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인수 (前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 상임대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기간 동안 평탄했던 남북 관계가 이명박 정권 들어서 경색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천안함 침몰을 북측에 뒤집어씌우는 거대한 사기극을 꾸며냄으로 남북관계는 완전히 파탄났다.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이명박 정권은 미국을 등에 업고 사상 최대의 대북 공격 훈련을 동해에서 실시하였고, 북측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3차 핵실험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말로만 평화를 외치는 미국 오바마 정권과 이명박 사기꾼 집단에 의해 한반도 평화는 홍수에 고무신 떠내려가듯 사라지고 말았다.

이명박 정권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를 파탄시킨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많은 애국 통일 운동 진영을 탄압하고 있다.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줄여서 주미철본)에 대해서도 마구잡이로 탄압을 가하고 있다. 겉으로는 지난 4월에 있었던 자유청년개척단인가 하는 반북 단체의 고발에 의해 공식 수사 착수를 하는 것으로 위장했지만, 사실은 지난 10년 동안 온갖 불법 사찰과 압력을 넣는 등 벼르고 벼르다가 이제야 노골적으로 탄압의 칼을 뽑아 든 것이다. 그들 딴에는 좀 오래 기다린 셈이다.

서울중앙지검(담당 이정훈 검사)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09년 11월에 주미철본 김만정 선생 자택 압수수색, 지난 6월 22일에는 주미철본 홈폐이지 서버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24일에는 송영도 선생 자택 압수수색, 홍석영, 리인수, 임찬경 선생 등 전현직 대표들에게 줄줄이 소환장을 보내고 지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주미철본의 강령이 “북한의 대남 적화 노선을 추종”하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홈폐이지에 올려놓은 각종 논평이나 성명도 거의 대부분 “북한의 선전 선동에 동조하는 고무찬양”에 해당된다고 말하고 있다. 북측에서 발표된 글을 홈폐이지에 소개한 것도 이적 표현물에 해당되며, 특히 주미철본 규약을 근거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지휘통솔을 하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는 말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그들의 의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주미철본을 이적단체로 몰아가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는 지난 1999년 11월 12일 사업을 하는 등 평범한 시민들에 의해 서울 용산의 한 커피솝에서 결성된 후,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에 매진해 왔고, 2000년 6.15공동선언이 있은 다음 달인 7월 28일에 부산일보 강당에서 공식 출범을 하였다.

주미철본 결성의 계기가 되었던 미군에 의한 양민학살 만행(AP통신 노근리 보도)은 미제국주의의 본질을 그대로 알 수 있는 핵심 사안이다. 노근리 뿐 아니라 미군이 한국전쟁 당시 이 땅에서 저지른 양민학살 만행은 그 건수와 숫자를 헤아리기 조차 힘들다. 남쪽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살인마들이 자신들의 손에 의해 죽은 피해자의 집을 보호해 주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패륜 행위이다. 미군은 한국 전쟁 당시 양민학살을 자행한 것도 모자라 이후 수십년 동안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고 남쪽의 독재 정권을 탄생시키고 지지한 역할을 해 왔다. 즉 주한미군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후퇴 시킨 장본인이다. 그리고 독재자 전두환이 저지른 광주 학살의 공동정범(共同正犯)이기도 하다.

미군은 1994년 6월에는 북측 영변 지역을 폭격하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고 했다. 그 때 국민들은 물론이고 정부 인사들 조차도 대부분 그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남의 나라 땅에서 제 마음대로 전쟁을 일으키려는 불한당 패거리인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그래서 오히려 장려되어야 할 운동이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시민단체 주미철본이 그러한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한 치도 이치에 어긋남이 없는 정당한 행위이다. 이런 이유들로 주미철본이 활동했기에, 명색이 6.15공동선언을 탄생시킨 국민의 정부와 그 뒤를 이은 참여정부에서는 탄압을 하고 싶어도 탄압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 사고, 법치주의가 통하지 않는 깡패정권이다. 그런 깡패정권하에서 탄압을 받지 않으면 오히려 재수 없다. 탄압의 엄중함을 희화화 하는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 주미철본이 이런 정권하에서 탄압을 받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나름의 투쟁에 대한 성과로 받아들이겠다. 주미철본이 그동안 활동한 것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이고 그로 인해 이적단체가 된다면 그런 이적단체는 백번이고 될 생각이 있다. 그러나 적(敵)이라고 불리는 그 반국가단체는 분명히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자. 바로 주한미군이다!

국가보안법은『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활동을 규제』하여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총칙에 명시하고 있다. 지금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조장하여 국가의 안전을 매우 위태롭게 하고 있다. 천안함 사고를 북측에 뒤집어 씌워 사상 최대의 대북 공격 훈련을 자행하여 전쟁 직전의 위기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파괴하려는 행위이다. 지금은 폐쇄된 경기도 매향리 미군 폭격장은 주한미군은 물론이고 해외 미군까지 원정와서 지난 50년 동안 폭격을 해대며 그곳 주민들을 죽고 다치게 하여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 당시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존 및 자유를 파괴하는 폭격 연습 중단과 폭격장 폐쇄를 위한 투쟁에 나서야 했던 것이다. 주한미군이 저질렀던 모든 행위들은 국가보안법상의 명백한 반국가 활동이다.

주한미군이 반국가단체라는 또 하나의 명백한 사실은, 그들이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대한민국 정부를 참칭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권국이 행사해야 할 전시작전통제권을 일개 군사 조직인 주한미군이 갖고 있다는 것은 바로 그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참칭하고 있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이 반국가 단체 주한미군을 지지.찬양.고무하는 세력들인 이명박 정권이야 말로 바로 이적단체가 아니고 무엇인가! 따라서 주한미군을 반대하고 철수를 요구하는 주한미군철수운동본부는 그들이 들이밀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적용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천안함 사태 이후 이명박 정권이 시민사회진영 탄압에 더 고삐를 틀어쥐는 이유는 간단하다.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다. 천안함 침몰이 북의 어뢰 공격으로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는 김현희가 저질렀다는 칼기 폭파 사건과 맞먹는 희대의 사기극이다. 그러나 이 사기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그 진실이 폭로되게 되어 있다. 공범이 되지 않으려는 자의 양심선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명박의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간다. 때문에 이명박은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에 전국의 시민사회가 총결집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개별단체별로 탄압을 가하면서 뭉치지 못하게 공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시민사회 진영은 천안함 사기극 진상 규명에 똘똘 뭉쳐야 한다. 어쩌면 하늘이 우리민족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천안함 사건은 지난 수십년 동안 반북으로 먹고 살던 이 땅의 수구냉전세력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는 것이다. 천안함 투쟁의 성공여부야 말로 정권을 회수하느냐 못하느냐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이 개입된 조작 사건에 지금의 나약한 민주당이 대응 할 수 있는 한계를 생각하면 이명박 정권의 노림수가 보이지 않는가?

끝으로, 국가보안법으로 탄압 받고 있는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애국 시민들에게 다음의 글귀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좀 부담스러운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결사전의 각오를 갖지 않으면 국가보안법에 항상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소개하니 달리 생각들 마시라.

"너는 나의 적이요, 나는 너의 적이다. 내 너희를 쳐 없애고 나라를 구하고자 하였으나 도리어 너희에게 붙잡혔으니 너희는 나를 죽일 것 뿐이요, 아무 것도 묻지 마라. 내 죽을지언정 너희의 법은 받지 않으리라."(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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