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17일부터 시작될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합동연습을 강력히 규탄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는 “미제와 이명박역적패당이 공모하여 벌리는 이 핵전쟁연습은 결코 그 누구의 ‘위협’을 막고 조선반도의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적성격의 무력시위가 아니다”며 “상전과 주구가 한 짝이 되여 우리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면서 그것을 실제적인 행동으로 옮기려는 이번 핵전쟁연습은 철두철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과녁으로 설정한 침략적인 전쟁행위”라고 규정했다.

담화는 “제 족속들은 피를 흘리지 않게 하고 남의 손을 빌어 세계를 제패하려는 상전의 음흉한 기도에 놀아나 민족의 귀한 자식들을 침략군의 총알받이로 내맡기려는 가련한 주구 이명박역도의 죄행은 천추만대를 두고 민족의 저주와 규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미제와 이명박역적패당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면 우리도 핵으로 맞설 것이며 미싸일로 위협하면 우리도 미싸일로 맞설 것이며 ‘제재’를 행동으로 옮기고 ‘대결’을 극한점에로 끌고 간다면 우리는 우리 식의 무자비한 보복으로,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북한 인민군의 입장 발표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제안한 지 하룻만에 나온 것으로 북측 기류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담화는 한미 양 정부를 공히 비판하면서도 “특히 정치적자주권은 물론 군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이명박역적패당 따위가 이번 핵전쟁연습의 돌격대로 돌아치며 동족대결의 앞장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이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과녁을 남측 정부에 돌린 점도 주목된다.

두 여기자 석방을 계기로 북미관계가 대화를 모색하는 협상국면으로 전환될 조짐이 보이는데 반해 유성진 씨 석방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당분간 냉각기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가 올해 을지훈련에 대해 북이 처음 공식반응을 보인 것"이라며 "을지훈련 할 때마다 일상적인 비난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북한은 2006년 을지훈련의 경우 24일 전부터 조선평화옹호위 대변인 담화를 시작으로 판문점 대변인 담화와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연거푸 내놓았다. 2007년에는 판문점 대변인 성명, 조평통 대변인 담화, 외무성 대변인 회견을, 2008년에는 조선평화옹호위 대변인 담화, 판문점 대변인 담화, 조평통 대변인 담화, 외무성 대변인 회견을 통해 역시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 당국자는 "(예년 을지훈련에 비해) 발표 형식이나 비난 수위는 큰 차이가 없지만 올 봄에 있었던 키리졸브훈련에 비하면 수위는 다소 약화된 것"이라며 지난 3월초 실시된 키리졸브훈련 당시 '전쟁' 거론과 '통신선 차단' 조치 등이 취해졌음을 지적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