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중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에 합의했다'는 20일자 평양발 <CNN> 보도와 관련, 당국자들은 "돌파구가 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이다.

이날 리처드슨 주지사를 동행 취재중인 울프 블리처 기자에 따르면, 북한은 IAEA 사찰단 복귀 외에 미사용 연료봉 1만2천개를 해외에 반출하는 협상에 합의했다. 아울러 한반도 군사긴장 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리처드슨 주지사가 제안한 남북미 군사위원회와 남북 군 사이의 핫라인 설치 등에 북측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 우리가 파악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공식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공식 반응과는 달리 정부 당국자나 소식통들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다.

'IAEA 사찰단 복귀 합의'와 관련, 한 당국자는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을 보는 것은 관광객 수준"이며 "그런 자체는 의미가 없고 폐기나 중단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사용 연료봉이 1만2천개라는 것'과 관련해서는 "5Mw용 뿐 아니고 (태천 50Mw용 등) 사이즈가 다르다"며 "북한이 가지고 있는 걸 다 합친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다른 정부소식통은 "남북미 군사위원회도 유엔사 회담에서 이미 실질적으로 남북미가 만나고 있는 셈임데, 굳이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으며 "(남북) 군사 핫라인도 이미 구축돼 있지 않나"고 일축했다. "프로파간다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는 것이며 "의도 면에서 진정성이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평이다.

한 대북전문가도 "어차피 초점은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으로 옮겨진 상태이기 때문에 영변 5메가 원자로는 폐기물이다, 북한이 고물처리하는 것"이라고 봤다. "(영변 핵시설) 불능화 후속 조치와 관련해 영변 5Mw에 대해선 폐기 수순을 밟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UEP 국면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되기엔 미흡하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6일 방북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방북 기간 중 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 리용호 부상, 리근 미국국장, 박림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등을 만나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협의했다. 20일 귀국할 예정이다. 토니남궁 박사와 블리처 기자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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