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낮 서울시청 광장에 1만여명이 모여 자발적인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양초를 사도록 돈을 댄 사람이라도 찾으라’면서 측근들에게 촛불의 배후세력을 찾으라고 호통친데 대해 네티즌들은 코웃음을 쳤다.

6일,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네티즌들은 서울시청 광장으로 자발적으로 모이고 자발적으로 사회자로 나서고 또 자발적으로 발언을 하며 집회를 진행했다.

때문에 이날 낮 12시 30분쯤 100여명의 네티즌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구호를 외치며 시작된 집회는 한 시민이 앞에 나서 사회를 보면서 2시경 1만 여명이 운집한 집회로 확대됐다. 마이크조차도 없이 시작된 엉성한 집회는 근처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공연팀이 마이크를 빌려주면서 활기를 더해갔다.

▲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뜻을 당당히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구호 하나 산뜻하게 외치지 못했던 자발적 진행자는 마이크를 잡더니 ‘연예인이라도 된 것 같아 쑥스럽다’면서도 연신 ‘명박탄핵’, ‘고시철회’ 등을 외치며 행사를 이끌어 나갔다.

이번 행사에는 경북문경에서 첫차를 타고 왔다는 문경여고 2학년 이소연 학생이 첫 발언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소연 양은 “제 주변 어른들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는데 이번 미국산 쇠고기와 대운하, 공공기관 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 모든 어른들이 외면하는 등 민심이 되돌아섰다”며 “쇠고기 재협상이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쇠고기 수입을 막아내자”고 말했다. 소연양은 친구들과 함께 하루 종일 행사에 참여한 뒤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갈 생각이다.

▲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자신을 4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중년의 신사는 시청광장에서 위령제를 지내는 북파공작원들을 가리키며 “저분들도 나라를 위해 싸웠다고 자부하겠지만 독재정권을 수호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은 애국이 아닌 매국의 길을 걸을 사람들이며 여기에 모인 우리가 바로 애국자들이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다고 고백(?)을 한 30대 중반의 남성은 “이명박 대통령을 찍은 손이 부끄럽다”며 “이명박도 미친소도 필요없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유발언이 늦어지자 사회자는 사진기자 중에 한명의 발언도 요구를 했고 이에 KBS 2TV ‘세상의 아침’ 프로그램 소속 카메라 기자가 나서 “여러분과 72시간 동안 함께할텐데 인터뷰를 비롯,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다는 아저씨는 “청와대에 있는 쥐를 잡기 위해 우리 모두 떠나자”며 고래사냥을 개사해 ‘자~ 떠나자 MB잡으러 국민주권 말살하는 MB잡으러~’라고 노래를 불렀다.

▲ 연휴에도 불구하고 지방에서까지 올라와 집회에 참석할 정도로 시민들은 열성을 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초등학교 2학년생이라는 어린이도 손을 번쩍 들고 발언 기회를 얻어 “대통령을 잘못 뽑았어요. 법을 잘 지키지도 않고 국민들을 무시해요”라고 또박또박 말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경북 상주에서 중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나온 아버지는 “그동안 ‘아고라’ 등 인터넷에서만 활동하다가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첫 버스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아침까지 독서실에 있다가 공부가 안 돼 나왔다는 평택 은혜고 3학년이라고 밝힌 여학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발전을 시킨다고 해서 뽑았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서민들은 더욱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며 “우리가 나서 막아야 할 것이며 앞으로 내가 대학생이 되더라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꼭 나서겠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에서 첫차 타고 서울시청에 왔다고 밝힌 여학생들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전경도 뽑았고 자동차도 샀으면서 국민들이 고용주인데도 우리를 막는다”며 “공부를 잘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나오는 일이 슬프다는 것을 잘 안다”고 밝혔다.

▲ 행진에 나선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웬만하면 나오지 않으려 한 아줌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30대 여성은 북파공작원들을 가리키며 “국립묘지는 뭐하고 여기서 위령제를 지내냐”고 항의한 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방빼~”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아직 17년 밖에 안 살았는데 커서 꿈 이루고 싶지, 죽고 싶지 않다”는 잠실여고 1학년 여학생은 “정치를 잘 모르지만 전경들이 진압을 하는 것을 보고 나왔다”며 “이러다가 국민들이 다 죽으면 어쩌려고 그러는 지 모르겠다”고 소리쳤다.

자발적인 집회를 마친 네티즌들은 광화문 등지를 돌며 ‘이명박 탄핵’ 등을 주장하며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 태극기를 앞세우고 행진하는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편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청 광장에는 민주노동당, 인권단체연석회의, 장애인철폐연대, 참여연대 등 각계각층의 시민단체와 ‘안티 이명박’, ‘엽기 혹은 진실’ 등 인터넷 까페 천막이 쳐져 있으며 이들 단체와 모임들은 서명운동, 홍보전 등을 진행,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서울에서의 본 행사는 오후 4시 대학로에서 시작돼 광화문까지 행진할 예정이며, 밤 7시부터는 문화제와 행진에 돌입해 밤을 지새며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이틀째 '촛불'을 불사를 계획이다.

▲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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