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트코리아를 중심으로 한 30여개의 일부 '우파'단체들이 모인 '국가쇄신국민연합'은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스파이 사건'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한미간 간등, 북핵실험, 일심회 간첩단 사건 등이 터진 혼란한 국면을 전환시키기 위해 노무현 정권 핵심인사들이 배후에서 조작한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재조사를 통해 배후세력을 색출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백성학 미국 스파이 사건'은 2006년 10월 31일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장에서 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가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정보팀을 운영하며 국가정보를 수집해 미국에 보고해왔다"고 폭로해 불거진 사건으로, 미국측 보고 당사자로는 리쳐드 롤리스 국무부 당시 부차관보가 지목됐던 사건이다.
검찰은 '미국 스파이'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리했지만, 백 회장이 신 대표에게 국내외 정세분석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정세분석 자료를 영문으로 번역해 미국으로 보낸다"는 말을 한 사실을 국회에서 부인한 점에 대해서는 위증 혐의로 기소해 백 회장측은 스파이 혐의에 대한 완전한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사건에 연루된 배영준 전 US ASIA 코리아 사장, 황장수 전 국민중심당 비서실장(전 농림부 농림수산정보센터 사장), 강동순 전 방송위 상임위원(전 KBS 감사) 등이 나왔다. 백성학 회장은 "재판중인 관계로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배 전 사장이 전했다.
배영준 전 사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자신의 사무실에서 발견, '미국 스파이 사건'의 핵심 증거물로 지목되고 있는 'D-47'(국내정세동향분석) 문건에 대해 "정보문건이라고도 할 수 없는 형편없는 번역문"이라고 일축했다.
배 전 사장은 기자회견문에서 "이 문건을 졸속으로 번역하면서 문건 내용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람에게 번역을 의뢰하여 사학계(私學界)를 사학계(史學界) historians로, 썬앤문 회사이름(Sun and Moon is)을 Sun and moon are로 오역한 것은 조잡하고 유치한 공작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D-47' 문건을 작성한 황장수 전 국민중심당 비서실장은 "이 사건의 핵심은 노무현 정권이 사법 증거를 조작하여 미국 스파이 의혹을 억지로 조작해낸 증거 조작 스캔들에 있다"면서 "경인방송의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경인방송의 최대주주를 미국 스파이로 몰아 방송사업에서 제거하고, 개국 자체를 무산시키고 최대주주의 교체를 통해 정권핵심과 좌편향 방송 운동권 세력이 신설 공중파 방송을 장악 하려 한 정치적 일탈행위"라고 음모론을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봉태홍 집행위원장 등은 이 사건을 집중보도해 온 <CBS> 기자들을 향해 "CBS는 언론도 아니다. 좌파정권에 협력한 왜곡편파를 일삼는 방송"이라고 막말을 하고, "CBS는 이 사건의 당사자"라며 질문을 받지 않아 소동이 일기도 했다.
또한 기자회견 도중 "노무현 정권이야말로 간첩정권이다... 우리의 애국자들을 간첩으로 매도했다"든가 "이제 진짜 간첩을 잡아야 한다... 황장엽 리스트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으며, "이명박 정권의 공익은 바뀌었다"고 주장하며 오는 10월 2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원에서 열리는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국회위증 혐의 1심 선고공판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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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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