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당국이 북측과의 대화를 기피하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25일, 통일부와 국방부는 모두 북측의 대화 제안에 대해 일정 등을 수정하거나 또는 일방적으로 미루는 둥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대화를 거부하는 것보다야 낫지만 왠지 꺼림칙합니다.

남측 당국은 현인택 장관 명의로 북측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개성관광 관련 실무회담을 2월 8일 개성에서 갖자’고 수정제의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측은 지난 14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 김양건) 명의로 금강산에서 26-27일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한 바 있습니다. 말하자면 남측 정부가 하루 전날인 25일에 회담 일정과 장소 그리고 북측의 회담 주체 등을 변경해서 수정제의한 것입니다.

또한, 국방부도 3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26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남북군사실무회담을 갖자는 북측의 지난 22일 제의에 대해 역시 하루 전날인 25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이후 개최하자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습니다.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2월 1일로 잡혀있으니 남북군사실무회담은 그 이후로 미뤄지는 것입니다.

북측은 만나자고 하는데 남측이 수정제안하거나 미루자고 하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북측의 대화 제안에 기피하는 듯한 남측의 저변에는 ‘시간은 북측 편이 아니라 우리 편이다’, ‘급할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수차 강조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대북 대결주의가 도사려 있기도 합니다. 남북화해와 교류 협력을 위해 만나자는데 자꾸 토를 달거나 뒤로 빼서는 볼썽사납습니다. 정정당당하게 만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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