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從北)주의' 논란 끝에 갈라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21일 종북주의 '2라운드 공방'을 벌였다.

양당은 분당과정에서 깊어졌던 감정의 골이 총선을 앞두고 불거져 진보진영간 '집안싸움'으로 비치지 않도록 그동안 지역구 공천에서 서로 '비켜가기'를 하는 등 충돌을 피해왔다.

그러나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민노당을 '석기시대 진보, 낡은 진보'로 묘사하고, 민노당이 탈당 예정이었던 노회찬.심상정 전 의원의 조속한 탈당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등 서로 감정을 긁은 끝에 폭발하고 만 것.

먼저 도화선에 불을 당긴 것은 민노당이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지난 20일 국회브리핑을 통해 "진보신당은 반북(反北)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한나라당-보수언론-진보신당의 삼각정치동맹을 자신의 정치적 생존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해명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곧바로 구두논평을 통해 "소설 쓰지 말아달라"며 일축한 뒤 "진보신당은 민노당과 비생산적인 경쟁을 하느니 그 시간에 이명박 정권을 향한 칼날을 벼르겠다"고 쏘아붙였다.

진보신당은 21일에도 송경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친북 아니면 반북, 이 두 개의 전선만 있다고 믿는 민노당의 민족문제를 둘러싼 이분법적 사고가 안타깝다"며 "이런 이분법적인 사고가 한반도 냉전체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민족적 비극이라는 아픈 상처를 만들었다는 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준 교훈"이라고 반격을 이어갔다.

송 대변인은 또 "대선 이후에도 혁신하지 않는 민노당에 실망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당원들을 잡아두려는 심사로 때 아닌 '보수와 진보의 정치동맹'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낡아빠진 정치적 생존전략"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민노당은 진보신당의 거듭된 공세에 재반격으로 맞섰다.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미일 동맹강화, (남북관계에 있어) 국가상호주의를 강화하는 이명박 정부와 이를 뒷받침하는 보수정당, 보수언론과 진보신당이 같은 입장인지 해명을 당부한 것 뿐이었는데 진보신당은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듯 정략적으로 종북주의를 끌어들여 이분법적 논리로 대응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민노당에서 축적한 8년 동안의 정책적 역량 기반은 튼튼한데 지금 낡은 진보라고 주장하는 양반들이 내세우는 정책은 민노당에서 꾸준히 개발하고 축적된 정책을 보따리 채 가져가 내놓는 것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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