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한나라당이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간단한 '환영논평'을 낸데 반해, 민주.민노.창조 등 야권은 '오바마 시대의 개막'에 맞춰 이명박 정부도 대북정책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원조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자유선진당은 정부가 '오바마 정부'에 대한 외교적 대비책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야권, MB 대북정책 바꿔야 = 오바마 후보의 당선으로 한껏 고무된 표정인 민주당은 "무능보수의 시대가 일단락되고 진보로의 변화를 예고하는 결과"라며 "대북강경책, 부자감세와 같은 부시 따라 하기는 이제 중지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이 오바마가 당선되었는데 부시 따라 하기를 계속하는 것은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당선되었는데 친한 친구, 부시 따라 하기를 계속한다면 대한민국은 시대적 조류에 뒤떨어지고, 긍정적 미래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희망한다면 지금이야말로 대북 정책을 전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남북관계 복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질서재편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오바마 당선자의 대북정책의 변화에 발 맞춰 대북강경정책의 기조도 전면적으로 변화시켜내야 한다"며 "냉전구도가 대화와 협력으로 급진전되는 속에서도 여전히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을 추종하고자 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정권으로 악수만을 거듭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은 오바마 당선자에게 보내는 서면형식의 글을 통해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전면 개조, 대테러전 즉각 중단 등 경제.외교정책에서의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민주노동당으로서 오바마 당선자의 대북 정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북한 문제를 단순히 6자회담 틀 내로 가둬놓으려 하지 말고, 가시적인 평화행보를 통해 북한을 우방으로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한국당은 이례적으로 문국현 대표가 직접 성명을 내 "미국대선에서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새로운 미국건설을 향한 그의 정책적 비전과 열정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한반도와 한.미관계와 관련 "우리는 오바마의 유연한 외교전략이 한반도와 미국간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획기적인 협력과 창조적인 관계발전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며 "그래서 교착상태에 빠진 금강산관광의 재개, 개성공단 2단계 사업 착공, 중단된 이산가족상봉 등이 재개되고 궁극적으로 북미수교가 이뤄져 한반도의 안보는 물론 경제적 활성화와 대한민국 재창조의 신기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정부여당에 '불똥'? = 자유선진당은 "첫 유색인종 대통령으로 미국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미국의 새 대통령 선출을 축하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게 된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엿보였다. '불똥'은 정부여당에게로 튀였다.
박선영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부시 대통령 이후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던 만큼 여러 가지 난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정부와 한나라당은 뒤늦게 오바마와 민주당과의 연결채널 확보에 허둥대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오바마 정권의 탄생과 함께 우리는 북핵문제와 한미 FTA 등 중대한 현안들로 당분간 한미 간에 불협화음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비해도 어려운 것이 외교관계인데 급박한 외교현장에서 아무런 실질적인 준비도 갖추지 못했으니 이제 그 게으름과 무사안일에 따른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인 한나라당의 윤상현 대변인은 "이번 오바마 후보의 승리는 변화와 희망을 위한 미국국민의 선택이자, 새로운 미국역사를 향한 전기"라며 "60년 혈맹인 한미양국관계가 앞으로도 굳건한 신뢰를 토대로 더욱 성숙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펼쳐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금융위기 극복과 한미FTA 비준 등 주요현안들에 대해서도 서로 힘을 합쳐 나가야한다. 특히 북핵 폐기라는 한반도 평화의 핵심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확고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오바마 후보 당선을 거듭 축하하며, 향후 한미양국이 전략적 동맹의 바탕위에서 새로운 상생협력 관계를 넓혀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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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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