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정대연 8.15평화통일대회 준비위원회 기획단장은 이번 대회를 "이명박 시대의 '범민족대회'로 열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번 8.15평화통일대회(8.15대회)는 과거에 비해 위상도 비중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명박 시대의 범민족대회'라는 생각으로 과거와 같이 감동도 있고, 긴장도 있는 (대회로 개최해) 통일운동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겠다."

광복 64주년 8.15평화통일대회 준비위원회 기획단장을 맡은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12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이번 8.15대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바로 '이명박 시대의 범민족대회'다.

남북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조건 속에서 통일운동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성찰과 고민에 대한 발로다.

범민족대회는 지난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정부의 탄압 속에도 남북 및 해외에서 수 만 명이 참가하는 거대한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8.15대회는 과거 범민족대회 못지않은 어려운 조건에서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다시 우리는 과거 선배들처럼 난관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앞장서서 헌신하고 개척해왔던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마음"이라는 정대연 기획단장의 말 속에서 결연함이 묻어나왔다.

정 기획단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이번 8.15대회가 마지막이지 않겠느냐는 절박한 심정이 담긴 대회"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 의지를 포함한 남북관계 정책의 대전환 선언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대정부 요구안에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 철회 및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연습 중단 △공안탄압 중단, 구속된 통일인사 석방 △대북제재 중단 및 한.미.일 핵 군사동맹 폐기 △민간교류 보장, 대북 쌀 지원 법제화 등도 포함됐다.

이명박 시대의 통일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 통일운동 진영에서 보는 이번 대회가 가지는 전통의 '성숙'이라는 의미라 한다면, 또 다른 축인 '반MB전선 연대의 강화'는 올해 대회가 가지는 '성장'의 의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 대전환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미디어법 원천무효, '4대 강 죽이기 사업' 중단 등 민생과 민주주의 문제까지 외연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오는 15일 오후 4시에는 야 4당과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이명박. 한나라당 독재심판 8.15국민대회'라는 이름으로 시국대회가 준비돼 있다.

정대연 기획단장은 "남북관계뿐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대중의 분노, 거부감은 사실 역대의 어떤 정권보다 심화된 상태"라며 "따라서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왔던 부자정책,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정책,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파괴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고수한다면 불가피하게 퇴임 투쟁으로 나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8.15대회가 민생과 민주주의의 문제에 대해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공동대응 기구를 만들기에 앞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반기에 무엇보다도 반이명박 투쟁들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농민.청년.학생 등 실제 기층 대중들의 연대투쟁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 8.15대회를 출발점으로 삼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대연 기획단장은 "과거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에 북과 함께 어우러져서 마냥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비정한 투쟁의 결의와 함께 투쟁도 결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불허 방침이 계속돼 대회 추진 여부마저 위협받고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이번 대회를 강행할 것이라는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인터뷰는 12일 오후 1시 50분경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에서 40여 분간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민생, 민주주의 문제 심각".. 야4당과 함께 시국회의 형식으로

▲ 그는 이번 8.15대회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통일뉴스 : 이번 8.15 대회는 예년과는 다르게 시국대회 형식으로 야4당과 함께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 정대연 기획단장 : 올해 8.15대회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오후 2시부터 부문별 대회를 하게 된다. 농민은 통일쌀 지원문제로 임진각 가겠다고 계획을 세워놓고 있고, 학생들은 미군기지 앞에서 을지프리엄가디언 훈련 중단 내용으로 하고, 여성들은 정대협과 함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정신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보상 문제 등을 가지고 반일집회를 한다. 그 다음에 청년들과 평통사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반미집회를 하기로 돼 있다.

오후 4시부터는 언론악법 원천무효 문제, 노동인권 탄압 문제, 4대강 죽이기 문제, 남북관계 파탄 문제 가지고 '이명박. 한나라당 독재심판 8.15국민대회'라는 이름으로 야4당,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민주주의를위한시민네트워크, 미디어행동, 운하백지화국민행동 등이 주최한다.

오후 7시에는 홍대에서 8.15통일문화제가 열리게 되고, 이번 8.15준비위가 같이 준비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올해 정세가 전통적으로 매년 해왔던 8.15대회를 계승해서 남북관계 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통일 행사와 함께, 지금 통일문제만 있지 않고 민생, 민주주의 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통일행사와 함께 국민대회, 시국회의 형식이 함께 열린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야4당과의 논의는 다 끝난 상태인가?

■ 야4당과 주최 단체들 사이에 개최하는 것으로 돼 있는 상태다. 장소는 서울광장을 애당초 신청했는데, 그 곳에서 국악행사가 있다는 이유로 (경찰이) 불허해서 지금 다른 장소를 경찰 측과 협의 중에 있다. 청계광장, 대학로 등이 후보지로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오늘, 내일 사이에 결정될 것 같다. 최근 정부와 경찰 당국이 모든 집회를 불허하거나 봉쇄하고 있어서 매번 집회할 때마다 장소 문제가 일찌감치 결정되지 못한 채 대회 임박해서야 결정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 야당이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 야당과의 공조는 잘 되고 있나?

■ 여러 차례 시국대회도 같이 개최하고, 특히나 언론악법 관련해서는 원내와 원외에서 공조해서 연대투쟁을 벌여왔다. 수시로 정책 협의를 운영을 해 왔는데, 최근에 어쨌든 정책 협의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보다 상설적으로 발전시켜나가자는 논의가 취합되었고, 이번 8.15대회가 그런 출발점으로서 의미를 갖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남는 문제는 하반기에 특히나 민생문제가 매우 심각하고, 이명박 정부가 친 서민 행보를 진행하는 한편, 또 한편에서는 서민 증세나 4대강 죽이기 사업에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붓는 등 이른바 '사이비 친 서민 정책'들을 취하고 있어서 이와 관련된 공동의 정책을 내놓고 대응하기 위한 논의가 뒤따라 진행될 것 같다. 다만 이것이 정세에 따라서, 야당의 등원 등의 변수가 남아있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1만 준비위원 구성, 참가 예정

□ 8.15대회 예상 규모는?

■ 1만 명 정도 모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시기에 잘 아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거리로 잘 안 나온다. 휴가철 말미이기도 하고, 본질적으로는 '거리에서 데모 많이 해봤는데 이명박 정권이 거리에서 말로 한다고 들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본다.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 두고 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경찰 당국이 비인간적으로, 폭압적으로 기본적인 집회시위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 영향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이번 1만 명을 결집하는 것은 그런 정부 당국의 집회시위에 대한 원천봉쇄를 극복하고 시민대중과 함께 하는 공간을 열어나가기 위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보자는 취지가 담겨져 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결의가 된 사람들 1만 명이 시민들과 함께 집회를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 8.15대회를 준비하는 기구나 조직은 어떻게 꾸려지고 운영되고 있나?

■ 준비위원회는 전국 지역과 부문의 1만 명의 준비위원을 구성한다. 각 부문의 대표자들이 대회장을 맡고 있다. 이렇게 하는 취지는 8.15대회를 누가 주최하고 누가 참가하는 대회로 하지 않고 특히나 이명박 정권과 맞서 싸워가야 한다는 정세의 요구, 정권의 폭압을 뚫고 대단히 지혜롭고 현명하면서도 완강한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 모두가 돈도 내고, 집회에 직접적인 준비위원이 되자는 의견을 반영해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에도 실제 필요한 재정이나 소요도 준비위원들의 기금으로 마련했고, 실제로 준비위원들이 대회에 참가하는 성과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전환의 마지막 기회"
"지금 정책 계속 고수한다면 불가피하게 퇴임 투쟁 나가야"

▲ 정대연 8.15평화통일대회 준비위원회 기획단장과의 인터뷰는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 소재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매년 열리는 8.15대회인데, 올해의 특별한 문제의식이 있다면?

■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이번 815대회가 마지막이지 않겠느냐는 절박한 심정이 담긴 대회라고 할 수 있다. 클린턴의 방북 이후 북미 관계가 직접 대화 물꼬가 트일 것이 확실시되고 이후에도 여러 가지 사후 쟁점은 있겠지만, 북미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상호 행동 대 행동 원칙이라고 부르는 소위 패키지가 급속히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조건에서 그동안 정부 당국이 취해왔던 것처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정책을 계속 고수하게 될 경우에 사실은 남북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남측이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상황으로 가고, 이것이 이후에 남북관계를 더욱 더 회복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데서 이번 대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8.15광복절 경축사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 의지를 포함한 남북관계 정책의 대전환 선언을 하라는 요구를 갖고 대회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 대회는 남북관계 뿐 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대중의 분노, 거부감 이것은 사실 역대의 어떤 정권보다 심화된 상태다. 따라서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왔던 부자정책,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정책,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파괴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고수한다면 불가피하게 퇴임 투쟁으로 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8.15대회는 사실상 진보연대 입장에서 본다면, 퇴임 투쟁을 전면화하기 위한 동력을 준비하겠다는 결심이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

세 번째는 하반기에 무엇보다도 반 이명박 투쟁들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농민.청년학생 등 실제 기층 대중들의 연대투쟁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번 8.15대회를 출발점으로 삼을 생각이다. 곧 이어서 9월 지역단위 연대투쟁로 이어질 것이고, 11월과 12월 전국 집중 민중대회 방식의 노.농.학 연대투쟁을 복원하고 강화하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 논의되고 있는데 8.15대회가 아마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6.15 10.4선언 실천 의지 천명이 남북관계 해결 첫 출발"

□ 8.15대회는 6.15, 10.4 실천기간 가운데 흐름을 만들어가는 기점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6.15, 10.4선언 이행의지 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그것과 관련해서 6가지 대정부 요구안을 작성했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것만 얘기하면, 지금까지 남북관계가 악화되어 온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 정권 하에서 이뤄진 남북사이의 합의라고 할 수 있는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정부가 실천하지 않은 것으로 출발했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것을 실천하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모든 것에 대한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가장 시급한 것 중 하나가 남북관계의 긴장을 조성하고, 북으로 하여금 이명박 정부가 대화의 파트너가 되기 어렵다고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북을 실질적으로 적대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PSI, 을지프리덤가디언과 같은 한미연합연습 훈련은 사실상 그동안 남측 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까지 퍼뜨렸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북의 붕괴를 전제로 한 대북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고 이것을 철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일본 정부와 손을 잡고,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대북 적대정책으로 나가도록 끊임없이 공작하고 종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난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이 무산된 가운데서도 소위 시료채취 문제를 쟁점화시켰던 것도 이명박 정부가 일본 정부와 함께 추진했던 것이고, 뿐만 아니라 지난번 인공위성 발사 때 대북제재를 가장 앞장서 선동한 것도 이명박 정부라는 점에서, 이런 식의 정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북미관계 개선 조짐으로 확인된 조건에서 소위 대북제재,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세 번째라고 생각한다.

"정부, 이념 대결 벗고 실용적 방향에서 남북관계 풀어야"

▲ 정대연 기획단장은 통일문제가 과거의 이념 문제가 아닌 민생적인 성격과 연관돼 있다고 보고, 정부가 실용적인 방향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마지막으로 통일문제는 과거에는 이념적인 문제이거나 민족적 문제 성격이 강했고, 지금도 그러하긴 하지만 지금은 훨씬 더 그보다 구체화된 게 민생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다. 금강산 관광이 묶였고, 개성공단이 존폐위기에 처해지면서 그로부터 발생하는 남측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경제적 손실만 해도 천문학적 숫자에 해당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남측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활로 중에 하나가 남북 간의 경제협력과 특히 10.4선언을 이행함으로써 서해안의 평화협력특별지대를 형성하게 될 경우에 고용창출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긴장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코리아 리스크(Korea Risk)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정부 당국이 이념대결에서 벗어나서 그들이 표방했던 것처럼 실제로 남북 사이에 상호이익이 되는 실용적 방향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농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 쌀 지원 문제는,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쌀이 남아돌아서 쌀값이 폭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남아도는 쌀을 북에 지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북과 경제협력의 계기로 삼는다고 한다면, 농민들에게도 이득이 되고 남측 경제의 활로를 열 뿐만 아니라 남북 사이에 경제협력을 활성화시키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한다.

"이번 대회, 정부 방침 관계없이 고수하고 강행할 것"

□ 작년에는 촛불이라는 현장 분위기 등 변수가 있었는데, 올해 대회는 어떤가?

■ 이번 8.15대회에도 네티즌들이 참가하겠다는 의사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촛불 이후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지금 그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모이는 것 자체를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네티즌들을 끝까지 수색해서 가택에 압수수색을 들어가는 이런 상황에서 조직화하지 않은 네티즌들이 희생을 각오하면서 거리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조직화된 대중들이 결연한 자세로 정부와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8.15대회는 진보연대를 중심으로 진보진영이 조직적이면서 평화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정부 당국이 집회를 원천봉쇄하거나 제약할 경우에 우리보다 더 괴로운 쪽은 경찰이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그런 식으로 투쟁을 해 나갈 생각이다. 우리는 헌법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모든 절차를 거칠 것이고, 정부가 허가하느냐, 안 하느냐에 관계없이 고수하고 강행할 것이다. 국민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이에 따른 법적 대응도 할 것이고, 우리가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법적 책임도 지겠다.

"각 부문이 주체가 되는 문화제 될 것"

▲ "각 부문이 주체되는 대회", "부문과 지역의 강화"는 그가 강조하고 있는 이번 대회의 특색이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이번 8.15대회의 특색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시국대회는 8.15때 하는 시국대회인 만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한 직후에 대회를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야4당 대표를 포함한 소위 반MB 진영의 대표 인사들이 무슨 말을 하는가가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첫 번째다.

두 번째로 7시에서 열리는 통일문화제에서 재밌는 시도 중에 하나는 전국의 여러 도의 사투리 웅변대회가 있다. 사투리를 그대로 써서 이명박에게 하고 싶은 얘기,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웅변대회가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8.15대회는 부문별 결의대회를 포함해서 시국대회, 문화제까지 부문 단체들이 주최 측에 통제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계획에 따라서 자체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고, 4시 시국대회도 그렇고 7시 문화제는 그들이 중심이 돼서 함께 만드는 대회가 될 것이다.

□ 서울 외에 다른 지역의 움직임은?

■ 지역 자체의 통일행사들을 갖는 단체들이 있다. 전북, 부산, 광주전남도 한다. 몇 군데 더 있다. 몇 개 지역에서 지역 대회를 사전에 하고 올라올 예정이다.

□ 통일문화제는 대학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 7시 문화제를 홍대 학생회가 유치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과거에 사실, 대학이라는 것이 구성원도 그랬고, 공간도 민주주의가 어려움을 겪을 때 그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앞장서서 국민들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주체이자 공간의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학이라는 공간이 사회의 비판 의식, 사회를 비판하는 행사, 심지어는 문화제까지도 할 수 없는 공간으로, 닫힌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이번에 홍대 학생들이 결심을 해서 8.15문화제를 개최하겠다고 한 것은 이것을 바꾸겠다는 결심의 표현이다. 이제 더 이상 대학이, 특히나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를 완전히 파괴하고 민생을 말살하고 평화를 유린하는 상황 속에서 대학이 침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대회,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좋은 평가 얻게 할 것"

▲ 그는 홍익대에서 열릴 문화제가 학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래서 대학이 이제 사회의 소금 역할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결심이 담겨 있고, 저희로서는 그런 학생들의 결심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반드시 노력을 할 생각이다. 우리 노력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소박하게 표현한다면, 이번 8.15대회를 학교에서 하고 나면 학교 구성원들로부터 반드시 좋은 평가를 얻게 할 것이다. 학교 시설의 사용, 행사 이후의 뒷정리, 그리고 학교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까지 포함해서 대회를 마치고 나면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렇게 성숙된 행사라고 한다면 학교에서 못할 이유가 없겠다는 말이 나오도록 만들 것이다.

이번에 부산대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학교에서 계획했고 학교 당국이 막았는데, 나중에 실제 행사 끝나고 이후 교수회의의 평가는 이런 행사라면 굳이 왜 그렇게 막으려고 했는지 모르겠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뿐만 아니라 이런 정도의 행사를 대학에서 못한다고 한다면 말이 되느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 홍익대학교로 문화제 장소가 결정 난 게 언제였나?

■ 얼마 안 됐다. 학생들이 내부로부터 토론을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어려운 결단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확인했던 것은 학생회가 이런 정치행사, 사회적인 행사를 개최하게 될 경우에 다음 학생회를 보장할 수 없다고 할 만큼 학교의 구성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게 사실이고. 학교 당국이 실제로 시설보호 요청을 하는 등 억압하는 것도 분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찰 당국이 봉쇄할 가능성이 있는 조건에서 상당히 신중하고 깊은 토론을 통해 논의를 했고, 최종적으로 어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8.15 통해서 지역과 부문의 대중운동을 강화하겠다"

▲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그에게 전화가 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하루에도 몇 번씩 회의를 한다는 정 기획단장.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큰 대회를 맡아서 진행하려면 어려운 점이 있기 마련인데, 어떤 부분인가?

■ 제일 큰 어려움은 대회 자체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것인데, 전체적으로 진보운동진영의 대중 동력들이 어느 때보다도 약화돼 있고 어려워진 상태에 있다. 할 일은 많고 역량은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어느 것 하나 쉽게 할 수 없는 극렬한 방해와 탄압이 있는 상황 속에서 하다보니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8.15대회를 힘 있게 개최하는 것이 그냥 행사만 잘 준비하면 되는 것이 아닌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역설적으로 우리가 8.15대회를 통해서 사람들의 투쟁의 결심들을 끌어올리고, 지역과 부문의 대중운동들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계층으로부터 대중운동을 복원하기 위한 정치 사업들이 더욱 더 힘 있게 이뤄져야만 되는지를 확인해 줬다고 생각한다.

이번 8.15대회를 잘 평가한다고 한다면, 그런 점에서 교훈점을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쌍용자동차 투쟁도 그렇다. 쌍용차 노조는 사실 초인적인 투쟁들을 벌였다고 본다. 그 투쟁을 완전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연대 파업이라는 노동자들의 무기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 민주노총, 노동운동 자체가 그러한 연대정치 파업을 벌일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 이것은 그동안 노동운동이 노동운동 자체를 정치투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내부의 조직적인 노력들이 부족했고, 이런 상태를 그대로 두고는 이명박 시대를 살아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8.15대회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똑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8.15대회라고 할 수 있다.

□ 대회가 축제라는 느낌보다는 투쟁의 과정이라고 느껴지는데?

■ 두 가지 다라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행사는 축제 분위기라고 하기 보다는 밝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이다. 다만 이것이 과거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에 북과 함께 어우러져서 마냥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거기에 비정한 투쟁의 결의와 함께 투쟁도 결합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원래 우리 민중들이 그렇지 않나. 농사지을 때, 노동할 때 함께 어우러져 힘든 노동을 견디는 것처럼 투쟁과 축제라고 하는 게 늘 함께 하는 짝이라고 할 수 있다. 밝고 활기찬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명박 시대의 범민족대회..통일운동의 새로운 출발점 만들겠다"

▲ 이번 대회의 실무를 총괄하는 그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통일운동의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개인적으로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을 맡아 주도한 첫 8.15대회인데, 어떤가?

■ 개인적으로 첫 번째 8.15대회라는 점에서 부담도 되고, 사실 어떻게 보면 남북관계가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조건이다. 작년에는 8.15대회가 촛불운동 뒤에 얹혀가는 분위기였고, 올해 8.15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조건에서 할 뿐만 아니라, 사실은 개인적으로 8.15대회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의 핵심은 진보민중진영이 통일운동에 대한 관심의 정도나 집중의 정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다. 그만큼 8.15대회 위상도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시대의 범민족대회'라는 생각으로 과거와 같이 감동도 있고, 긴장도 있는 통일운동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다. 그 출발이 완전하지는 못하겠지만 출발로서의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자부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 8.15대회는 어떻게 보면 매년 해 왔던 행사이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사흘 간격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열리는 집회 중에 하나다. 그렇지만 이번 8.15대회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지난 시기에 난관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그것을 앞장서서 개척해온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통일운동도 북과 함께 만나서 함께 축제 한 마당을 이룰 수 있었고,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도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올해 8.15대회는 과거 범민족대회 못지않은 어려운 조건에서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다시 우리는 과거 선배들처럼 난관과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앞장서서 헌신하고 개척해 왔던 정신을 되살리겠다는 마음의 결심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참가하는 분들이 거기에 의의를 두고 작지만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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