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기 시작했다'는 <CNN>보도가 나온 가운데, 정부 고위당국자는 2일 오전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응해) 일본이 새로운 안보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공감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1일(현지시간) 런던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 직후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안보리에 새로운 결의안을 낼 생각"이라고 밝혔고,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당국자는 이 보도를 확인하면서 "성안이 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로켓발사가 바람직하게 보지 않고 있으며, 발사 시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해'하는 이유로는 "중국과 러시아도 여러가지 방식으로 북한에 로켓 발사를 만류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중.러가 1718호 위반이라고 한 적 있나'는 질문에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고 토로했다.

'연료주입' 보도 확인 요청에 대해서는 "정보사항"이라며 피해갔다. 이 당국자는 대신 "발사를 위한 준비가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식으로 간접 확인했다.

한.미.일이 유엔안보리에서 결의를 추진한다는 데까지는 나갔지만, 그 수위나 이후 6자회담 재개 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비핵화 안 하겠다 할 수는 없고, 그러나 그게 두려워 상응조치를 안 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한 것이다. '북한이 로켓을 쏜다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면서도 냉각기가 장기간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모순된 신호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로켓 발사 이후 6자회담 재개 구상'에 대해, 이 당국자는 "상황에 달려 있다"고 했다.

"대화 재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일 뿐", "지금은 서로 액션에 대응하는 국면이라 대화 재개가 어떻게 되리라고 시나리오 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화 측면에서 좋은 여건은 아니"라며 일정 기간 냉각기는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그는 6자회담이 언제 열릴지는 모르나 "어느 테이블에서든 미사일 문제는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게 되면 현재도 어려운 핵문제 협상이 더 어려워지는 아니냐'는 지적에 "국제사회가 미사일 문제로 몇 개월 소비했는데 안 다룰 수 있나"고 되묻기도 했다.

'유엔안보리 상정만으로도 6자회담은 없어지게 될 것(3.26 북한 외무성 대변인 대답)'이라는 북한의 발표에 대해서는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했다.

동시에 "2005년 2월 10일 북한이 핵보유선언을 하면서 6자회담에 불참한다고 했으나 그해 7개월만에 9.19공동성명이 나왔다"며, 북한이 과거 불참 입장을 수 차례 밝혔고, 그에 따라 몇 개월간 불참하기도 했지만 결국 재개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북.미 고위급 대화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이 당국자는 "비핵화의 진정한 진전에 도움이 되고 6자회담의 틀에 연계돼 있다면 어느 한 나라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진전을 이끄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것은 꼭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적용된다"며 과거 중국의 역할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도) 6자회담의 틀 내에서 (우리 정부와) 사전협의를 거치면서 6자회담의 복원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북.미 고위급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언제쯤 끝날 것 같은가'는 질문에는 "물어봤는 데 시점을 특정해서 말하지는 않더라"고 했다. 그는 대북정책 검토가 굉장히 빨리 끝났다는 평을 듣는 부시 1기 행정부 때도 6월초에야 끝났다며 "앞으로 한, 두달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유엔안보리 결의 추진 외에, 정부가 독자제재 방안으로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전면 참여를 추진 중인데 맞나'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런 방향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PSI 전면참여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는 3.30 북 조평통 대변인 담화 이후에는 남북해운합의서를 원용하는 방식의 PSI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 로켓발사 대응책 협의차 지난달 27일 미국으로 떠났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일 오후 귀국했다.

위성락 본부장은 방미기간 중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 성김 국무부 북핵특사, 게리 새모어 비확산담당 국가안보회의(NSC) 조정관(부보좌관급), 제프리 베이더 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 등을 만났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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