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정됐습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인류의 협력과 국제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크게 노력한 공로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제분쟁 해결 △핵무기 없는 세상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미국의 건설적 역할 등을 거론했습니다.

이를 두고 찬반이 오갑니다. 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카터 전 대통령과 2007년 수상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평화상을 충분히 받을 만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적대관계에 있는 탈레반은 노벨위원회의 결정이 “불공정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찬반보다는 놀라움이 더 큰 듯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놀랍고 매우 황송하다”며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겸손해 했습니다. 언론들도 대체적으로 ‘예상 밖의 선정’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우리는 노벨상의 역사와 권위를 부정하거나 폄하하고 싶지 않습니다. 노벨위원회의 메시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한 게 아니라 ‘과업’(課業)을 기대한 것으로 읽힙니다.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기대’라는 것입니다. 분명한 건 노벨위원회가 오바마를 국제분쟁의 해결사이자 국제평화의 수호자쯤으로 받아들인 것이고 이는 현재완료형이 아니라 미래형이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세계평화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오바마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입니다. 가장 힘센 나라의 현직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은 격려와 함께 주마가편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휩싸여 있으며, 또한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오바마 이니셔티브’는 북한, 이란과 맞서 있습니다. 우리의 일차적 관심은 한반도 평화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은 미국, 러시아 등 핵강국 사이의 문제입니다. 북한 핵보유의 경우, 이는 핵강국 미국에 대한 ‘자위력’ 차원임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올해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도 받아 우리에게 친숙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된 오바마 대통령이 이른바 ‘북핵문제’를 잘 풀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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