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란 말도 있고, 민심은 조석변(朝夕變)란 말도 있습니다. 민심에 따라야 하는데 그만큼 민심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민심에 가장 예민한 집단이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은 민심을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치인은 민심을 붙잡아야 사생결단의 선거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정치인이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먼저 민심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게 바로 여론조사입니다.

6.2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그 결과를 놓고 ‘민심이반’이니 ‘이변’이니 하면서 뒷말이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론조사와 개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선거 당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방송3사 등에서 나온 대개의 여론조사들은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개표 뚜껑을 열자 한나라당 참패로 나왔습니다. 여론조사가 틀려도 크게 틀린 것입니다. ‘여론조사는 과학’이란 말에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게 일반 전화 방식의 여론조사입니다. 일반 전화 방식으로는 집에 있는 중장년층이 받지 청년층은 부재중이기 십상입니다. 표본조사에 하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응답률이 10%에 불과한 것도 한계로 꼽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입니다. 일부에서는 이 숨은 표를 5∼15% 안팎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이 수치는 당락이 뒤바뀔 정도입니다. 이명박(MB) 정부 들어와 몇 차례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틀린 것도 당연합니다. 무엇보다 일반 사람들은 MB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나 정치적 자유가 위축돼 여론조사에 응답을 하지 않습니다. 여론조사가 민의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여론조사는 표심(票心)을 왜곡하기 마련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북풍이 불었고 이런 공포 분위기에서는 순간적으로 여권의 지지도가 높게 나올 확률이 큽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이 잘못된 여론조사를 공개하면서 여론몰이를 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선거의 경우 지지율이 낮게 나온 후보의 지지자들은 동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권자는 내 한 표가 승리에 기여하길 바라고 또 사표(死票)가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따라서 본의와 다른 투표, 또는 투표 포기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제 MB 정부에서의 여론조사는 과학이 아니기에 그 결과에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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