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북한의 마약문제와 종교문제는 동네북 수준입니다. 탈북자단체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빌려 “혜산시에 위치한 양강도 태권도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공개재판에서 마약에 취한 판사가 마약사범을 판결했다”고 보도했으며, 또한 “청진시 장마당에서 마약 범죄자 3명에 대한 공개재판이 있었”으며, 북한에서 어른들에 이어 중학생들까지도 마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사실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선교단체들은 대북 단파 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의 보도를 빌려 북한 지하교회의 교인 수가 적게는 20만명, 많게는 50만명에 달한다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대북인권단체 ‘좋은벗들’은 북한 중앙당의 한 간부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 모든 자원을 내다 파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땅까지 팔아넘긴다”며 당 간부들이 한탄하고 있다고 ‘실감 있게(?)’ 전했습니다. 한반도 ‘3월 위기설’도 나왔습니다. 한 유력 일간지는 우리 군 고위정보 관계자의 말을 빌려 “북한이 후계체제 확립 과정에서 지난해부터 지속하고 있는 도발 패턴에 주목하고 있다”며 “2월 말~3월 초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을 전후해 북한이 도발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풍문과 소문이 도는 사회는 병든 사회이고, 그것들을 사실인양 보도하거나 확산하는 언론은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이들 언론들의 취재원은 대개가 반북단체이거나 정체불명입니다. 게다가 이들이 다루는 소재도 식량이나 마약, 종교, 인권 등 상투적인 내용들입니다. 최근에는 남북관계 악화를 반영하듯 ‘북한의 대남 도발설’과 ‘북한의 대중국 판매설’로 소재가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그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풍문 수준의 대북 괴담이 시도 때도 없이 도는 걸 보니 세월이 하수상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