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오전 2시 10분> 행진대열 자진해서 광장 이동... 도로 정상 소통
-경찰버스에 시민 다쳐... 경찰 안일한 대처에 시민들 분노

▲ 촛불행진에 대한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공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높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거리행진을 위해 몸으로 경찰을 막고 있는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3시간여 경찰과 대치했던 행진대열이 오전 1시께 시청광장으로 자진해서 올라가면서, 촛불대행진이 마무리 됐다. 그러나 경찰버스에 한 시민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촛불대행진에 대한 경찰측의 안일한 대응이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밤 11시께 서울프라자 호텔 앞에 있던 경찰버스가 이동하자 시민들이 에워싸며 막아나섰고, 이 과정에서 4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차 밑에 깔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버스 운전자가 사고 발생 즉시 밖으로 나와 피해자를 살피지 않아 시민들은 "경찰이 법규를 어긴다", "교통사고가 아니라 뺑소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사람이 깔린 상황이었는데 1미터만 전진했더라도 큰 일이 날 뻔했다. 운전자가 나오지 않았다면 살인미수 아닌가?"라며 "운전사가 50대였는데, 나와서 사과해야 한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사람 몸이 범퍼 밑으로 3분의 2 이상이 들어갔다. 10분 동안 차량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 상황을 교통경찰도 방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피해자는 걸어서 귀가한 것으로 알려져 큰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버스를 5백여 명의 시민들이 둘러싸 항의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뒤늦게 남대문경찰서 조 모 교통과장이 왔지만 "성난군중이 있어서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 운전자도 위협을 느낄 것"이라며 피의자에 대한 신분확인을 거부해 상황은 더 악화됐다.

▲ 김원준 남대문경찰서장.[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인권침해감시단' 민변 김태욱 변호사는 운전 기사에게 "제가 들어가서 이야할테니 문을 열어달라"라고 방송을 했지만 운전기사는 끝까지 문을 열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에 민변과 인권단체연석회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의 관계자들이 나서 1시간 이상 실랑이를 벌이고, 김원준 남대문경찰서장이 도착해서야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교통사고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김 서장이 외면하면서 상황은 다시 격화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비난에 김 서장이 웃음을 보이자, 일부가 에워싸기 시작했고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김 서장은 "여러분은 지금 불법감금행위를 하고 있다"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자 시민들은 "사람 친 것은 불법 아니냐? 하다 못해 개가 치여도 이러진 않는다"며 맹비난했다.

김 서장은 결국 전경의 방패에 둘러싸여 몸을 피했지만, 이날 경찰 측이 보인 태도에 그동안 쌓였던 시민들의 공권력 불신, 분노는 극에 달했다는 표정이다. 앞서 김 서장은 대치과정에서 선무방송을 통해 "여러분의 불법 도로 점거는 처벌대상이다. 떼를 쓰는 행위는 중단하라"고 말해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었다.

경찰버스에 치여 허리를 다쳤다고 주장하는 또다른 시민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경찰측은 방치해 둔 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피의자를 보호하는 데 급급했다. 지난 28일 거리행진에서도 사복을 입고 채증하는 경찰을 에워싸고 있는 상황에서 한 시민이 경찰차에 발이 치이는 상황이 발생했었지만, 운전을 했던 경찰관이 곧바로 차에서 내려 피해자를 살피지 않아 물의를 빚었었다.

피의자 신분을 확인했던 민변 김태욱 변호사는 "경찰이 당연히 조사를 해야 한다"며 경찰측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도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당연히 차에서 내려 피해자를 살펴야 하는데 경찰이 법규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엠블런스에 실려가는 안모(24세)씨.[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태극기를 든 "예비역 군단".[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3신, 오후 10시 45분> 행진대열, 서울시청 앞에서 경찰과 대치
-남대문 경찰서장 "광장 이동해 해산해 달라" 종용... 시민들 "안 들려" 일축

▲ 행진대열이 서울시청 앞에서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광교에서 회군해 남대문을 돌아 10시 10분께 서울시청에 도착한 행진대열은 경찰병력의 저지선에 다시 막혔다.

자원봉사대로 구성된 선두대열은 "U 턴"을 외치면 이번에도 충돌없이 회군하려 했지만, 또다시 행진을 가로막은 경찰에 화가난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기 시작했고, "모여라"는 외침에 시민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김원준 남대문경찰서장은 "퇴근한 시민들의 마음도 생각해 달라", "시청광장으로 이동해 집회를 마무리해 달라", "어린아이들과 나이드신 분은 대열에서 나와달라"고 해산을 종용했지만, 시민들은 "안 들려"란 한마디로 일축했다. 시민들은 30여분 이상 경찰과 대치중이며 "평화시위 보장하라", "너희도 국민이다", "너희 월급 세금이다", "불법주차 차 빼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애국가', '아침이슬' 등을 합창하기도 한 시민들은 확성기를 들고 해산을 종용하는 김 서장에게 "노래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함께 청와대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임종인 의원도 행진대열에 참여해 이 광경을 지켜봤다. 임 의원은 "경찰이 평화적 시위를 빨리 보장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감정을 자꾸 상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미국에 항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항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87년 이후 이런 광경은 처음 봤다. (계속 이렇게 하면)제2의 6월 항쟁이 올 수도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 시민들은 이날도 경찰과의 무리한 충돌을 피하며 '비폭력 평화 행진'을 벌였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한편, 지난 밤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거리행진에도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행진대열에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진대열로 인해 꽉 막힌 도로에 정체해 있던 택시운전 4년차 김상진(34)씨는 경적으로 '이.명.박.은.물.러.나.라'는 8박자 구호에 호응하면서 "이게(행진이) 한 사람만을 위한게 아니라 전체를 위한 것이다. 거리행진은 당연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행진대열은 서울시청에서 숭례문까지 편도 4차선을 가득 메우기도 했고, 이날도 '예비역 군단'은 경찰을 에워싸거나 손에 손을 잡고 도로 확보하느라 분주히 뛰어 다녔다. 시민들은 예비들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로 고마움을 표했고, "예비군 훈련보다 힘들겠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섞인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쥐약'파는 아저씨>

행진 중 깡통을 매단채로 땅에 질질 끌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등 주변의 시선을 끄는 이가 있었다. 마이크까지 준비해 온 약 장수(?)는 도로, 인도를 가리지 않고 바쁜 걸음으로 '쥐약'을 파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하남에서 온 직장인 박명재(46) 씨는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이었다. 그는 "행진은 자고로 재밌어야 한다"면서 "이런 차림으로 와서 노숙자로 오해 받기도 한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박 씨는 "지도자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면서 "돈이 많은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닌 도덕성의 문제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이명박 대통령의 자질을 평가했다.

그에게 '왜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행진에 참석하는 거 같냐?'고 묻자, "명백하게 잘못됐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회사에서도 촛불문화제 나오면 잘린다고 해서 못 나오는 동료들도 많다"면서 "넥타이 부대가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인도로 뛰어 들어가 "쥐박아! 내가 널 잡으러 왔다"면서 "쥐약 팔어, 쥐약"이라고 외쳐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과 행진을 지켜보는 시민들에게 웃음을 줬다.

<2신추가, 오후 9시50분> 행진대열 경찰저지선에 막혀 광교서 회군

▲ 행진대열은 광교에서 경찰에 막히자 서울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도로를 가득메운 행진대열.[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후 9시40분경, 서울시청앞 광장을 빠져나가던 행진대열은 광교에서 경찰저지선에 막혀 회군했다. 참가자들 사이에는 '충무로 쪽으로 가자'는 얘기가 나오다가, 서울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명동과 을지로, 종로, 그리고 안국역 일대를 휩쓸고 다니는 게릴라성 가두시위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광화문과 종로로 나오는 모든 길목에 차별과 병력을 투입, 저지선을 구축했다. 또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와 미대사관, 청와대로 이르는 길목과 도로를 틀어막았다. 

<2신, 오후 9시10분> 2만5천, 'MB 청와대 입성저지 행진' 돌입
- 23번째 '고시철회' 규탄 촛불문화제 일단 종료.. "내일 10만 모이자"

▲ 오후 9시10분경, 2만5천명이 '이명박 청와대 입성저지 범국민 행진'을 시작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후 9시10분경,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이명박 청와대 입성저지 범국민대행진'이 시작됐다. 행진 대열 선두는 소공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행진에 앞서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성황실장'이 '내일 마로니에 공원에서부터 행진을 시작하는 범국민대회에 많이 참석해줄거죠'라고 묻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으로  답했다. 박 실장은 "내일 10만개의 촛불을 올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6월 3일과 7일, 7일, 6.10항쟁일인 10일까지 대규모 촛불대행진을 벌일 것"이라며 "100만명의 시민들이 모이자"고 외쳤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행진이 끝나고 밤 12시에 시청앞 광장으로 다시 모이자'고 외치고 행진에 돌입했다.

▲ 국가인권위 12층에서 내려다본 시청 서울광장.[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MB, 아무 것도 하지마라'

이에 앞선 오후 9시, 서울시청 앞 광장 촛불문화제 참가자는 2만5천명을 넘어섰다. 시민자유발언대는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그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진행됐다.

염창동에 사는 최혜숙(31) 씨는 "20번째 참가한다"면서 무대 위로 올라섰다. 최씨는 지난 3개월 동안 '미친 정부'의 행보를 조목조목 되짚으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아무것도 하지마라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씨는 "시작은 광우병이지만 끝은 청와대에 있는 이명박을 끌어내리는 것"이라면서 상수도 민영화, FTA, 대운하 등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정부를 질책했다. 또 "촛불대행진 중 유인하는 사람 따라가지 말아달라"면서 "촛불대행진이 어느 단체에도 휘둘려서는 안되고 시민들이 다쳐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농번기철이라 바쁜 와중에도 촛불문화제 참석을 위해 경북 고령에서 올라온 석성만(52)씨는 쇠고기 협상이 일방적인 퍼주기 협상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쇠고기 협상은 무효가 아니라 폐기다", "쇠고기 협상을 맡은 대표단, 정운찬 장관은 사퇴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팔아먹었기 때문에 능지처참이나 구속해야 할 것"이라는 그의 발언에 시민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석씨는 이어 "더 이상 미친 정부 미친 대통령 인정할 수 없다"면서 "농번기가 끝나면 농민들이 대규모 상경투쟁을 계획중이다"고 밝혔다.

▲ 참가자들이 한.미 쇠고기 협상 백지화를 촉구하며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지난 26일 종로에서 경찰에서 항의하다가 연행돼 28일 자정, 48시간을 꽉 채우고 풀려난 최재봉, 이명국 목사도 자유발언대에 올라섰다.

최재봉 목사는 "서대문 경찰서 조사받을때 '당신은 아고라 회원입니까'라고 경찰이 말했는데 내 귀를 의심했다"면서 "경찰은 인터넷에서 국민의 의견을 모으면 불법인지 아닌지 조사하고, 국민의 의견이 모이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건강을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우리 선택은 어렵고 좁다"는 성경구절을 소개한 뒤 "우리 목회자들은 장로를 잘못뽑은 죄를 회개하고 기도를 하면서 밤을 새려고 한다"면서 "하나님의 축복은 아고라도 모르는 경찰들, 방귀를 뀌고도 남들보고 꼈다고 우기는 청와대 사람들한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추운 날 이 곳에 있는 여러분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와 거리시위가 개개인별 시민들과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면서 이른바 '프락치'에 대한 오해와 의심이 커지는 것과 행진방향을 두고 의견대립이 격화되는 문제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나 아무개(30)씨는 "그간 촛불문화제에 여러번 참여했고, 너무나 감격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최근 주민등록증까지 서로 보이면서 신분을 확인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는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정치적 이해를 뛰어넘어 각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격으로 당당하게 이 자리에 모이지 않았나"며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느다고 고함치면 정부만 좋아할 것"이라고 '서로 믿자'고 당부했다.

▲ "독재 이명박 국민 불복종".[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또 국민책회의에 대해서도 "우리는 정부의 지시로 나온 전경들에게 무모한 폭력을 휘두를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선두 방송차에서 외치는 구호를 앵무새처럼 따라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민심을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관계자들도 방송차에서 내려 촛불과 함께 걸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무대에 오른 민중가수 윤선애 씨는 노래공연에 앞서 "평화 집회하는 여러분, 정말 아름답다"며 인사를 전했다. 그는 "자유롭게 의견을 모일 수 있을 때까지, 많은 분들이 희생이 있었다"면서 "그 분들의 마음을 전하는 노래를 부르겠다"며 '5월의 노래'를 열창했다.

시청광장에 통기타 반주의 '5월의 노래'가 울려퍼지자 촛불문화제 분위기는 숙연해졌고 시민들은 감미로운 노래소리를 만끽했다.

<1신, 오후 8시> "집, 야구장, 버스에서도 '협상무효 고시철회'"
- 23번째 촛불문화제, 1만여 촛불 서울시청 앞 밝혀

▲ 30일 오후 8시 서울시청앞 광장에 정부의 고시강행에 분노한 촛불 1만여개가 일렁이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주말마다 프로야구 축구, 야구경기가 열립니다. 경기장마다 협상무효 고시철회 이명박 탄핵을 외칩시다." "매일 저녁 7시 가정과 거리에서 촛불을 켭시다."

23번째 '광우병 촛불문화제'는 저녁 7시 30분 <헌법 제1조> 합창과 함께 시작됐다. 이날 시민자유발언대는 주제가 있다. "어떻게 하면 정부가 고시를 철회하고 재협상을 할 수 있게 할까?"

영등포에서 왔다는 신현호(40)씨는 '협상무효 고시철회'라고 적힌 손피켓을 두고 "행진 때만 사용하지 말고, 햇빛도 가리고, 부채질도 하고 버스에서도 가방에 넣지 말고 차창에 붙이도록 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또 "내일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이 있다"며 "큰 경기장에 가서도 이명박 탄핵을 외치도록 하자"고 제안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 강기갑 민노당 원내대표.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이날도 어김없이 무대위로 오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아직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며 "장관고시를 발표했지만, 장관고시가 관보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국제법적인 효력이 아직 없다. 그래서 4월 18일날 협상을 마무리한 협상은 아직도 시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체에 생명을 불어 넣겠다고 농림부 장관과 한나라당이 발표를 했을 뿐이지, 아직도 살아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 여러분 기분 좋지 않나?"면서 야3당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 면담을 공식 제안하고 관보게재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키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강 의원도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비폭력 평화의 물결로 전국을, 전국민을 일으키자"면서 매일 저녁 7시에서 8시까지 거리는 물론 가정에서도 촛불을 켜는 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촛불문화제에 몇번 나왔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부분이 '이날 처음 나왔다'고 손을 들어 이채를 띄었다.

22일째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정 아무개(21)씨는 "안 피곤하다면 뻥이고 나름 보람도 느끼고, 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 시민들이 '수고한다'고 말씀해 주실때 뿌듯하기도 하다"며 "촛불이 청계광장이나 시청으로 모여 밤에 환해지면 너무 뿌듯하다. 그리고 시민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촛불 꽂는 작업도 금방 끝이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중국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을 두고 "국내에서는 송구스럽다 말만 해 놓고 자국민은 이렇게 빼놓고 도망가다시피 하니까, 그냥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쏘아부쳤다.

중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밤 늦게 귀국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의 전용기가 도착하는 성남비행장에는 성남지역 사회단체들이 귀국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성공회대학교가 동맹휴업을 결의하는 등 대학생들의 '미 쇠고기 저지투쟁' 동참소식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희망은 한결 같이 '고시철회'.[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오후 8시 현재,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촛불 1만여개가 일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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