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3일 오후 2시 빈소가 마련된 국회에서 엄수된다.

영결식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이명박 대통령 내외, 전직 대통령, 해외 조문단과 초청장을 받은 일반인 등 총 3만여 명이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영결식 입장은 오후 12시부터 시작해 1시 30분까지이다. 영결식장에는 초청장이 없을 경우 입장 할 수 없지만, 좌석이 남을 경우 신분 확인을 거쳐 입장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본청 계단 위에 안치돼 있는 고인의 시신을 계단 밑 영결식장으로 내리는 발인이 끝나면,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연극인 출신 손숙 전 환경부장관의 사회로 영결식이 시작된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의 약력을 보고 한 뒤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의 조사와 박영숙 미래포럼이사장의 추도사가 이어진다. 여성계 재야원로인 박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이 창당한 평화민주당 부총재와 총재권한대행을 지냈다.

종교의식은 고인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것을 고려해 최창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의 집전으로 천주교 의식이 가장 먼저 봉행된다. 이어 불교(조계사 세민 스님), 기독교(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삼한 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영 회장), 원불교(김혜봉 대전충남교구장) 순으로 종교의식이 거행된다.

4대 종교의식이 끝나면 고인의 생전 모습과 업적을 담은 4분 분량의 영상이 상영된다. 이 영상에는 김 전 대통령이 1998년 15대 대통령에 취임해 외환위기 극복, 남북정상회담 등 국민의정부에서 이뤘던 치적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희호 여사 등 유족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3부요인, 외교사절, 각계 대표 등의 헌화와 분향이 끝나면 성악가 김영미 씨와 <평화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이 추모노래로 '그대 있음에' '우리의 소원'을 부른다.

육해공 3군의 조총 발사 후 고인을 모신 영구차가 민주당 여의도 당사를 향해 식장을 빠져나가는 것으로 영결식은 마무리 된다.

운구, 여의도 당사 → 동교동 사저 →서울광장 → 서울역 → 동작동 현충원

대형태극기와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선도차와 영구차에 이어 이희호 여사 등 유족이 탄 차량, 경호차량, 예비차량 순으로 이뤄진다. 대형 태극기는 이동속도를 감안해 국회-서강대교, 광화문-시청 구간에서만 행렬을 인도한다.

민주당 여의도 당사를 지나 동교동 사저에 도착하면 골목에서 고인이 다니던 성당인 서교동 성당의 성가대가 합창으로 맞이한다. 고인이 40여년간 지낸 사저에서의 마지막 배웅에는 이 여사와 영정을 모신 손자 김종대 씨, 홍업.홍걸 내외가 함께 한다.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장남 홍일 씨는 아버지의 마지막 길에 "끝까지 가겠다"며 현충원까지의 운구행렬에 함께 할 뜻을 보이고 있지만, 가족들이 몸이 불편한 것을 감안해 영결식과 현충원 안장식에만 참석할 것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원에 들어서면 명창 안숙선 선생이 추도창을 한다. 추도창은 이 여사가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로 만들었다.

고인은 사저 1층 응접실과 식당에 이어 독서와 각종 연설문을 집필했던 2층 서재, 하루 다섯 시간씩 주 3회 동안 힘겹게 치료를 받았던 투석치료실을 마지막으로 둘러본다. 2층 서재는 이번에 처음 언론에 공개되는 것이다.

사저를 떠난 운구행렬은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서울광장 분향소로 향한다. 시민들은 이 곳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이 여사도 잠시 하차해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오후 1시 30분부터 민주당 주최로 '민주주의여! 통일이여! 김대중 대통령이여! -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국민추모문화제'가 진행된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과 오유경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문화제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연설들과 가수 신형원 등의 각종 추모공연이 펼쳐진다.

김 전 대통령이 야당시절 숱한 장외집회를 개최했던 서울역을 잠시 들른 운구행렬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거행한다. 안장식은 영결식 때와 마찬가지로 천주교(함세웅 신부), 불교(세민스님), 기독교(이해동 목사), 원불교(이선종 서울교구장) 순으로 종교의식을 치른 뒤 하관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하관식에는 이 여사를 비롯한 유족 18명과 전직비서 10여명만 참석한다.

하관식이 끝나면 흙을 삽으로 퍼서 부리는 허토의식이 진행된다. 고인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생가에서 가져온 흙 한줌도 함께 뿌려진다. 고인의 인적사항 등을 기록한 지석에는 일본 납치사건 등 5번의 죽을 고비와 15대 대통령 취임,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퇴임 후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벌인 활동과 각종 저서 등이 상세히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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