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4시간이 지난 18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에 빈소가 마련됐고 아들 홍일.홍업.홍걸 씨와 며느리.손자 등 유가족들의 헌화와 분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문이 이어졌다.
빈소 가운데 파란 넥타이를 맨 고인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었고 양 쪽에는 각계에서 보내온 조화들이 놓여 있다.
이희호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빈소 앞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의료진의 인사를 받은 이 여사는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도 했다.
최근 병문안차 병원을 찾아 화해의 뜻을 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첫 공식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으며, 경남 봉화마을에서 故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오후 9시가 넘은 시각, 병원을 찾았다.
권양숙 "겹쳐서 슬픈 일 일어났다. 흔들리지 마시라" 위로

권 여사는 이희호 여사와 10여 분간 만난 자리에서 "기운 잃지 마십시오. 겹쳐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났습니다. 흔들리지 마십시오. 오래 사셔야 합니다. 강해지셔야 합니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으며, 이에 이 여사는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최 비서관은 또 두 여사가 만나서 울음이 그치지 않아 많은 말을 나누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오후 6시쯤 빈소를 찾아 이 여사와 손을 맞잡으며 애도의 인사를 전했다.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희호 여사와 가족에게 인사한 뒤 상주 자리에 섰다. 정동영 의원도 상주 역할을 맡았다.
이규성 전 부총리.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한갑수 전 농림부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도 병원을 찾았다.
야당 일제히 조문..김형오 국회의장에 "쓰레기들" 욕설도
정치계 인사들도 잇따라 병원을 찾았다.
정세균.이강래.추미애.이미경.송영길.박주선.장상.전병헌.김진표.김재윤.김상희.박영선.노영민 등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병원을 찾았고, 강기갑.권영길.이정희 등 민주노동당, 노회찬.심상정 등 진보신당 지도부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민주화의 거목이 가셨다. 현대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라며 "마음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 고이 영면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저에게 일자리 창출 전담 정치인이 되기를 기대하셨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고 북한과 미국 관계 잘 이끌 정치를 원하셨다"고 회고했다.
오후 6시 47분쯤, 병원을 찾은 김형오 국회의장은 빈소로 가는 길에 "어디 들어오냐", "이 한나라당 쓰레기들" 등 시민들에게 심한 욕설을 듣기도 했다.
오후 8시쯤부터는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시작됐다. 빈소 입구에 줄을 선 시민들은 비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후 9시 30분까지 집계에 따르면, 3천 6백여 조문객들이 병원을 찾았다.


한편, 김 전 대통령 측은 19일 오전 중으로 현재 병원 내 빈소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고도 전해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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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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