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로 유명한 박종화(46) 시인의 서예산문 '나의 삶은 커라'를 연재한다. 전남 함평의 한 산골마을에서 올라오는 박 시인의 산문과 서예작품은 매주 토요일 게재된다. / 편집자주

외로움

산속에서 혼자 살다가 보면 외롭지 않느냐고 자주 묻습니다. 어떤 이는 혼자 무서워서 어떻게 사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답은 단순하지요. 외롭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 외로움을 느낄 새가 있어야지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차로 나갈 수 있는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요.
외로움은 혼자이기 때문에 찾아오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도 늘 외로움에 허덕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혼자 있어도 늘 고요한 마음으로 여유 있는 안정감을 갖고 사는 사람 또한 얼마인가요.
사람의 마음은 실천하는 삶 속에서 활기를 찾습니다. 실천 없이 빈둥거리는 삶을 사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에 활기가 있을 것 같은가요? 물론 없겠지요. 그럴 때면 외로움이 찾아오지요. 외부의 요인에 의해 외로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 없이 살고 남의 눈치나 보면서 힘든 일은 피해 가려하는 그런 삶은 재미도 없을 뿐 아니라 외톨이가 되어 외로워지는 겁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사람하나 구경하기도 힘든 산속이지만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사람을 만나야만 외로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거지요. 혼자 있어도 삶과 자연과의 무한한 대화를 나누면서 하루를 바쁘게 살다보면 외로움을 느낄 시간조차 없어지게 됩니다. 자연이 주는 그런 혜택조차 못 받는다면 힘든 산속생활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되겠지요.
실천 없는 삶에는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습니다.
외로움은 눈치 보는 삶의 거울입니다.
당신이 외로움을 느낀다면 실천하는 삶을 돌아보십시오.
당신의 하루가 길게 느껴진다면
눈치 봐가며 호주머니에 밀어 넣은 것들을 다시 꺼내 보십시오.

▲ 박종화 作 '외로움'(350*750) "실천 없는 삶의 그림자 같은 것"

외로움이란 지독한 바다에 빠져보니 알겠더라
차이는 
바다에 누워 즐기는 것과
파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는 데 있음을

작품설명 : 허공에서 하늘거리는 형상으로 외롭고 쓸쓸함을 표현합니다. 세 글자가 따로 떨어져 제각기 배치되어 외로움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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