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1시 40분 향린교회에서 '고 강희남 목사 통일.민주사회장' 영결식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한 故 강희남 목사의 장례가 6월 항쟁 22주년을 맞은 10일 '통일.민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전주에서 발인식을 마치고, 오후 1시 40분 서울 명동 향린교회에서 치러진 영결식에는 강 목사를 애도하는 각계각층 300여 명의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당에서도 무소속 정동영, 민주노동당 권영길, 진보신당 노회찬 의원 등이 자리해 헌화하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문규현.변정수.오종렬.이규재.이수금 등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장례위원회는 총 177명의 고문과 630여 명의 장례위원으로 꾸려졌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초대의장, 우리민족련방제통일추진회의 상임의장 등을 지내며 평생을 통일과 민주화에 몸 바쳐왔던 강 목사의 삶을 웅변하듯, 고인을 기리는 추도사는 남.북.해외 각지에서 날아들었다.

▲추도사를 낭독하는 문규현 신부.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종린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은 "동지의 육신은 떠나지만 '연방제통일"의 신념은 고스란히 범민련 남측본부에 스며있다"며 "범민련 남측본부의 정치적 신념으로 4천만 민중, 7천만 겨레의 자주통일 의지로 넓게넓게 퍼뜨리겠다"고 고인의 유지를 받들었다.

떨리는 음성으로 마이크를 잡은 문규현 신부는 "민족화해와 통일의 오작교가 되겠노라 통일로를 따라 오체투지로 절하고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던 그 마지막 날, 임은 가셨다. 북쪽까지 이어질 앞날을 기약하며 저는 고향에 돌아왔는데 임은 훨훨 이 고향을 떠나셨다"고 애석해 하며 "한 마리 나비의 날개 짓이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면 바로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자고 사자후를 토하시던 임이시여. 묘향산에서 지리산에서 계룡산에서 뵙겠다"고 말했다.

북측도 강 목사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 남측 정부를 맹비난 하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범민련 북측본부는 지난 9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하여 혼신을 다 바쳐 투쟁해 온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 강희남목사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그를 죽음에로 몰아간 리명박역도의 천추에 용납못할 만고죄악을 온 민족의 이름으로 준렬히 단죄규탄한다"고 밝혔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와 범민련 북측본부도 지난 8일자로 유가족들에게 조전을 보내 "선생은 자기 한몸을 서슴없이 바쳐 남녘 겨레의 가슴속에 민족자주의식을 심어주고 민주의 불길, 통일애국의 불길을 지펴주었다"고 평하면서 "우리는 강희남선생을 죽음에로 몰고간 리명박정권의 파쑈적 만행을 준렬히 단죄하면서 선생이 생전에 그처럼 념원하던 조국의 자주적평화통일을 하루빨리 실현하기 위해 더욱 힘차게 투쟁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범민련 북측본부, 해외본부 등을 비롯해 해외 각지에서 故 강희남 목사를 애도하며 추도사를 보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밖에도 범민련 해외본부, 공동사무국, 재일조선인본부, 재중조선인본부, 유럽지역본부, 카나다지역본부, 재미본부 등 해외 각지에서 추도사를 보냈다. 이준식 유럽지역본부 의장은 추도시에서 "우리 온 겨레를 자주의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고 민중들의 심장, 심장을 민주의 물결로 넘쳐 흐르게 하신 당신!"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고인의 오랜 지기인 박창균 목사도 "56년부터 오늘까지 60년이 넘도록 일편단심의 아주 가까운 동지, 친구로서 같이 감옥도 가고 통일운동을 해 왔다"며 "통일운동을 가열차게 한 사람을 대라고 하면 서슴지 않고 이 친구 한 사람 댈 자신이 있다. 강희남 동지다"고 말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치러진 노제에서 이수금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고백합니다. 우리는 민족과 민중을 탄압하는 권력의 총, 칼 앞에 주저했습니다. 그러나 강희남 목사님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민족을 지키는 튼튼한 방패가 되어 주셨습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유해는 벽제 화장장에서 화장한 뒤 마석 모란공원 납골당에 안치된다.

▲영결식에는 故 강희남 목사를 추모하는 각계각층의 인사 300여 명이 함께 자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영결식을 마친 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故 강희남 목사의 노제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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