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도라산출입사무소에서 백두산 화산 관련 첫 남북협의가 열렸다. 북측 윤영근 단장(왼쪽)과 남측 유인창 수석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백두산 화산 남북협의, 공동연구 필요성 공감
(2보) 다음 협의 일정 못 정해.. 북측은 4월 초 제안


29일 도라산출입사무소(CIQ)에서 백두산 화산 관련 첫 남북협의를 가진 남북 대표단은 공동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지만 다음 협의 일정은 정하지 못했다.

협의를 마친 남측 수석대표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측은 화산활동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중점을 두고 공동연구에 앞서 사전 선행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백두산 화산활동 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교환을 제기했다”며 “자료교환을 바탕으로 선행연구를 통해 백두산 공동연구 방식을 협의해나가자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측은 백두산 화산 활동에 대한 공동연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문가 간 학술토론회를 진행하고 현지에 나가 공동으로 조사하는 방식의 공동연구 방안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남측이 자료교환과 선행연구 등의 공동연구 방식을 제안한 데 비해 북측은 학술토론회와 현지 공동조사 등 더 직접적인 활동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는 저희가 여러 질문을 준비해서 북측의 의견을 청취하는 입장”이었다며, “북측은 백두산 화산활동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해 공동연구 필요성 차원에서 언급은 있었지만 구체적 (활동) 징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문산 도라산 출입사무소 관리동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가 회담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또한 “전문적인 사항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하는 상태에서 회의를 진행했다”며 “남측의 과학자들이 전혀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의 훌륭한 자료들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많이 알게 됐다”고 전하고 “(북 대표단이) 갖고 온 자료는 없다. 서면으로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차기 회의는 북측에서 4월 초쯤에 했으면 좋겠다 제안했다”며 “우리측은 검토 후에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 협의 장소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북측이 관련 장비를 요구하거나 당국자가 나와 달라는 요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공동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합의사항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측은 순수 민간 전문가 회의임을 강조하면서 다음 협의 일정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북측은 내각 소속 지진국 산하 화산연구소 관계자들이 중심적으로 협의에 참가해 다음 일정을 제시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임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후 협의는 2시 6분경 시작돼 3시 50분경 마무리됐으며, 북측 대표단 일행 13명은 오후 5시경 MDL(군사분계선)을 넘어 출경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왼쪽)와 북측 단장인 윤영근 지진국 부국장 겸 화산연구소 부소장.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남측 수석대표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오른쪽)와 북측 단장인 윤영근 지진국 부국장 겸 화산연구소 부소장이 출경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북측대표단이 출경 전 남측대표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북 "일본 지진 후 지하수 관측공 물 60cm 출렁"
(1보) 백두산 화산 남북협의 전체회의 시작.. 일본지진 단연 화제


“이번에 일본에서 지진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는 물이 약 60센티,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 나오고 이런 현상이 많았다.”

경기도 문산 도라산 출입사무소(CIQ) 2층 회의실에서 29일 오전 10시 6분경부터 시작된 백두산 화산 관련 남북협의 첫 전체회의에서 북측 윤영근 단장은 가까운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이 “우리도 영향 미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측 대표단 일행 13명은 이날 오전 8시 38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8시 50분경 남북출입사무소 1층 입경장에 도착해, 미리 기다리고 있던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 등 남측 대표단과 만나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그러나 북측 대표단은 남측 기자들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많았다.

전체회의에서 북측 윤영근 단장은 “우리가 손님으로 온 이상 제가 먼저 소개하겠다”면서 북측 대표단을 소개했다.

▲ 남측 4명(오른쪽), 북측 3명의 대표단이 마주앉았지만 다소 딱딱한 분위기였다. 공간이 협소해 전체회의 취재에는 공동취재단이 운영됐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은 지진국 부국장을 겸하고 있고, 장정렵 대표는 화산연구소 실장, 주광일 대표는 조선지진화산협의회 위원이라고 소개했다.

남측 유인창 수석대표는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김기영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교수,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차례로 소개했다.

북측 윤 단장은 “일본 지진 후 남측 피해는 어떠냐?”고 먼저 물었고, 남측 유 수석대표는 “남측 지진피해는 별로 없었다”고 답하고 “이번 회의 주제인 백두산화산 관련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정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북측 윤 단장은 남측의 방사능 오염을 거론하며 “우리도 방사능 오염이 우리측에 미칠 것 같아서 많이 적극적으로 감시한다”면서 이번 일본 지진 후 지하수 관측공에서는 물이 약 60센티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이 나온 현상 등을 언급했다.

북측 윤영근 단장은 먼저 손을 앞으로 내밀며 유인창 우리측 단장에게 “앉으시지요”라고 착석을 권하는가 하면 “우리가 손님으로 온 이상 먼저 소개하겠다”고 먼저 대표단을 소개하는 등 시종 여유있고 리드하는 모습을 보였다.

▲ 북측 대표단이 도라산출입사무소 1층 입경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두번째가 윤영근 단장.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전 10시 12분경 기자들을 물리치고 본격적인 전체회의에 들어간 남북 대표들은 북측이 의제로 제안한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 추진방안을 놓고 집중 협의할 예정이며, 협의 결과에 따라 후속협의나 당국간 회담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9일 오전 “12시쯤 2층 구내식당에서 남북 대표단이 함께 점심식사를 할 예정으로 안다”며 “오후 회의와 북측 대표단 출경은 오전 회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마지막 출경(MDL 통과) 시간은 오후 5시다.

한편 이번 백두산 화산 관련 남북협의에 나선 북측 기관인 지진국은 내각 산하 기관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상급 기관이 확인된 바 없으며, 지진국 산하 화산연구소에 대해서는 <조선신보>가 1996년 가을에 설립됐고 당시 소장은 김항년이라고 보도(2006.9.24)한 바 있다.

<오전 전체회의 환담록>

남북 수석대표 악수하며 “반갑습니다”

=(북측) 우리가 손님으로 온 이상 제가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단장 윤영근이다. 화산연구소 부소장이고 지진부국장 겸하고 있다. 장정렵 대표, 화산연구소 실장이다. 주광일 대표, 조선지진화산협의회 위원이다.

-(남측) 문산에 오신 것 환영한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내려오시느라 고생 많았다. 불편한점은 없었나?

=(북) 일없다. 귀측 소개도 받아봤으면 한다.

-(남) 나는 우리 백두산화산 전문가회의 수석대표 유인창이다. 좌측 우리측 대표 소개. 이강근 대표, 김기영 대표, 이윤수 대표입니다. (모두 반갑습니다)

=(북) 이윤수 이름이 낯이 익는데 선생이 쓴 논문을 내가 읽어봤는가. 논문을 많이 쓰셨겠습니다.

-(남) 논문을 많이 쓰고 있다.

=(북) 서울에서 몇 시에 출발했나?

-(남) 오전 8시경 출발했다.

=(북) 오늘 서울에 눈이 왔나?

-(남)서울에 눈 안 왔다. 안개 낀 날씨였다.

=(북) 개성에는 눈이 3월말에 눈 오는 게 기상천외한 현상인데, 기상현상도 잘 모르겠고, 지진 또한 잘 모르는 일이죠. 일본 지진 후 남측 피해는?

-(남) 남측 지진 피해는 별로 없었다. 국민이 그런 것에 대해 관심이 대단히 많고 염려를 많이 하고 있다. 이번 회의 주제 백두산 화산 관련 국민들이 많은 관심 갖고 있다. 염려 많이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정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

=(북) 통신자료를 보니까 남측에서 일본에서 방사능 오염 때문에...

-(남) 오늘 아침보도에 보면, 조금 감지가 된 것으로 보도, 극히 미량으로 보도되고 잇다.

=(북) 우리도 방사능 오염, 우리측에 미칠 것 같아서 많이 적극적으로 감시한다. 감시도 하고 있고. 이번에 일본에서 지진 있은 다음에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는 물이 약 60센티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 나오고 이런 현상이 많았다. 역시 가까운 곳에서... 우리도 영향 미치는 것 같다.

(도라산=공동취재단)


(2보 추가,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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