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임시당대회'에서의 이른바 '일심회' 관계자 제명 건 부결에 따른 비대위 총사퇴를 기점으로 민주노동당의 탈당러시가 시작됐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탈당파들의 신당창당을 위한 세규합 움직임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노회찬 의원을 비롯한 총선후보,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은 일제히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창당의 뜻을 밝혔다.

▲ 노회찬 의원이 5일 국회에서 '2.3임시 당대회' 결과에 대한 입장과 탈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3당대회'에서 '일심회' 관계자 제명 건이 부결된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노 의원은 “국민 여러분게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심정으로 진보정치의 새로운 길을 떠나고자 한다”며 “조직보존 논리에 갇혀 병폐를 묵인해온 과거와 결별하겠다. 민주노동당의 창당 정신을 새로운 시대적 가치와 접목시키면서 민주노동당의 성과를 계승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의원은 구체적으로 탈당의 시점을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침몰하는 민주노동당호에서 선의의 승객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아마 저는 마지막에 나올 것이다"고 말해 탈당하지 않은 채 당내에서 신당을 창당하는 수순을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제가 당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이 창당정신을 배신하고 다른 길로 가고 있기에 복원하는 일을 민주노동당 안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설 연휴 이후 전국을 순회하면서 동지들을 모으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노당이) 두 개가 되는 것도 아픔인데 그렇게(세 개) 되면 안된다"면서 제3의 지대가 아닌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새진운)으로 합류해 신당을 창당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총선의 민의를 통해서 '2.3당대회'가 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노동당의 후보로 총선에 입후보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심상정 전 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심 전 대표는 이제까지처럼 가장 중요한 동반자로서 함께 헤쳐 나갈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해 '새진운'에서 함께 신당을 만들어 나갈 뜻을 내비쳤다.

▲ 서울지역 총선후보들과 전현직 지역위원장들 역시 노회찬 의원에 이어 탈당을 선언했다.[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서울지역 총선 후보들과 전현직 지역위원장 20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아무리 심각한 해당행위를 해도 국가보안법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당이 어떻게 노동자-서민에게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겠냐"고 주장하면서 민주노동당에서의 총선 불출마와 신당창당의 뜻을 밝혔다. 이들 역시 바로 탈당하지 않고 당내에서 신당창당을 위한 세규합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강북구 위원장이며 강동을 총선후보인 박용진 전 대변인은 "설 전에 (기자회견을) 하려는 것은 당원들이 좌절해서 실망할까봐 그랬다"며 노회찬, 심상정, 단병호 의원은 물론 권영길 의원까지 결합해서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나서겠다'는 뜻이 노회찬 의원과 같다면서 '새진운'에 대해서도 "함께해야 할 세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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