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정부의 태도를 분명히 하라"며 "가장 먼저 북한에 대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 분명히 해주는 것이 좋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23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김대중 도서관 국제회의실에서 '남북관계의 발전적 방향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30여 분 간 강연을 하고, 이어진 질의 시간에 나온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조언을 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개성공단의 기숙사 건설,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 여부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분명히 하라고 촉구하고는 "북한의 가장 큰 의심은 6.15, 10.4선언을 지키지 않고 다시 옛날과 같이 반공 일변도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며 "태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 북한의 의심을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결국 대화의 길이 열릴 것이다"고 바라봤다.
특히 그는 "북한에 풍선 날리는 거 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에 풍선 날려서 풍선에서 나오는 그 삐라가 김정일 위원장 사생활 문제, 건강 문제 등 여러 가지 악담이 있어서 북한은 굉장히 흥분하고 분노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북한이 우리에게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다섯 가지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태도를 분명히 하면서 북한보고 대화하자 해야 한다"며 이후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게 해 가지고 문제점이 6.15, 10.4선언에 있으면, 일단 인정하고 그 후에 얘기를 부분적으로 진행해 실천방안을 얘기해야 할 것이다"며 "전 정권이 해 놓은 것은 법적으로도 후계 정권이 인정하고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남북 화해협력은 정신적 화해"

또 그는 인문학자로서 남북화해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남북 간의 화해.협력한다는 것은 사람이 왔다갔다 하고, 또 비료를 주고 식량을 주고 이런 것도 물론 들어가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정신적으로 화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인들, 예술인들, 학자들이 다수 왕래를 해서 북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민족 문제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서로 협의하고, 남북한의 사상과 여러 가지 문화와 예술 등에서 큰 교류협력이 이루어지고 정신적으로 상호 협력. 이해하는 그런 기반이 형성되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과 사명의식을 호소했다.
그는 "통일의 필요성을 우리 국민들에게 얘기해야 한다"며 "우리는 1,300년 통일한 민족이다. 해방 후에 63년 동안 분단이 되었지만, 우리가 한 것이 아니고 미국과 소련이 멋대로 갈라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일민족이고 1,300년 동안 통일된 민족이기에 이것이 통일을 해야 할 당위성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가 북한 전역에다가 투자하고 같이 경제협력하면 북한도 좋고 우리도 좋은 윈-윈의 결과가 올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해서 파리, 런던까지 기차가 가야 한다. '철의 실크로드'가 열리는 것이 우리가 제2의 도약을 하는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이런 것들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얘기해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핵 포기하는 중대 결단할 사람은 김정일 위원장 뿐. 김 위원장 건재해야"
한 참석자가 미 클린턴 대통령 때 북미관계 개선 등의 시기를 놓치는 등 김정일 위원장의 정세 판단능력에 의혹을 제기하자, 그는 "김정일 위원장은 내가 몇 시간 만났는데 사람이 똑똑하다. 사물 판단이 아주 빠르다"고 평가하고는 "북미관계가 이렇게 지연된 부분은 양쪽에 있었다"고 봤다.
"북한이 자꾸 남쪽하고 너무 열었다가는 체제가 무너지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 강경파들이 있다. 그리고 미국이 자기들을 해치지 않겠느냐는 두려움이 뿌리 깊게 박혀있어서 자꾸 시간을 끈다", "미국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고농축 우라늄 핵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해서 그 때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양측의 문제점을 함께 짚었다.
김 전 대통령은 "근본문제는 그런 부분이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열망은 틀림이 없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이 안 좋단 말이 있는데 그 점에 있어서 우리나라로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건재한 것이 필요하다. 미국서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앞으로도 여러 가지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완전히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김정일 위원장 밖에 없다"며 "김정일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남쪽하고 평화 공존하다가 서로 협력하자는 원칙을 확실히 가지고 있고,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관계 개선해서 살 길을 열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40여 명의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교수와 인문학 연구소 임원들은 24일 개성을 방문하기 앞서, 김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강의가 끝난 뒤 김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인문학이 어떻게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가', 'W.브란트의 문화민족 개념과 남북문제', '통일 시대를 위한 국어 관련 및 문제'등의 주제로 통일인문학 세미나를 진행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한신대 '평화와 공공성' 센터 창립기념연설
지금도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다.
김정일위원장은 노벨평화상 따위를 받지 않는다.
일은 함께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