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1일 오전 0시 55분> "퇴로 차단하고 모두 다 검거해"
- 경찰, '용산 참사' 현장에서 행진 시민 '무더기' 연행

▲ "퇴로를 차단하고 모두 다 검거해" 경찰은 '용산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을 잇달아 연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퇴로를 차단하고 모두 다 검거해."

오후 11시께, 한 달여 전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그 장소에서 또 다시 경찰의 무전기음이 밖으로 새어나왔다.

서울 남영역에서 출발한 시민 600여 명의 거리 행진이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 도로에서 한바탕 경찰과 충돌을 일으킨 후였다. 이어 곧바로 대거의 경찰병력이 투입되면서 이 일대의 거리는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시민들이 발사한 폭죽 소리를 경찰의 구호 소리가 덮쳤다. 경찰은 인도와 도로를 가리지 않고 들어와 시민들을 진압했다. 도로에 있던 시민들은 순식간에 연행됐고, 인도로 긴급히 몸을 피한 시민들도 고착된 채로 사지가 들려 연행됐다.

▲ 경찰은 도로와 인도 양쪽으로 병력을 투입해 시민들을 강제 연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인도에 지나다니고 있던 시민들까지 무더기로 연행을 한 경찰은 각 골목길로 병력을 투입, 시민들을 계속해서 연행했다. 경찰 병력이 투입된지 10여 분, 5,6명의 시민들이 잇달아 연행됐다.

경찰의 강제 진압에 극도로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길바닥에 있는 돌을 깨뜨려 던지기도 했다. 경찰 병력에 밀린 시민들은 용산역 광장에서 집결해 "독재타도 명박퇴진", "살인경찰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항을 이어갔다.

경찰이 용산역 광장까지 밀고 들어오자, 시민들은 용산역사 안으로 이동했다. 일부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정리집회를 하기도 했고, 또 일부는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시청 광장으로 이동, '밤샘 시위'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 600여 명의 시민들은 남영역에서 용산 방면으로 거리 행진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경찰은 용산역 광장까지 병력을 배치해 시민들의 이동을 철저하게 막았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앞서 명동성당에서 1차 집회를 거친 참가자들은 종로 일대와 언론노조가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는 프레스센터, 을지로 방면으로 나누어 '인도 행진'을 이어갔다.

종로 일대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도로 행진을 시도하면서 경찰과의 충돌이 일었다. 을지로 방면에서는 거리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종각 부근에서 경찰은 도로로 나온 시민 2~3명을 연거푸 연행했다. 이들 중 1명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인도에 있는 사람까지 잡아가냐"며 경찰의 연행에 계속 항의했고, 페트병을 던지는 시민도 있었다.

경찰은 그 시민에게 "필히 그 자리에 있으라. 반드시 검거하겠다"며 방송을 하고, 인도로 병력을 투입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진에서는 3.1절을 맞아 시민들의 태극기 행렬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독재타도, 명박퇴진" 등을 외쳤다.

▲ 종각역 부근에서 경찰들과 시민들의 충돌이 일어났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1신, 오후 8시 40분> 태평로 거리에서 부활한 'MB악법-용산' 행진
- 1만여 명, 경찰과 극심한 충돌...연행 잇달아, 'MB화형식'도

▲28일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태평로 한화빌딩 앞은 여의도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1만여 명의 노동자들과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유족들과 함께 연 언론노조 결의대회를 마친 500여 명의 시민들로 가득찼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태평로를 지나 명동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참가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태평로 일대 대규모 거리행진이 다시 불 붙었다. 시국회의 이후 본격적으로 'MB악법'과 '용산참사'가 결합되면서 동력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촛불이 탄압을 받으며 거리에서 모습을 감춘 뒤 수개월 만이며, 규모 면에서도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28일 오후 6시 10분께, 서울 태평로 한화빌딩 앞은 여의도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1만여 명의 노동자들과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유족들과 함께 연 언론노조 결의대회를 마친 500여 명의 시민들이 거리 한 가운데서 경찰과 마주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지난해 촛불 탄압으로 약해진 동력이 'MB악법', '용산참사' 등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누적돼 한꺼번에 터져나온 듯 했다.

▲ 이날 거리의 모습은 'MB악법', '용산참사' 등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누적된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나온 듯 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경찰이 급작스럽게 거리로 뛰쳐나와 시민들의 행진을 막아 이 일대에서 한바탕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났다. 경찰은 방패를 휘두르며 시민들을 밀어내며, 항의하는 시민 10여 명을 연행했다.

소형 밀착형 방패를 갖추고 청바지를 입은 이른바 80년대 '백골단'의 모습도 보였다. 전투경찰들이 기점을 막고, 시민들의 통행을 막는데 주력했다면, '백골단'은 대오에서 떨어진 시민들을 쫓아다니며 연행했다.

10여 분간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벌인 시민들은 경찰병력이 서울시청광장 앞 도로를 모두 막아서자 발길을 돌려 남대문을 지나 명동 방면으로 향했다.

▲ 이명박 대통령 모형에 불을 붙이는 '화형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국은행 앞 도로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모형에 불을 붙이는 '화형식'이 진행됐다. 한 시민은 "불로 망하는 정권이 될 것"이라며 분노감을 감추지 않았다.

명동에 도착한 시민들의 기세는 더욱 거셌다. 경찰 병력 500여 명이 명동 입구를 가로막자 시민들은 경찰의 제지를 뚫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두 번째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경찰은 녹색 색소를 뿌리고, 명동 곳곳으로 병력을 투입시키며 시민 대오를 분리시키려 했지만, 시민들은 대오 앞과 후미로 나눠져 경찰들의 포위에 맞섰다.

▲ 경찰은 방패를 휘둘러 시민들을 밀어내며, 항의하는 시민 10여 명을 연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주변의 쓰레기통과 깡통들이 공중으로 오갔고, 10여 명의 시민들이 연행됐다. 오후 7시 12분께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 병력 쪽에서 미확인 공포탄이 발사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은 시민들이 물러서지 않고 팽팽하게 대응하자 방패를 공중으로 휘두르며 위협하며 퇴로를 확보했다. 양측 간의 간헐적인 충돌로 일부 시민들이 우발적으로 다치기도 했고, 취재 중인 기자들도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기도 했다.

▲ 소형 밀착형 방패를 갖추고 청바지를 입은 이른바 80년대 '백골단'의 모습도 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대오 후미에 있던 시민들은 경찰 병력을 남대문 일대로 밀어내며 도로를 확보하려 노력했지만, 오후 7시 35분께 경찰 병력이 대거 투입되면서 일제히 인도로 밀려났다.

4천여 시민들은 오후 8시께 명동성당으로 집결, 집회를 벌이고 있고 지도부들은 이후 국민대회를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내부 논의 중이다.

이들과는 별도로 종로 2가 일대로 진출한 시민들도 도심 게릴라 시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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