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기억의 투쟁이라고 합니다. 누구의 기억이, 아니 누군가 기억하고 싶은 바가 다른 기억들과 다투어 이긴 결과라는 것입니다.

이같은 명제가 아니라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 마음에 새겨야 할 기억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가장 소외된 이들로부터 가장 중심에 있는 이들까지, 가장 오른편에서 가장 왼편까지 공동의 집단기억으로 남길 수 있는 것, 남겨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 겨레의 남단에서 북단, 물 건너 동포사회까지 공유해야할 기억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필자로서는 기억의 내용이야 어떻든 '주류'가 아닌 작은 진실들이 묻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 시기 만개했던 과거사위원회의 활동에서 보듯, 때로 어떤 강인한 진실들은 수십년의 시공을 넘어 부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와 같은 인위적인 '망각'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철지난 색깔몰이가 다시 횡행하고, 공권력이 폭주하고, 음습한 사찰정치가 기지개를 켜는 2008년 세밑. 양극단으로 찢겨버린 이 사회에서 작은 진실이 묻히지 않는 공동체에 대한 희망이 가당키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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