초청으로 방문했다”며 “미국에서 미국 당국자들과 얘기한 후 이틀간 중국에 머물렀고 북한에 머물렀다가 다음에 서울로 왔다”고 소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현 장관에게 사의를 표하며 “현인택 장관은 한반도 통일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서로간 대화나 우호관계를 다룰 수 있는 데 기여를 하는 분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평양하고 서울 사이의 지리적 거리는 꽤 가깝지만 많은 한국 국민들의 심리적 거리는 여전히 멀다”며 “현재 남북관계가 그것을 말해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그러나 “이런 짙은 어둠이 저로서는 새벽이 오기 전 마지막 산고였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고 애써 희망섞인 기대감을 표했다.

▲지미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비롯한 엘더스 그룹 대표단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현 장관은 “북한에서의 여러 가지 가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서 좋은 얘기가 있을 것 같다”며 “오늘 자리가 매우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담이 끝난 뒤 통일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디 엘더스 방북단은 4.26-28 간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 고위 인사들과 핵문제, 남북관계, 식량 상황 및 인도적 지원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였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 장관은 “현재의 남북관계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앞으로도 국제정치 원로인 디 엘더스가 북한 문제 해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통일부에서 김천식 정책실장과 천해성 대변인 등이 배석했으며, '디 엘더스'에서는 마블 오란제 대표와 앤드류 위슬리 정책국장 등 4명이 더 배석했다.

디 엘더스의 대변인은 ‘전용수 씨를 데려왔느냐’는 질문에 “아니, 못 데려왔다”고 답했으며, ‘이후 각국으로 돌아가느냐’고 묻자 “이후 일정은 없다”고 확인했다. 그는 평양에 대한 인상을 묻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다. 기자회견장에서 들으라”고 비켜갔다.

엘더스 대표단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서울비행장에 도착해 오후 3시 35분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40분 정도 만났으며, 이후 오후 6시께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방북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서울 한남동 외교통상부 장관 공관에서 김성환 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이명박 대통령 예방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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