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통외통위에 상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원장실을 점거한 민노당 의원들과(오른쪽) 김원웅 위원장(왼쪽).[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전문수 기자]

민주노동당의 반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심사하려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위원장 김원웅)가 유회됐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당초 11일 오전 10시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강기갑 의원을 비롯한 민노당 의원 8명이 통외통위 위원장실을 점거해 위원장의 회의소집을 물리적으로 막았다.

▲ 강기갑 의원과 단병호 의원 등 민노당 의원들이 김원웅 위원장의 회의장 참석을 막고 있다.[사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전문수 기자]
김원웅 위원장은 1시간 40여분간의 면담에서 한.미FTA를 통외통위에 상정해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자고 민노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민노당 의원들은 상정하는 것 자체가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요식행위라고 강한 우려를 표하며 김 위원장이 회의장에 참석하지 못하게 제지했다. 민노당은 한미FTA의 조속한 비준동의를 요구한 한나라당과 남북기본합의서와의 동시비준을 요구한 신당이 '야합'으로 한미FTA를 통과시키려 한다고 비난해 왔다.

11시 40분경 여야 간사간 합의로 유회가 선언됨에 따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발길을 돌렸다.

최성 신당 의원은 "경호권을 발동하는 것 까지는 무리가 있었다"면서 "조만간 재상정을 위한 상임위 정도는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공동대표 오종렬 등)도 이날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졸속비준 수순밟기인 통외통위 비준동의안 상정은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야합행위임을 분명히 밝히고 한국경제를 팔아먹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비준동의안 상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공청회, 청문회, 국정조사 등 검증작업을 신속히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추가, 오후 2시 35분>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졸속으로 충분한 검증 없이, 미국 의회가 미동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국회에서만 조속으로 처리하는 것은 너무나 부당하기에 민주노동당이 집단적으로 통외통위 위원장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절대로 총선 이전에, 의원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막중한 국민들의 삶과 직결돼 있는 문제는 묵과할 수 없다"면서, 한미FTA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이후 민주노동당의 방침은 추호도 변화가 있을 수 없다"며 확고한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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