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 소재 한 사무실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김상근 상임대표를 만나 신년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6.15공동선언 10주년 행사에 남북해외가 함께하고 당국까지 참가한다면 '성대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김상근 상임대표가 올해 6.15공동선언 발표 10돌을 기념하는 행사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남북해외 3자 민간과 남북 당국이 함께하는 6.15 10돌 기념 공동행사를 서울(혹은 평양)에서 개최한다는 것으로, 이것이 지난 12월 6.15민족공동위의 중국 선양회의 보도문에서 밝힌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을 민족공동으로 성대히 기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 상임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 소재 한 사무실에서 한 <통일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규모가 성대하다는 것보다도 그렇게 행사가 성사됐을 때, 한반도 정책에서 남쪽 정부의 정책이 큰 전환을 이루는 거다. 바로 질적인 성대함"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6.15, 10.4선언의 '이행'에서 '존중'으로 한발 양보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상황에서 남한 정부가 6.15 공동행사 개최에 협조하거나 참가하는 것은 양측의 입장이 절충을 이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6.15남측위에 내가 들어온 이후에는 당국과 전혀 소통이 없다. 완벽하게 단절돼 있다"는 상황이어서, 지난 두 정부 때처럼 민간을 통해 남북당국이 '해빙의 물꼬'를 틀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상임대표는 6.15 10돌 행사의 구상을 밝히면서도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현 남북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6.15남측위는 일단 3월 초 6.15 10주년 행사를 치르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별위 구성이 늦어지고 있어 아직 세부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 상임대표는 '국민의 광범위한 동의를 얻고,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이끄는 것'을 총적 방향으로 잡고 있다.

한편, 김 상임대표는 지난해 문동환 씨가 해외측 공동위원장을 사임한 것과 관련 "2월에 실무협의를 하면서 이 문제에 합의를 해서, 3월 정도에는 4인이 모이는 공동위원장 회의를 하자는 게 우리 남측위의 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선양회의에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외공동위원장 체제를 복원"키로 하고, 두 명으로 이뤄져 있다 공석이 된 1인을 미국쪽 인사로 선출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김 상임대표는 전했다. 현재 남아 있는 해외측 공동위원장 1인은 일본쪽 인사인 곽동의 위원장이다.

임기 절반을 지나고 있는 김 상임대표는 이번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에서의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남북해외 10주년 공동행사, 대북정책 전환"

□ <통일뉴스> : 얼마 전 6.15공동위가 선양회의 보도문을 통해 올해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을 성대히 기념하자고 했다. 구체적 사업 계획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김상근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 : 10주년이니까 으레 '성대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꺾어지는 해이니까 그렇기도 하지만, 특별히 남북관계가 이렇게 어려워져 있으니까 6.15공동선언 10주년이라는 계기를 남북관계 정상화로 가는 모멘텀으로 만들어 보자는 의도가 담겨 있다. 선양회의에서도 얘기했지만, 우리의 기대로는 10주년 행사를 서울에서 하고 그 행사에 남북해외가 다 참가하고, 과거처럼 당국이 참가한다면 '성대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왜 성대한가? 이는 규모가 성대하다는 것보다도 그렇게 행사가 성사됐을 때 대북, 한반도 정책에서 남쪽 정부의 정책이 큰 전환을 이루는 거다. 바로 질적인 성대함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아직 똑 부러지게 얘기하기 어렵다. 지금 10주년 사업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운영위원회에서 결의한 상태인데, 아직 조직을 못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적구성이 원활히 되지 않고 있다. 이 얘기는 말하자면, 특위가 감당해야 할 일을 가상하면 쉽게 누가 (특위를 하겠다고)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구상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이런저런 계획들이 나와 있더라도 10주년 특위가 조직돼야 아이디어 수준에서 나온 사업들을 기초로 사업계획을 짜게 될 것이다. 아직도 특위가 구성되지 않은 것은 답답하기도 하고 너무 속도가 늦기는 하지만, 사업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속도감 있게 쉽게 가는 것도 지혜로운 일은 아니다.

□ 서울 개최 계획은 어느 정도까지 얘기가 된 건가?

■ 우리들의 기대다. 적어도 6.15남측위에 내가 들어온 이후에는 당국과 전혀 소통이 없다. 완벽하게 단절돼 있다.

□ 상임대표가 이전 정부에 몸담았던 이유도 있을 것 같다.

■ 물론 관련돼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보다는 현 정부의 정책과 관련돼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6.15남측위라는 민간통일운동체, 연합운동체를 얼마만큼 유용하게 생각하는가, 얼마만큼 선순환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6.15남측위는 일단 3월 초 6.15 10주년 행사를 치르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에 착수할 계획이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민관협치의 파트너로서 6.15남측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말인가?

■ 6.15남측위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맞지 않는 조직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6.15남측위와 합치해서 이루어 내게 될 결과는 현 정부가 지향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판단이 있기에 6.15남측위와는 일체 소통을 안 하는 것 아닌가. 정확한 정보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통일부나 청와대가 소위 보수적 인사로 구성되는 통일운동체들과는 소통이 있다고 듣고 있다. 정책의 문제다. 상임대표가 누구냐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북측이 서울에서 공동행사를 할 경우에 참가 의사나 당국이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표했나?

■ 서울에서 개최되면 당연히 북은 참가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서 행사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당국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당국의 협조가 있는 상황에서 북이 안 올 이유가 없다. 당연히 온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게 될 거다. 지난 시기에 통일운동을 한 대부분의 인사들이 남쪽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 뒤 어떤 이들은 상당한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해외 인사들이 자유롭게 올 수 있느냐?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 간첩혐의 있다든지,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인사에게까지 제재하지 말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제재정책을 풀어야 한다.

만약 남측당국이 10주년 행사를 남에서 하도록 협조를 하고, 북 대표를 수용하고 해외도 일정 수용하면 상당한 정책변화라고 본다. 더구나 이 대회에 당국이 참여한다면 더 큰 정책의 변화다.

□ 북으로서도 대북정책의 변화 징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 그럴 수 있다. 지금은 조건을 거둬들였지만, 6.15 10.4 선언을 계승한다고 선언하라는 게 북쪽은 조건 아니었나. 이명박 정부는 핵을 포기하겠다고 먼저 선언하라는 게 조건이다. 그런데 북쪽은 최근에 와서는 그 주장을 앞에 내세우는 것 같지 않다. 명시적으로 또는 어휘적으로, 선언적으로 계승을 한다고 선언하는 것을 요구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아닌 것 같다. 우리의 기대대로 10주년 행사가 이뤄지면 북의 요구가 수용된 것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북 요구대로 명시적 선언을 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계승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보여주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 10주년 행사가 질적으로 성대해지려면 당국의 협조가 상당히 필요한데. 지난해 보니까 방북행사가 4개밖에 없었다. 사회문화교류에서의 실무접촉도 일부 배제됐다. 전반적으로 당국이 6.15남측위까지도 협력대상이 아니라 통제하는, 어떻게 보면 10년 전 '창구단일화'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고 있나?

▲김 상임대표는 "한반도 문제는 화해. 협력 쪽으로 가게 돼 있다. 우리 정부가 끝내 외톨이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지적한 대로다. 현 정부 대북기조가 변경되지 않는 한 그렇게 갈 것이다. 소위 현 정부가 말하는 '잃어버린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거다. 그러나 결국 현 정부가 가진 대북기조는 변경되리라고 본다. ‘창구단일화’로 상징되는 통제적 기조를 변경하지 않고는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수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의 부시 정부는 물론 클린턴 정부 초기에도 대북강경책을 썼었다. 그러다 결국은 유화책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금 미국, 일본, 중국 등 6자회담 안에 있는 나라들의 방향은 거의 일치하고 있다고 본다. 일본이 좀 달랐지만, 최근 정권교체 후 비슷하게 오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화해. 협력 쪽으로 가게 돼 있다. 우리 정부가 끝내 외톨이로 갈 수는 없을 것이다.

□ 과거 당국이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민간이 돌파구 열고 실제로 당국간 대화로 이어졌던 좋은 선례들이 있었다. 지금 민간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보나?

■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예를 들어, 10주년을 성대히 치르는 또 하나의 모양은 평양에서 하는 것이다. 남쪽 대표단이 예전처럼 다 갈 수 있고, 또 남쪽 당국이 평양대회에 참여하면 '성대한' 것이다. 서울이 아니라 평양서 해도 그리하는 것이 정책전환이다.

그러나 평양에서 할 때, 지금 정부가 과연 대표단의 방북을 다 수락할 거냐? 또 당국이 참여할 거냐? 남쪽에서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당국이 참여하지 않는 6.15 10주년, 우리도 고통스럽다. 어떻게 돌파해 낼까? 길이 없다. 평양에서 할 경우 지금과 같은 방북 불허조치가 대량으로 나오면 어떻게 할까? 지난 시기의 경우 '돌파 한다'는 게 있었는데, 지금 '돌파'를 하면 정부정책을 바꿔내는 데 도움이 될까? 과연 대북정책의 전환이라고 하는 목표달성에 도움이 될까? 이런 고민이 있다. 정부정책을 바꿔내야 하는데 (대량 방북 불허조치와 같은) 그런 사건이 나오면 오히려 역효과다.

지난 시기 범민족 대회가 있었다. 상징적으로 한두 명이 이른바 ‘돌파’를 하기도 했다. 그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말하자면 전혀 상상할 수도 없고 불가능하다는 상황에서 누군가 뚫고 들어가는 거다. 문익환 목사님 방북이 그렇지 않았나. 지금은 그런 효과를 내기 어렵다.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국민의 동의 얻고, 정부 정책 바꿔야"

□ 지금 상황에서 6.15남측위가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을 텐데. 그래도 복안이 있다면?

■ 10주년을 맞아 총력을 기울여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한 결과물로 얻어야 할 것은 뭘까?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당국의 정책 전환을 어느 정도 끌어내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할까? 얘기한대로 특위가 아직 운영되고 있지 않는 형편이기에 확정된 프로그램은 내놓을 수 없지만, 과거와 같은 서명운동, 거리 캠페인 정도가 아니고 어떤 조건을 당국에 요구하고 대회의 성공을 위해 일정한 책임을 감당하는 참여인사가 만 명, 오만 명, 십만 명이 되게 하면 정부에 국민의 뜻을 알리고 압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다른 측면으로 보면 국민의 동의를 얻고 국민과 함께 가는 거다.

정부 정책을 바꾸고 국민의 동의를 얻고 함께 가는 이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무엇을 매개로 할지는 토론을 해야겠지만, 이 두 개가 큰 축이 되어야 한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10주년 행사를 끝내면 정부에 상당한 강제를 하고, 국민 사이에 광범한 동의와 합의를 이루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나와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로서는 이런 목표를 갖고 있다.

▲김 상임대표는 "(심양회의에서) 빠른 시간 안에 해외공동위원장 체제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지금 갖고 있는 구상들은 언제쯤 구체화 되나?

■ 2월 초에 6.15남측위 총회를 할 건데, 원래 내부적으로는 총회 때 이런 구상과 함께 10주년 행사 특위 발족식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말했듯 어려움이 있어서 2월 4일은 못 하고, 적어도 2월 안에 결론을 내리고 3월 초에 발족식을 하면서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고 운동에 들어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 북측과의 실무접촉은?

■ 내부적으로는 2월 안에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 남측 정권이 바뀌면서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고, 민간교류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외적 변화도 있지만, 6.15공동위나 남측위가 상황 변화에 맞도록 조직정비와 질적 전환이 이뤄져야 할 텐데. 특히 6.15공동위 차원에서는 해외측 위원회 문제가 있는데, 진척된 사항이 있나?

■ 지난 심양 회의에서 상당히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생각한다. 회의결과를 말씀드리면, 빠른 시간 안에 해외공동위원장 체제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한 분은 일본 쪽에서 나왔으니까, 다른 한 분은 한반도 문제에서 가장 중심에 놓여 있는 북.미관계를 놓고 볼 때, 또 현재 국제정세로 볼 때 미국지역에서 또 한 분의 공동위원장이 나오는 게 좋다는데 합의를 했다. 그리고 그 위원장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뽑기로 했다. 원래 해외 측에서는 10주년 행사 때 뽑는다고 내부적으로 정해 놓고 있더라. 그러나 남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해서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공동위원장을 한 사람 뽑도록 했다.

공동위원장을 뽑기 위해서 해외측위 대표들이 세계 각국에서 모인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현실을 감안하지만, 공동위원장 체제로 가야 한다는 당위가 있기에 2월에 실무협의를 하면서 이 문제에 합의를 해서, 3월 정도에는 4인이 모이는 공동위원장 회의를 하자는 게 우리 남측위의 안이다. 물론 그 회의에 참가하게 될 해외 공동위원장 중 한 명은 아직 정식 선출이 안 된 사람일 수도 있다. 어떻게 지혜롭게 끌고 갈지는 논의하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 해외에 있는 남북이 같이 10주년 만들 수 있도록 해 나갈 생각이다.

해외에서 또 중요한 핵심문제는 사무국 문제다. 이번 선양 회의서는 일단 두 공동위원장이 세워지면 그분들 사이에 협의해서 사무국 문제를 처리키로 했다. 선양 회의 전까지는 동경 쪽에서 워싱턴 사무국을 부인했다. 현재는 부인하는 단계로 고착돼 있는 것은 아니고 공동위원장이 나왔을 때 그분들 사이에서 협의해서 결정을 내리도록 한 것이니까 상당히 유연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 6.15북측위 안경호 위원장도 이에 관해 언급했나?

▲ 김 상임대표는 '국민의 광범위한 동의를 얻고,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이끄는 것'을 총적 방향으로 잡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안경호 위원장이 이런 안에 동의를 했다. 그리고 해외 측에 오히려 요구하고 당부했다.

□ 북측의 기류가 달라졌다고 봐야 하나?

■ 이번에 위원장 만남을 두 번 했는데, 첫 번째 만남 때는 과거와 기조가 다르지 않더라. 똑같았다. 그러나 두 번째 만났을 때는 토론에 개입해서 자기들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태도가 아니고 꽤 경청하는 태도였다. 얘기가 끝날 무렵에 아까 말한 입장을 (안경호 위원장이) 직접 피력했다.

"10주년 그리고 내 임기동안..."

□ 밖에서 보기에는 6.15남측위의 중앙과 부문이 서로 따로 있는 듯한 느낌이 있다. 질적으로 하나가 되는 문제, 일을 해 나가는데 효율성 문제도 있을 것 같다. 6.15남측위를 넓게 꾸린 이유가 국민 속에서 지반을 넓게 하고 파급력 넓게 하자는 것이었는데, 이 부분도 지지부진 해 보인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텐데. 올해 6.15남측위 차원에서의 조직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 우리는 협의체다. 협의체라고 하는 것은 똑같은 조직체의 결합이 아니고 서로 다른 조직체의 결합이다. 정당이 아니다. 각각 다른 조직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협의체로 모인 거다. 내부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상임대표인 내 생각과 다른 조직체가 있기 마련이다. 가입하고 있는 조직체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원회 내의 조직인 부문본부들도 상임대표와 다를 수 있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 그게 협의체다. 조건이 딱 하나 있다. 6.15남측위가 지향하는 6.15공동선언의 실천과 부합하는가? 생각이 퍽 다르다 하더라도 이것과 부합하면 용인이 돼야 한다. 우리 위원회는 그런 협의구조다.

어떨 때는 나도 답답하다. 그러나 상임대표인 나와 다르게 갈 때도 인내하는 거다. 과연 6.15공동선언 실천과 맞게 가는 건가. 나와 방법론이 다르더라도 맞게 가고, 과격하지만 이것도 길이구나, 너무 온건하고 보수적이어도 이것도 길이라고 판단되면 양쪽을 다 수용해야 한다. 그게 다 합해져야 협의체로서 생명이 있다. 어느 한 쪽을 두둔하고, 편들고, 견제하면 협의체는 무너진다. 그런 면에서 6.15남측위는 아주 큰 정체성이 있다. 6.15공동선언 실천. 그것에 흔들림은 없다. 부분적 차이가 있지만, 협의체니까 그런 것이다. 따라서 일을 추진하는데 속도가 느리다. 다른 협의체를 운영해 봤지만, 과거 운영해 봤던 협의체보다 훨씬 더 느리다.(웃음) 요새는 내 계획상으로 한 달 기간을 뒀던 게 한 걸음도 못 나가고 있으면, 석 달, 넉 달, 일 년 가자는 마음으로 다 잡고 있다. 일이 안 되는데 파기선언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각각의 조직들이 결국 여기 와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인내하고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한다. 밖에서 볼 때는 너무 느리고, 하는 게 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하더라도 협의체로서 갖는 속도라는 게 있기에 불가피하다.

다만, 국민사이의 파급력, 지난해 비해서 6.15공동선언 실천이라는 명제에 대해서 국민이 얼마만큼 더 동의하고 있고 외연이 넓어졌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가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6.15남측위원회의 일이라는 것은 각 조직단위들의 일이다. 각 조직단위가 그 영역을 넓혔어야 한다. 그 총합이 6.15남측위원회의 국민 사이 파급 효과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는 그렇게 성과를 얻은 것 같지 않다. 10주년에 기대하는 결과물로 정부의 정책전환과 국민의 동의를 얘기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은 아프게 들을 수밖에 없다.

□ 임기의 절반을 지나고 있다. 상임대표로서 남은 임기에 이루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면?

▲ " 6.15공동선언을 '실천한다'는 것은 외형적, 정책적으로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의 인격과 삶의 방식과 가치를 바꾼다는 내적 실천도 있다."는 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처음에 상임대표를 맡고 6.15공동선언의 내면화 작업, 그 가치의 실존화 작업이라는 것을 하나 내놨었다. 또 하나는 6.15공동선언 실천을 직접 우리의 손으로 해보자는 뜻으로 6.15공동선언 실천 사업비 참여운동을 내놨었다.

첫 번째 얘기는 남북이 함께 가야 6.15공동선언이 실천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남북이 함께 가는 상황이 아니다. 6.15공동선언이 공중에 떠버렸다. 그러나 그것이 담고 있는 가치는 있는 것이다. 6.15공동선언을 '실천한다'는 것은 외형적, 정책적으로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의 인격과 삶의 방식과 가치를 바꾼다는 내적 실천도 있다. 그래서 6.15공동선언의 각각이 담고 있는 가치가 뭔지, 그 가치를 우리의 삶 속에 생활화 시키고 내면화, 사회화 시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초기에 강연하고 돌아다녔다. 우리 민족이 이렇게 나가자는 게 공동선언이라면, 그렇게 나가려면 우리가 변화해야 한다. 이런 거다. 그걸 좀 더 본격적으로 해 볼 생각이다. 10주년 그리고 내 임기 동안에.

두 번째는 6.15공동선언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우리의 힘을 합해보자는 거다. 말하자면 정부에서 재정적 도움을 주지 않지만, 우리 스스로 운동도 하고, 돈도 털어내서 실천사업을 하는 것을 자리 잡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6.15라는 날짜가 있기에 615원을 한몫으로 하고, 어떤 사람은 열 몫으로 6,150원, 어떤 사람은 백 몫으로 해서 조직구성원 전체가 참여하고, 대중들도 참여해서 정부의 지원 없이도 우리 손으로 실천사업을 펼쳐나가자는 거다. 이것을 벌써 몇 달째 하는데 속도가 잘 안 난다.

그러나 기어코 이 두 개는 (내 임기 동안에) 해 낼 거다. 그렇게 하면 남북해외, 공동행사 등이 이뤄질 수 없는 조건이라 하더라도 6.15남측위는 활발하게 건강하게 역동력 있게 존립할 수 있다. 오늘과 같은 경색상황이 결코 오래갈 수는 없는 거니까, 6.15남측위가 맡아야 할 일이 또 금방 올 거다. 그때 우리는 강고한 조직체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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