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순 의원은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대위 체제가 3주만에 끝나며  당 쇄신과 혁신에 실패한 이유로 심상정 전 대표가 "당원들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사진제공-이영순 의원실]

"두 사람의 정치생명과 당의 운명이라고 하는, 둘과 다수의 운명을 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창당 8년만에 분당사태로 치닫고 있는 현 사태의 핵심쟁점인 '2.3당대회'에서의 이른바 '일심회' 사건 연루자 제명안 부결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자주파'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지난 4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8년만의 분당위기'의 갈림길이었던 '일심회 제명건'에 대해서 "수적으로 둘이냐 다수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정체성의 문제에서 포기하고 갈 것이냐의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일심회 제명안'의 부결로 분당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60%가 넘는 다수의 당원이 이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았다. "두 동지의 제명건 얘기 자체가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발이 있었던 것"이라는 얘기다.

이 의원은 또 '일심회 제명안'에 '다함께' 등 평등파 계열도 참여한 것을 언급, "심상정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가 심각하게 봐야 할 지점"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가진 그룹도 동참했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 그르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혁신안에 반대하면 전부 자주파야, 이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런 다수들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보고, 올바르기 때문에 다수가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것이다.

"심상정 비대위, 당원들을 정말 모르는구나"... 당원 이해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

이 의원은 '2.3당대회' 이후 자주파측이 "대선 이후의 당 쇄신에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이 이는 것에선 날을 세웠다.

그는 "비대위의 기준이라는 것은 당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지도 못했고, 합리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면서 "일방적으로 자주계열 탓으로 돌리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비춰졌다. 그러면서 분당론자들의 정치공세를 그냥 무조건 수용한 것"이라며 비대위측 혁신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과정와 의정활동에서의 문제점 등에 대한 전반의 평가가 결여된 채 당원들의 전체적 의견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편파적 안을 들이밀은 것이라며 "내걸어서는 안 될 문제를 가지고 당원들의 선택을 강요하고, 당을 수습하기보다는 더 큰 분란을 만든 심각한 책임이 있다"고 비대위측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심상정 전 대표가 비대위 총사퇴 기자회견에서 혁신안이 통과될 줄 알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당원들을 정말 모르는 구나,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대비책이 나올 수 있다"면서 당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또 "심상정 대표가 (당원들이) 이렇게 많이 반발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일심회 제명안', "당원들에 심각한 정체성 문제 야기"

□ 통일뉴스 : 비대위측의 ‘일심회 제명안’이 압도적 차로 부결됐다. 가장 큰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이 의원은 '일심회 제명안'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사진제공-이영순 의원실]

■ 이영순 의원 : '혁신안'이라고 제출했던 그 안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하는 안을 내걸음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힘들게 정의와 진리를 구현하려고 했던, 운동하는 자부심을 가졌던 당원들에 심각한 정체성의 문제를 야기시켰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두 동지들의 제명건, 이 문제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한,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우리 당으로서는 국가보안법 이름으로 구속된 사람들의 제명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타협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타협할 수 없는 지점도 있다. 두 사람의 정치생명과 당의 운명이라고 하는, 둘과(일심회 연루자) 다수의 운명을 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수적으로 둘이냐 다수냐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정체성의 문제에서 포기하고 갈 것이냐? 국보법이라고 하는 국가권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60년 가까이 악법이라고 하는 이 법을 어떻게 해서든 해소하고 가야할 문제인데, 두 동지의 제명건 얘기 자체가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발이 있었던 것 같다.

□ ‘일심회 제명안’의 부결로 분당도 예상됐었다.

■ 두 사람의 정치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다수의 당원과 당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국민들과의 사이에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걸어서는 안 될 문제를 가지고 당원들의 선택을 강요한 비대위에, 당을 수습하기보다는 더 큰 분란을 만든 심각한 책임이 있다. 비대위는 이런 식의 안을 내걸고서 당을 혁신하지 못한 이런 문제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진정 다수의 당원들이 무엇 때문에 절박하게 두 동지의 제명문제를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좀 더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운동하면서 정의구현을 목적으로 살아왔던 이런 사람들의 삶 자체를 부정하는, 자부심이나 명예에 심각한 상처를 주는 행위였다.

□ ‘일심회 제명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이 다섯 개가 나왔다. 그 중 일각에서는 ‘절충안’으로 해석하는 것도 있었는데. 이마저도 안 된 이유는?

■ 어쨌든 두 당원들의 제명을 인정한 상태에서 당기위로 돌려보내자고 하는 취지의 안으로 받아들여졌다. 다수의 당원들은 두 동지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잘못을 전제로 하는 것에서 국보법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데, 당이 쉽게 인정하고 다른 형태로 갈 수 있나? 근본적인 합의가 안됐기 때문에, 또 국가보안법의 적용은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수정안을 내건 사람들의 생각은 양자를 적당히 아우르는 안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양쪽 다 이해되는 안인지도 모르겠다. 이도저도 아닌 안이지 않았을까? 근본을, 원칙을 훼손하는 것에 어떤 타협도 없다는 당원들의 뜻인 것 같다.

"두 동지 제명한다고 친북 이미지 벗겠나"

□ 흔히 자주파가 부결시켰다 하는데 '다함께'와 평등파의 전노운협 계열이 가세한 것으로 안다. 이들이 부결에 동참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안타까운 것은 국가보안법의 문제, 통일의 문제, 자주의 문제의 표현을 쓴다면 다 자주파가 되버리는 것 같다. ‘다함께’나 여타의 의견그룹은 지금 자연스럽게 자주파가 되어 버렸는데, 이것은 모든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나눠보려고 하는 분열주의자들의 시각이라고 본다. 자주파의 시각이 그렇지 않았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그룹도 동참했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 그르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대목이다. (혁신안에 반대하면) 전부 자주파야, 이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런 다수들의 생각이 올바르다고 보고, 올바르기 때문에 다수가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주파 뿐만 아니라 ‘다함께’ 등도 부결에 동참한 것은) 심상정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가 심각하게 봐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을 통해서 나오는 문제가 걱정스러운 것이, ‘너는 자주파냐 평등파냐’로 분류하려고 한다. 이렇게 분류하도록 정보제공을 한 것도 언론을 가장 많이 접한 비대위 등 탈당파 들이고, ‘자주파랑 같이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주파는 이러이러한 종북주의자이기 때문에’라고 자꾸 매도함으로써 옳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자주파가 하는 생각이면 다 잘못된 사람인양 이렇게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식도 없는 합리적이지도 않은 마구잡이로 마녀사냥식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과정을 보면서 마녀사냥식이라고 하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절감한다. 당이 대선에 패배했다. 그 패배의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근데 솔직히 ‘민노당이 3%로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보다 더 큰 충격은 ‘보수주의자들이 훨씬 더 큰 힘을 얻었다, 더 확대됐다’이다. 한나라당 지지한 사람들의 세력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것이 더 충격이었을 것이다. 바위에 계란 던지는 식으로 살아야할 현실이 끔찍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런 충격 때문에 다들 힘든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모든 힘든 상황을 가져온 책임이 국가보안법으로 걸려든 두 당원에 있느냐? 그것은 아니지 않나? 지역에서 대중들을 많이 만나는데, 가끔은 민주노동당 하면은 색깔이 별로 좋지 않게 느껴진다고 얘기한다. 무엇 때문이냐고 물었을 때 '일심회'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지금은 없다. 이미지로 남아있을 뿐이다. ‘퍼주기 이런 것 하자고 하지 않나? 친북하자고 하지 않나?’ 이렇게 얘기한다.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친북, 퍼주기가 친북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것은 우리가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생각이다.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을 이해 설득시키면서 ‘남북이 하나 되서 가야하는 것 아니냐 좋은 것이다’ 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것은커녕, ‘책임은 두 동지에게 있다, 단죄하는 것만이 살길이다’고 가는 것은... 그 두 동지를 제명한다고 친북이미지를 벗을 수 있겠나? ‘아니다’라는 것이다. 자주파 다 내쫓는다고 친북이미지 벗어지겠나? 국가보안법이란 도구를 가지고 수구보수들이 조작해 낸 이 부분을 해결하려고 들어야지 두 명 내보내고 자주파 내보낸다고 하여 근본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것에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식은 너무나 상식적이지 않다.

지역에서 인사를 많이 들었다. ‘민노당 어쩌냐...’ 물론, 인사말일 수도 있는데 진짜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신당도 걱정하고. 한나라당도 똑같이 걱정한다. 한쪽은 진보개혁세력이 그래도 존재해야지만 나라가 산다고 생각하고 또 한쪽은 민노당이 없어지면 그 표가 신당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걱정도 하고. 어떤 생각이든 간에 민노당이 우리 사회가 필요했다는 것은 아직은 인정받는 것이다. 힘들게 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우리끼리 더 이상 종북이니 친북이니, 일반 국민들도 수긍이 가지 않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을 걱정시켜서는 안 된다. 우리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우리를 걱정하고 있다.

어제, 많은 분들이 토론했다. 특히 마지막에 수정안이 부결되어야 하는 이유를 박용진 전 대변인과 정창윤 지역위원장이 했는데. 박용진 전 대변인이 눈물을 흘리다시피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솔직히 감동으로 오지 않았다.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말 최기영 선배하고는 가장 절친했었고... 이런 얘기 쉽지는 않지만,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지 양보해서 원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설득이 진정성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얘기하기 이전에 진정 최기영이라는 선배와 동지를 걱정했다면, 본인이 여러 차례 국가보안법으로 감옥에 갔다 온 것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양보하고 받으라고 설득하기 이전에 말도 안 되는 안이 올라오지 않도록 노력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분당론자, 비대위가 그 안을 대의원대회까지 올릴 동안, 그는 내가 느끼기로는 방조하고 있었고, 동조하고 있었지 않았는가? 그래서 그날 그렇게 가족들에게 두 번 대못질을 하는, 국보법 피해자들에게 두 번 죽음을 가하는 그런 일에 호소를 한 것 자체가 본인의 책임은 없는가라고 되돌아봐야할 대목이다.

물론 박용진 전 대변인한테만 하고 싶은 얘기는 아니다. 많은 분들이 비대위안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래야 당이 산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얼마나 바로 세우려고 했는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그 책임 또한 있는 것이다 부결시킨 사람들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방조한 책임을 고민해야 할 중요한 지점이다.

"혁신안이 오히려 논란을 증폭시켰다"

□ '일심회 제명안'이 부결되면서, 비대위측의 혁신안을 통해 당이 쇄신할 수 있었던 것을 ‘자주파가 발목 잡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심 전 대표가)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낡은 요소를 혁신하고자 했으나 특정 정파의 힘에 의해서 통과시키지 못했다’는 이런 식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낡은 요소는 무엇이고 혁신하려고 했던 요지는 무엇이었는가가 또다시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저도 그 자리에 있어서 몇 쪽 안 되는 평가안을 보면서 이것이 어찌 혁신안이라고 할 수 있는가? 기자들이 마이크에 대고 떠드는 것 볼 것이 아니라, 실제 (혁신)안을 보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말로만 거창하게 표현하는 혁신이 아니라, 도대체 뭘 어떻게 혁신하고자 했던 것인지 자세히 보면 아무것도 없다.

비대위의 기준이라는 것은 당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지도 못했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 일방적으로 자주계열 탓으로 돌리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비춰졌다. 그러면서 분당론자들의 정치공세를 그냥 무조건 수용한 것이었다. 그런 객관적이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은 평가안을 가지고. 그래서 더욱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좋은 안임에도 불구하고 비이성적 정파가 논란을 일으킨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번 혁신안은 논란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자인하고 제대로 평가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거창하게 혁신이라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될 수 있지, 이런 식의 어느 한쪽에서 주장해서 안받으면 다 죽인다는 식의 것은 혁신이라고 볼 수 없다. 선거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후보가 잘못됐는지, 의원 열 명 배출한 당의 기대가 막대한 4년 동안의 의정활동이 제대로 전달이 못 되서 실망하게 됐는지, 의정활동 자체가 잘못됐는지, 등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지하게 새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기운이 느껴질 수 있을 텐데 당원들의 전체적 의견을 모아볼 생각은 않은 채 편파적인 이런 안을 들이미는 식으로...

어제 당대회에서 마지막 안이 부결된 이후 비대위의 태도는 더욱 당원들을 실망시켰다. (막바로 퇴장해 버리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 하여 곧바로 떠나버리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대의원대회는 최고의결기관이다. 다수인 65%가 부결시켰을 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혁신안에 대해서 절박한 심정이었더라도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했어야 했다. 감정적으로 박차고 나가서 너무나 씁쓸하고, 당황스럽고, 당원들에게 민망하기까지 했다. 우리 당대회가 기자들보다도 못한가? 나가면서 내일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의원들에게 섭섭하다면 섭섭하다고 말이라도 했어야 했다.

(심 대표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당원들이 통과시켜 줄줄 알았다고 했는데, 당원들을 정말 모르는구나, 상층을 중심에 두기도 하고...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대비책이 나올 수 있다. 당원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지 못했다. 그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이번 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실망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한동안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차분하게 이런 저런 문제를 짚어볼 기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비대위가 짧은 시간 안에 숙청하듯 하면서 당을 혁신하겠다는 혁명세력처럼 움직인 것은 오히려 당의 정체성을 흔들었고 분열로 몰아넣었다. 그래서 이런 식이 아니라, 좀 시간이 걸리고 더디더라도 진지하게 하나하나 분석하고 논의하고 대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비이성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서 감정만 남아있어서 이런 상태로는 어떤 논쟁도 독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 템포 가다듬는 시기가 필요할 것 같다.

총선 때까지 얼마 안 남기는 했는데 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당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진보개혁적인 단체들과 인사들의 조언과 수습에 대한 힘이랄까 그런 것을 조금씩 얻어나가면서 민주노동당의 자리를 잡아나갈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면, 당장은 탈당 분위기가 있지만 수습될 것이다.

"탈당 명분 크지 않다"

□ 대거 탈당 러쉬와 분당 움직임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 예측이나 예단은 불필요할 것 같고. 기대나 희망을 실어서 얘기를 하자면, 생각이 달라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사람도 있어 왔지만, 조금 더 찬찬히 들여다보면, 탈당에 대한 명분이 크지 않다. ‘나하고 생각이 달라서 탈당한다’도 명분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차이를 인정하고 왔는데 지금 와서는 명분이 없고. 다른 이유를 누구나 짐작하는데. 누구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몰고 가면서 탈당의 명분을 삼는 것도 객관적으로 옳은 행동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나도 같이 나가겠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분위기는 크게 파장을 일으킬 수 없다.

누가 봐도 합리적인 명분을 가지고 있어야만 이해되고 확대될 수 있는데 지금 그런 분위기는 아니라고 본다. ‘싸우는 모습이 싫어서 나도 때려 치우겠다’는 사람들은 그런 힘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일 뿐, 당을 떠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나 어렵게 만든 당이라는 것을 다 알기 때문에. 그래서 잘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섭섭한 마음, 분노하는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미 '종북 친북' 핑계로 당을 새로 만들겠다는 사람들은 그 수순대로 갈 것이다. 하지만, 준비를 해 오면서 탈당을 먼저 선언하고 신당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 당내에서 준비하고 나중에 탈당선언을 한 것은 분열주의 행태를 보이면서 탈당준비를 해 왔는데, 그런 분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 당을 만들겠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 상식으로 보수적인 교회의 목사님도 그런 말씀했다.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종북이니 친북이니 하고 있어!’ 이 시대에 맞지 않는 논리라는 것이다.

진보나 개혁이라는 이름하고도 맞지 않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도 납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국민을 이해시키지 못할 것이다. 어느 정치권이나 나한테 불리하겠다 싶으면 이합집산을 하지 않나? 철새처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것을 국민들은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또 하나의 모습으로 볼 것이지, ‘이유가 있네’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진보정당이라는 곳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나? 쯧쯧’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같지 않을까?

□ 사실관계의 여부를 떠나 어찌됐든 이번 사태로 인해 민노당이 ‘종북주의’ ‘편향적 친북당’ 등 좋지 않은 이미지가 확대됐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 가장 큰 고민의 지점이다. 있지도 않은 것으로 인한 고민의 지점이다. 당을 쇄신하다고 하면서, 모르는 많은 당원의 지지를 끌어내기도 하고 보수의 박수도 받고, 그렇게 몰려가고 있는데, 당의 논란을 계기로 있지도 않은 종북에서 확실한 종북으로 자리매김한 계기가 된 것 같다. 맨날 투쟁이나 하고 빨간 조끼로 입는 당으로 생각했다가, 어느 정도 친북적이지 않겠나 생각했다가 확실하게 종북적이고 친북적인 당으로 각인시켜 줬으니... ‘그게 아니다’는 것을 이해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데, 선언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전부 똥바가지 쓴 셈이다. 누워서 침을 뱉었으니 어떻게 하면 해결할지... ‘시간이 약이다’하고 기다릴 것도 아니고, 가장 큰 고민의 지점이다.

지역에서 가까이에서 접하고 나름대로 기대를 가진 사람들은 종북이니 친북이니 아무리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떡해서든지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의 진심을 보여주는 것만이 대책이지 않을까? 거기에 또 그렇게 얘기하는 편향적 친북이니 뭐니, 그런 당이 아니라는 것을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 진보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활동이 필요하겠다. 그것은 더 깊이 더 고민하고 연구해서 해야 할 것 같고. 지역의 최 밑으로 들어가서 신뢰받을 수 있게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이다.

'꿋꿋하게 남아 희망 일굴 것'

□ 이명박 신정부의 출현과 더불어 민주노동당의 분당은 상서로운 조짐은 아니다. 어떻게 헤쳐 갈 것인가?

■ 이번 대선을 겪으면서 이제 경제회생을 바라는 다수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선택했다. 이명박을 비롯한 한나라당의 정책이나 조직전반에 대한 대단한 지지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절대적인 지지라기보다는 반대급부적인 요소가 상당히 가미된 것인데,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 경제회생을 기대하는 그 한 켠의 마음속에는 ‘양극화는 절대로 확대되서는 안된다’ ‘우리 서민들은 잘 살아야 한다’ ‘서민들을 대변할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한나라당을 찍었지만, 민주노동당 같은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은 필요하다는 마음은 있었다. 그래서 국민들이 민주노동당의 대선 이후 혼란, 흔들림에 걱정하는 것도 그 마음이라고 본다. ‘민노당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래도 지켜줄 당은 민주노동당밖에 없는데...’라는 기대가 있기에 친북이니 종북이니 국민들은 알지도 못하는 문제 가지고 파란으로 가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의 문제, 농민들이 피를 토하는 위기의 문제, 이런 노동자.농민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희망이 느껴진다면 총선은 민주노동당에게 큰 힘으로 다갈 올 수 있다고 보여진다.

(국민들이) 대선과는 다르다는 말씀을 먼저 하신다. 저는 물론 당을 보고 찍을 수밖에 없지만, 지역은 ‘서민을 대변하는 사람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 견제가 필요하다. 한나라당 일색인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독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국민들이 가지고 있기에 우리가 위기라고 하여 이렇게 힘 빠져서 이리갈까 저리갈까 할게 아니라 빨리 제자리를 찾는다면 국민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꿋꿋하게 당에 남아서 기대와 희망을 담아야 하지 않을까.

■ (인터뷰를 마치면서) 심상정 대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이렇게 많이 반발할 줄은. 좀 더 발전적인 대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제 (인터뷰에서) 얘기나 이런 것들이 심각한 고민을 하는데 혹 감정을 상하게 해서 오히려 정리하는데 도움이 안 되는 그런 얘기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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