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열 (중국 청화대학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천안함 사태의 국제문제화가 의도하는 첫 번째 목적: 대한민국 6.2지방선거

천안함 사태의 소위 “진실게임”은 급속히 국제문제화 되고 있다. 유엔까지 끌려들어오고 있는 판이다. 20세기 중반 한국전쟁과 21세기 초 이라크전쟁처럼 미국 주도의 국제정치군사문제들과 모양새가 큰 틀에서 같다. 유엔안보리회부가 1차 종착역 같다. 미국이 주도한 상황이 일단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미일의 보수언론 또한 일치단결하여 사건의 국제문제화에 매어 달리고 있다.

익히 세상이 알 듯 천안함 사태를 통해 미국이 “하위동맹국 대한민국”에서 먼저 얻고자 하는 1차 목적은 “정권위기”에 처한 한국정부를 살리는 데 있을 것이다. 당장은 이번 6.2지방선거에서다. 천안함 카드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으며 또 다시 전국을 뒤덮을 노랑물결을 덮으려 할 것이다. 노 대통령 추모열기가 몰고 올 위험한 정치적 고비를 타고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맑고 아름다운 양심이 선거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든 막으려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깨끗한 진심이 불의하고 부덕하며 추악한 사대주의정권의 심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6.2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위해서다. 물론 선거결과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를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현상”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에 2012년 또 다시 친미사대주의정권을 창출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미국이해관계를 현 정권처럼 철두철미 대변할 정권창출장치를 미리 해두자는 것이다. 6.2지방선거가 한국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전략가들에게 똑같이 중요한 이유다. 결국 2008년 이명박 정권의 탄생은 우연이 아니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내내 미국 네오콘들이 恨 맺히도록 칼을 간 결과다.

소련 붕괴 후 1990년대 내내 미국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나라들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소위 “색깔선거혁명”(Color Revolutions)을 통해서다. 선거혁명의 “革命”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이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한 친미정권창출선거쿠데타였기 때문이다. CIA와 선거전문가들이 동원된 것은 물론이다. 언론장악과 여론을 조작하여 민심을 조작한 전문가들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NGO라 불리는 소위 非영리非정부단체 모자를 쓰고 나타난다. “인권, 민주주의, 종교자유” 카드가 그들의 핵심병기다. 자금과 지휘는 주로 CIA와 미국국무부 손에 있다. NGO는 세계패권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 군사력을 뜻하는 소위 “하드파워”(Hard Power)와 함께 상대의 눈을 속이기 위해(to deceive) 전술적으로 동시에 운용하는 소위 “소프트파워”(Soft Power)의 핵심카드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을 앞세운 기존의 패권지배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고안된 대안카드다. 하드파워는 무력사용을 기본으로 하되 소프트파워는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일종의 눈속임카드다. 즉 상대를 기만하는 카드(deceptive card)다. 소프트파워는 文化제국주의로도 설명할 수 있다. 즉 대상의 美國化(Americanization)다. 주로 미국대중문화와 보수기독교를 앞세워!

소프트파워는 군사력 중심의 제국주의지배방식을 숨기기 위함이다. 교활한 속임수전략이다. 즉 독 묻은 사탕 같은 것이다. “쓰레기문화”라 불리는 미국대중문화가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다. 세상 곳곳의 민중저항을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된 카드다. 미국은 지난 2-30년 이 카드 덕을 톡톡히 봤다. 지구적 차원의 성공 때문이다. 미국製造의 NGO가 온 세상으로 퍼져나간 배경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일찍이 미국과 특수협조관계(?)를 맺은 김진홍 목사(두레마을)와 서경석 목사(경실련)가 한국사회에 NGO탄생의 대표적 인물로 등장한 배경이다. 그들이 오늘 또 다른 미국의 NGO카드인 한국판 네오콘 “뉴라이트” 탄생에 앞장선 배경이다. 이명박 정권은 미국의 대한반도지배전략의 한 결과다. 오늘 세상은 이 현실을 가슴을 쓸어 내리며 경험하고 있다.

미국/한국의 NGO들이 지난 20년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대상이 된 이유다. 그 중에도 國家公敵처럼 여기는 대상은 주로 “한국/미국 개신교목사/선교사들”이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조선족집단거주지인 동북지방에서 탈북자문제에 직간접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수민족사회도 파고든다. 중국정부는 그들이 친미반공사상에 기초한 서구기독교를 전파한다고 믿고 있다.

천안함 사태의 국제문제화가 의도하는 두 번째 목적: 중국압박카드

천안함 사태를 국제문제화 하는 숨은 전략의도는 여전히 중국압박이다. 천안함 카드의 숨은 목적인 셈이다. 우선 “유엔안보리 회부”가 당장의 핵심과제다. 이미 “무력해진 유엔대북제재 1874호”를 대체하려는 전략이다. 문제는 미국이 과거처럼 유엔조직에 자신이 없는 것이다. 미국에게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힘과 권위, 영향력이 없다는 뜻이다. 성사전망이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종의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호령한 제국의 화려했던 권위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오히려 그들은 오늘 일종의 구걸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게 2조 4천억 달러 빚을 진 세계최대債務国 미국이 칼자루를 쥔 債權国 중국에게 쇼를 하는 것이다. 중미전략대화를 위해 북경에 가기 전 상해세계엑스포를 들른 클린턴 국무장관이 쇼를 벌이는 주요이유다.

중국은 작년 8월부터 11월 사이에 약 8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국가채권을 팔아 치웠다. 그것도 전략적 가치가 높은 알짜 미국기업들만을 주로 대상했다. 최근 세상이 중미관계에 대해 하는 이야기다. 중국이 미국 목에 칼을 갖다 댄 형국이라고! 올해 들어 중국이 그리도 극렬히 반대한 두 가지 사건 즉 1) 대만에 무기를 팔고 2) 달라이라마를 백악관에 불러들인 배경이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대만과 티베트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중국에 대응할 마땅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살려달라!”는 말을 그렇게 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나 시험해봤다고 한다. 오늘 미국이 중국의 다른 아킬레스건인 한반도군사긴장을 건드리는 실제이유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방해하는 핵심전략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카드의 진짜 목적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번에 택한 카드가 쉽게 성공할 것 같지 않다. 먼저는 핵심주체인 미국의 힘이 너무 약해서다. 둘째, 천안함 카드가 너무 빈약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라크침략전쟁 전야를 꼭 빼 닮았기 때문이다. 넷째, 이라크처럼 결국 언젠가 드러날 대형국제사기사건 같기 때문이다. 다섯째, 이라크 교훈이 있기에 세상이 과거처럼 녹록히 쉽게 넘어갈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미국의 모습은 “병들어 심히 앓는 거대한 공룡”을 연상케 한다. 덩치는 산만한데 힘이 없다. 이제는 체면도 없고 위신도 없다. 남은 건 위선(僞善)과 가식(假飾)뿐이다. 과거의 환상에 매달려 계속 헛발질만 한다. 帝國의 추락을 더 가속화할 뿐이다. 오늘 미국이 처한 안팎의 위기가 얼마나 위급하면 그럴까를 세상은 役으로 유추해야 천안함 사태를 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천안함 사태의 국제문제화가 의도하는 세 번째 목적: 북과 중국관계 파탄내기

북경에서 바라보는 북과 중국관계는 미국/서방-일-한 보수언론의 천편일률적인 시각과 참 다르다. 그들의 논조는 대부분 희망사항이다. 60년의 북중관계는 根本的으로 相互關係다. 한쪽은 주고 다른 쪽은 받기만 하는 一方的 施惠關係는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은 진정한 의미의 “實用主義”국가다. 입만 열면 주장하는 한국정부의 “중도실용정책”과는 정반대다.

한국정부와 한나라당이 말하는 “실용”은 實用이 아니다. 오히려 극단적 非실용이다. 党대표가 뜻도 모르고 기계적으로 외는 “중도실용”은 더더욱 아니다! 요즘 그를 보면 걱정이다. 盲目的으로 極右的인데다 大權에까지 눈에 어두워 實用은 둘째치고 자신과 나라 모두를 망칠 것 같아서다. “1001마리 소떼와 함께 판문점을 넘은 아버님”의 眞正한 實用을 깨우치기 바란다.

북과 중국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헤어지고 다투면 서로 害만 되는 운명(전략)적 공생공존관계”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이 시각에서 보지 못하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9명 전원이 총출동해 김 위원장을 “열렬히 환영한” 동북아의 전략현실을 아마 죽어도 이해 못할 것이다. 그들은 15억 인구를 책임진 국가최고지도부다. 쇼나 하고 있을 한가한 사람들이 아니다.

보수언론의 못된 버릇은 과거에 그랬듯 이번 김 위원장 방중 때도 변하지 않았다. 마치 “배가 아파 죽겠다!”는 모습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 악의적 왜곡과 거짓, 비방버릇이다. 대중조작(mass deception)을 목적한 소프트파워로서의 보수언론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사람들이 이제야 갖는 깨달음이다: “미국에 바보처럼 놀아났다”(being fooled around by America’s soft power)고!

즉 천안함 카드의 숨은 목적 세 번째는 북-중간에 “代代孫孫 이어지는 60년 혈맹관계”를 깨트리는데 있다. 이번 사건 또한 과거 北核문제처럼 양국관계를 이간시켜 갈등관계에 빠뜨리는 것이다. 이 카드는 동시에 중국을 혼란과 분열에 빠뜨리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분할지배통치전략을 관철시키려 했던 북핵카드와 맥락이 같은 전략이다.

지난 20년 공들여 만든 대북, 대중전략으로서의 북핵카드가 실패한 데 따른 대안전략 찾기의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여, 새 전략카드에 목말랐던 미국이 천안함을 일종의 “하늘이 준 기회!”라고 착각했을 수 있다. 미-일-한 네오콘들이 흥분하는 이유다. 권력복귀를 꿈꿔온 그들이 “다시 없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목청 높이 “미-일-한 동맹체제강화”를 주장하는 배경이다.

미국은 오늘 천안함 카드를 활용하여 이제 사용가치가 떨어진 6자카드를 버리려 한다. 반면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명분이 필요했다. “先 천안함 後 6자회담” 카드탄생의 배경이다. 크게 쓸모 없는 유엔대북제재 1874호 또한 대체해야 한다. 미국이 “천안함 유엔안보리 회부”카드를 꺼낸 이유다. “북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 또한 같은 맥락에 서있다.

불행히도 그들 모두는 과거 이라크 때처럼 이번에도 版을 대단히 잘못 읽는 것 같다. 욕심 때문에 눈이 몹시 어두워진 것 같다. 그래서 세상이 도대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몇 년 전만해도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불가능한지 모르는 것 같다. 이라크 때처럼 다시 유엔을 상대로 70분을 “썰”(設) 풀던 2003년 2월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 같다.

5월 20일 이후 미-일-한 정부와 보수언론이 국제사회가 “줄 지어 천안함 결과를 지지하고 있다!”고 귀가 아프도록 꽹과리를 치고 있다. 아직 미국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거나 줄 서는 나라들이 주로다. “미국2중대” 별칭을 영원히 갖고 있는 영국과 호주부터다. 최근 미국2중대 참가를 자처하는 스웨덴도 나섰다. 그들은 모두 소위 “군민합동조사단”에 참가했다.

우리민족을 반세기가 넘도록 식민지 노예로 만들고도 모자란 일본이 적극 참여한 것은 물론이다. 그들은 오늘도 우리민족의 분열과 끝없는 좌우논쟁 그래서 결국 언젠가 우리가 다시 내부다툼(朋黨)으로 스스로 망하기를 학수고대하는 놈들이다. 모두가 잘 알 듯 그들이 기회가 오고 때만 되면 한반도의 분열과 내부싸움을 부추기고 적극 환영하며 박수치고 속으로 웃는 이유다.

그런데 한국정부와 보수언론은 바로 그 일본을 칭송한다. “과거를 잊자!”는 대통령 8.15 慶祝辭 내용이 문제되자 “과거문제는 일본이 스스로 알아서 잘 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대변도 한다. “독도를 자기 것”이라 우기며 “교과서왜곡”을 일삼아도 일본은 “맹방이며 이웃”이란다. 사대주의는 미국에만 국한된 것 같지 않다. 친일사대주의가 오늘도 여전히 우리사회에 만연하다는 한 증거다.

어제 5월 22일에는 미국이 확실히 틀어쥐고 있는 NATO도 데려왔다. EU도 동원된 것 같다. EU의 모든 국가가 모두 나섰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보수언론은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많은 나라들 또한 “줄을 잇고 있다”고 난리다. 그런데 그 모든 기사들은 결론부분에서 하나같이 주춤한다. 중국과 러시아 때문이다.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 부분은 왜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의 북경방문을 앞두고 미-일-한이 난리를 치며 “글로벌버라이어티 쇼”(Global Variety Show)를 하는 이유다. 중국의 팔을 꺾기 위함이다. 안보리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해서다. 잘못하면 천안함 쇼가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전략가들이 정말 여유가 없는 것 같다. 모두 착각하는 것을 보면! 미국이 여전히 과거의 제국인줄 알고 행동하는 것 같아서다.

“팔이 꺾여있는” 정도가 아니라 목젖에 칼끝이 다 있는 대상은 중국과 러시아가 아니다. 미국이다. 욕심 때문에 눈이 어두워져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 핵심당국자들은 그래도 걱정이 태산인 것 같다. “빈 수레 소리 요란하듯” 저리 쇼를 하는 이유가! 그래서 어제 상해에 나타난 클린턴 국무장관은 마치 연예인 같았다. 천안함 유엔안보리 카드는 일장춘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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