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이 국방부 조사본부가 작성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지휘참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 7월 10일, 8월 21일자 '지휘참고' 문건은 '청와대 행정관 대대적인 물갈이', '골프에 대한 청와대 분위기', '특정인사의 국회의원 출마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영우 의원에 따르면 이 문건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홍보분야 인사 재배치를 통한 보강 지시에 따라 홍보, 행정 기획관 등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업체와 유착 또는 잡음이 난 인사들을 포함해 대폭 물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 지인들이 "공무원 한명이 골프를 지면 나머지 3명은 밥도 먹고 돈도 써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도 휴가 기간에는 골프도 한번 쳐야겠다"라고 발언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모 국회의원의 석식 자리에서 "국회의원이 적성에 맞지 않아 두 번 다시 안 한다고 하지만 나는 모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 될 때까지 반드시 재선하겠다"는 언급, 특정인사가 '진해시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된다'는 내용도 있다.
이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회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국방부 조사본부가 국회의원,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인사조치 전망을 보고하는 것이 옳으냐"라며 "국방부의 명백한 청와대 사찰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김동성 의원도 "명백한 직권 남용이며 파면감"이라면서 "조사본부장은 종합국감에서 50명의 정보원 명단과 그동안 보고 받았던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도 "국회의원들의 사담까지 첩보내용으로 적시한 것을 그냥 지나갈 수 없다"면서 "군인의 정치인 사찰"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윤종성(준장)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국방부 장관이 국정의 한 분야를 담당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윤 본부장은 또 "전체 333건의 보고 중에 86%가 군 관련 사항이고 약 6%가 사정수사 관련 사항, 8%가 그런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아직 그런 보고를 안받아서 모르겠지만, 임무를 수행하는데 크게 도움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관례적으로 있었다면 앞으로 불필요한 것은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기무사 요원이 쌍용자동차 현장에서 민간인을 사찰한 것과 관련 김종태 국군 기무사령관으로부터 "쌍용차 현장의 기무사 요원 활동은 적법하게 이뤄졌다"라는 확답을 받고 "불법적인 부분이 발표되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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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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