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D&D FOCUS 김종대 편집장.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외교.안보 영역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마땅한 소통 방식이 부재했다."

색다른 외교.안보 전문지가 출간된다. 29일 창간호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월간 D&D FOCUS 는 이같은 문제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24 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자리 잡은 월간 D&D FOCUS 사무실에서 만난 김종대 편집장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전담하는 저널 기능이 약했다"며 "안보문제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독자에게 소상하게 전달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겠다는 취지로 창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 현실주의'내지는 '보수적'이었던 기존 안보매체와도 차별적이다. D&D FOCUS는 창간이념으로 '외교안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소통', '시대 변화와 혁신에 부흥하는 미래 안보', '사회적 공동체의 안전을 지향하는 인간안보'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김 편집장은 "보수와 진보를 관통하는 메시지로서 국방을 소통 내지는 통합의 장으로 이끌어 보고 싶다는 다소 어려운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도 보수와 진보가 섞여있다.

잠시 월간 <군사저널> 편집장을 맡은 바 있는 그는, "군사잡지에는 오랫동안 굳어온 관행이 있다"면서 "특히 6.25 참전용사 세대까지 참여하고 있어서, 저희 같은 젊은 세대가 시대에 부합하는 새 편집방향을 정립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 생긴다"며 "기존을 틀을 개혁하는 것 보다 차라리 완전히 새로운 틀을 구상하고 개척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창간호의 아이템도 독특하다. 군에서 대표적인 여성 3인을 다룬 '군과 여성'이 특집으로 나가고, '무기 로비스트 세계'라는 주제로 린다 김의 자주 국방 인터뷰도 기획됐다.

김 편집장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연합사 버웰 벨 사령관에 관한 내용을 특종으로 취재했다면서 "상당히 예민한 이야기가 나간다"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전시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그 이후 한미 지휘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데, 로드맵 차원 이상이 안 나온 상태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벨 사령관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참여정부에서 직접 국방정책을 관장해 온 김 편집장의 경력이다.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국방 분야를 10년 정도 다루다, 15대 대통령직 인수위 때 국방전문위원으로 발탁된 뒤,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국방담당 행정관, 총리실 비상기획위원회 혁신 기획관으로 각각 2년 정도 몸을 담았다.

올해 4월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맡았으나 잠시 쉬고 싶다는 마음에 같은 달 공직을 마무리 했다. 그는 "안에서 국방을 보는 것보다 역시 밖에서 접근해 제 색깔이나 소신을 밝힐 수 있다는 입장에서 나왔다"고 소회했다.

참여정부 국방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이번 창간호에서 '국방개혁 2020'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다뤘다.

그는 "국방개혁 2020에 의해서 육군 병력이 37만으로 감축되는데, 이것이 군의 기능 조정 없이 병력만 감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기능과 계층을 단축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안 없이 병력만 감축하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작권 환수와 국방개혁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이 두 가지 의제에 대해 "내놓은 주체도, 시기도 다르고, 앞뒤가 다른 측면이 많다"며 "쏟아낸 것을 다시 거꾸로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쓴 소리를 했다.

11 월에 예정된 국방장관회담에 대해서도 "국방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기는 굉장히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군이 2004년도에 와서 군비통제실을 해체하는 등 오히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밀리는 정책으로 제쳐놨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난 6차 남북장성급회담이 참여정부의 흐름과 맞지 않은 방향으로 진행된 것도 '소통의 부재', '상부의 리더십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편집장은 "군사 장성급 회담에 참여하는 실무자들만 통일부와 연석회의해서 준비할 뿐이지, 군 수뇌부가 흘러가고 있는 방향을 정확하게 흐름을 읽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견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서 "실제 병력을 우리가 지휘한다는 외피만 둘러쓰고 사실상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문제,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정보체계에 더 깊숙이 의존하게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이 한반도 전구를 벗어나 미국을 위협하게 될 수 있으니, "한국의 미사일 방어 전력도 미국의 정보 체계와 연동 내지는 통합까지 되는 방향을 (미국이)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는 "누가 미사일 방어에 대한 권한을 행사할 것이냐"라는 점이라며 전작권 환수 과정에서 위기관리권을 누가 가지느냐도 아직 명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 편집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는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 마포 월간 D&D FOCUS 사무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보수와 진보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국방을 소통 내지 통합의 장으로"

▲김 편집장은 "국방을 소통 내지 통합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통일뉴스 : 새롭게 창간될 매체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 김종대 :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외교 안보 분야를 전담하는 저널 기능이 약했다고 생각한다. 통일뉴스에서 물론 남북관계와 통일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외교.안보 영역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마땅한 소통 방식이 부재했다. 저희는 국방을 위주로 하면서, 국방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외교 안보 분야를 보조 축으로 해서, 안보문제에 대한 정확한 실상과 한미동맹, 국방개혁 등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소상하게 독자에게 전달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창간하게 됐다.

□ 제호는 어떻게 정해졌나? 기본 틀은 무엇인가?

■ 제목이 디엔디 포커스다. 외교 안보에 대한 초점 내지 이슈를 추적하는 잡지명을 앞세웠다. 창간의 이념이나 가치는 국방안보 분야를 통해서 상호 정확한 지식과 정보의 소통, 그리고 남북관계나 국제 정세가 변하고 있는 와중에 과거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 혁신에 동참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는 미래 안보는 국가 안보가 아니라 인간 안보라는 것이다. 인간 생활의 기본인 사회적 공동체의 안전을 지향하는 이러한 인간 안보. 이 세 가지를 창간 이념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 주요하게 취급할 기사는 단순히 국방정책에 대한 홍보가 아니라 그 실상을 정확히 분석하고 추적하면서 동시에 국방으로 인해 소외되고 피해 입는 분들을 위해서 지면을 할애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평화시대에 부흥해서 군이 어떻게 변화된 세계에 유연하게 적응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비전과 대안, 이런 영역도 저희가 개척하고자 한다.

잡지는 모름지기 재밌어야 한다. 독자가 봐서 즐겁고, 찾고, 읽고 싶은 잡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국방영역에서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서, 거기서 이야기를 찾고, 그것이 공유될 수 있는 아름다운 만남을 희망하고 있다. 국방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비판하면서 동시에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이런 메시지를 우리 잡지 통해 전달할 수 있다면 대단히 만족할 것이다.

□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우선 밖에서는 주로 국회에서 국방 분야를 10년 정도 다뤘다. 그것이 기반이 돼서 15대 대통령직 인수위 때 국방전문위원으로 맡아 일을 했다. 바로 이어 청와대 국방 보좌관실에서 국방담당 행정관을 2년 정도 했고, 뒤이어서 총리실의 비상기획위원회에서 혁신 기획관을 2년 정도 역임했다. 도합 15년 정도 국방안보 분야를 주로 보면서 살았다.

올해 비상기획위원회에서 나와서 4월에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잠시 맡고, 같은 달에 공직을 마무리 했다. 주위에서는 제 경력 때문에 여러 가지 해석이 있었다. 공식적으로 밝힌 것처럼 제가 좀 치쳤고. 국방부에 원래 내정된 것은 작년 11월인데 실제 들어간 것이 올해 2월로 늦춰지다 보니까 제가 원하던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다소 때가 늦었었다. 주어진 역할과 권한에 아쉬움도 있었다. 마침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안에서 국방을 보는 것보다 역시 밖에서 접근해 제 색깔이라든가 소신을 밝힐 수 있다는 입장에서 나왔다. 국방부와 서로 간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

□ 공식 직책 마치고 월간 군사저널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

■ 그 부분은 너무 짧은 기간이어서 학습 기간에 불과하다. 최근 군사저널에서 편집장으로 일을 했는데, 군사잡지에는 오랫동안 굳어온 관행이 있다. 특히 625 참전용사 세대까지 참여하고 있어서, 저희 같은 젊은 세대가 시대 부합하는 새 편집방향을 정립하다보면 사업을 계속 해온 사람들과 의견충돌이 생긴다. 기존의 틀을 개혁하는 것보다 차라리 완전히 새 틀을 구상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 자연스럽게 합의 하에 결별을 하고 일하던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우리의 목소리를 한번 내보자고 새로 출범했다.

□ 어떤 사람들로 구성됐나.

■ 특징적인 것은 보수와 진보가 굉장히 섞여 있고 전공별로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안보 매체지만 국제정치학은 거의 없고 경영, 행정, 교육학, 물리, 생물학까지 전공과 관점을 다양화 하자는 것이 저희 특징이다.

국방 분야가 통합의 장이 아니라 분열 기제로 작동되고 사실상 편 가르기의 수단화나 정쟁화의 요인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일단 두 쪽을 화해시켜보자는 의도도 있다. 들어와서 같이 공존하고 서로 간에 치열한 논쟁을 전개 해보자 것이다.

잡지 색깔 자체는 낮은 차원에서 보면 중립적인 것 같지만, 이것이 높은 수준에서 보면 보수와 진보를 관통하는 메시지로서의 국방을 소통 내지 통합의 장으로 이끌어 보고 싶은 다소 어려운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국방의 실제 구성원들은 군도 보수 진보를 논하기에는 복잡해지고 다양화 됐다. 군인들 스스로가 옛날에 비해서 경직되고 편협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은 사회 변화에 자기를 맞추려고 노력도 많이 한다. 앞으로 남북평화 시대에는 군이 잘 해 줘야 한다. 군이 자체적으로 군비 통제 정책을 발전시킨다든가, 군사신뢰구축을 한다든가, 이러면서 군의 협조가 아주 절실한 때가 평화체제 진입 단계다.

보수라고 해서 이런 상황을 마냥 외면할 수 없다. 군이라고 해도 포용하고 설득할 수 있는 노력의 여지가 많다. 이런 취지에서 보수적 인사들도 초빙해서 모르는 지식을 배우고, 어떤 영역이 진보 보수 간에 교류될 수 있도록 하는, 다소 어려운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전작권 환수, 벨 사령관에 대해 특종으로 취재 했다"

▲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창간 특집 아이템을 소개해 달라.

■ 우선 군 쪽의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었다. 군과 여성이라는 특집이 나간다. 군에서 대표적인 여성 3인, 육군 헬기조정사 피우진 중령, 이재순 육군 여성 장군 2호, 아들을 군대로 보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된 하진선 재일 교포영화 감독이 소개된다.

병력감축 문제도 특집으로 들어간다. 국방개혁 2020에 의해서 육군 병력이 37만으로 감축되는데, 이것이 군의 기능 조정 없이 병력만 감축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병력이 감축될 수 있는 여건을 창출한다는 것은 군의 기능 자체를 조정해줌으로써 병력 감축을 유도해야 하는데 그것이 거꾸로 됐다고 해서 병력감축 문제가 특집으로 들어간다. 무기 로비스트 세계로 린다 김의 자주 국방 인터뷰도 들어간다.

또, 한 가지는 전시 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그 이후 한미 지휘 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데, 로드맵 차원 이상이 안 나왔다. 구체적인 실내용이 연합사에서 벨 사령관 입을 통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특종으로 취재 했다. 상당히 예민한 이야기가 나간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 군에 관한 주옥같은 소설을 발굴했다. 문화일보의 ‘강안남자’ 저자인 이원호 씨의 연재소설이 창간호에 시작이 됐다. 김창수 씨나 조성렬 박사, 조한범 통일연구원 학술정보센터 소장, 숭실대 이정철 교수 등 소장 진보 학자들이 전격 토론으로 풀어내는 ‘남북정상회담의 숨은 그림’, 이런 부분도 무게 있게 다뤄지는 기사다. 크게 보면 남북정상회담과 한미동맹, 군대와 여성, 야전에서의 병력감축 문제까지 주요한 기사로 다루게 된다.

□ 국방개혁2020의 문제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달라

■ 어느 나라든 군비통제 초기 국면은 비용을 쓰게 되어 있다. 다만, 여기에서 비용의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방 개혁 2020은 결정적으로 실현 가능성 있는 계획이냐 의심스러운 것이, 부대 구조의 계층 단축이 전혀 된 것이 없다는 점이다. 군의 너덜너덜한 기능이 많다. 실효성 없는 것들이 그대로 살아 있는데 병력만 감축하겠다고 하니까. 구조라든가 운영의 원칙이 재정립되어야 병력이 감축되는데, 살려놓은 것은 다 살려놓은 채로 병력 수만 줄이겠다고 하는 , 이런 형태다. 기능과 계층을 단축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안 없이 병력만 감축하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

□ 국방개혁 자체가 사실상 전력증강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

■ 병력이 줄어들수록 상쇄할 만한 투자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한데, 한국군의 부실한 지휘 체계 C4I 등 이런 것들을 최신으로 갖춰야 한다. 통합사령부를 운영하려면 새로운 정보 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데 들어가는 돈, 새로운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서 후방 배치된 미군기지라든가, 전략적 중심을 다시 건설하는 문제, 전방 보병 부대를 없애고 기계화 부대를 후방에 창설하겠다고 하는데, 토지 매입부터 시작해서 천문학적 기지건설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 등, 이 문제들이 국민의 부담으로 하기에는 상당히 가중하다. 621조가 투자된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을 급작스런 전환의 비용으로 소요되는 것이지, 이 자체로 군사력에서 아무 변화는 없다. 여전히 북한과 재래식 전쟁을 준비하고 교리와 수단들을 갖춰나가는 백화점식 전력 증강, 이런 상황 자체가 바뀌지는 않는다.

단순히 병력을 감축하고 전작권을 환수하는데 대체 비용이라든가, 운용 유지라든가, 이런 데 들어가는 재원이지 이것이 개혁적으로 면모를 일신하는 비용이냐, 그렇게 되려면 당장 지휘 계층 단축, 기능 축소, 이런 것을 통한 병력 감축, 이런 프로세스로 갔었어야 했다.

"국방개혁, 통합성 부재의 문제다"

□ 왜 국방개혁이 체계적이지 못했나.

■ 전작권과 국방개혁, 이런 중요한 의제가 각기 다른 시기에 추진됐기 때문이다. 국방개혁은 2005년에, 전작권은 2006년 11월에, 그러니까 이런 중요한 의제에 대해 우선순위를 둬서 체계적으로 관리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각기 따로 나온 프로그램이다. 쏟아낸 것을 다시 거꾸로 맞춰야 되는 상황이 됐다. 그것을 내놓은 주체도, 시기도 다르고 , 앞뒤가 다른 측면이 많다. 참여정부의 국가안보 기본 전략 속에 통합이 되어야 하는데 역시 시기적으로 그때그때 중요한 것들을 판단한 것 같다. 역시 통합성 부재의 문제다.

□ 11월 국방장관 회담에 대한 남측 군 내부의 준비 정도나 전망은?

■ 미처 군에서는 정말 예기치 않게 닥친, 군의 커다란 숙제 던져준 사건이다. 누구보다도 국방부, 군에서는 이번 정상회담 통해서 그야 말로 소외감을 많이 느끼고, 이러한 남북 간의 군사 협력에 대한 준비를 미쳐 못 갖춰왔다. 특히 남북 장성급 회담을 하면서 남북간에는 신뢰보다는 불신이 더 커져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것들이 엇박자를 내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구나 학교가기 싫어하는 애를 억지로 끌고 가듯, 평양에서의 국방부 장관의 부자연스런 행동이라든지 NLL을 둘러싼 군의 여러 가지 격앙이 된 정서들, 이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군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못 줬다.

군도 2004년도에 와서 군비통제실을 해체하면서 오히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밀리는 정책으로 제쳐 놨다. 그러다 보니까 다음달 예정된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서 미처 국방부가 전향적 태도 취하기는 굉장히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이 개성에 이어서 해주를 개방한다든지, NLL에 대한 그동안 무력화 주장을 유연하게 접근해준다면 우리 군으로서도 더 이상 회피할 명분은 없다. 그리고 더 이상 평화가 남의 일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평화가 안보를 견인해주는 국면으로 본격적으로 바뀔 것 같다. 평화협정까지 계속 이어진다고 봤을 때 지금까지 전쟁 대비 잘하는 것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어온 군대가 이제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안보 질서를 수정해줘야 하는 국면으로 진입을 했다.

과연 군이 그렇게 전쟁의 눈으로 평화 보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눈으로 전쟁 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실존적 고민이 있고, 정부에서 정책적인 조정 통제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6차 장성급 회담 내용적으로 결렬됐다. 참여 정부 흐름과 맞지 않은 것 같은데, 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나.

■ 소통의 부재다. 군사 장성급 회담에 참여하는 실무자들만 통일부와 연석회의해서 준비할 뿐이지, 군 수뇌부가 흘러가고 있는 방향을 정확하게 흐름을 읽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견인하지 못한 부분, 역시 상부의 리더십 문제가 있었다.

정책 조정, 공조, 공유하는 시스템이 참여 정부 후반기에 와서 약화됐다. 그러다보니까 상부에서 조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 상당히 소진되면서 하부에서 부처들 끼리 싸우는, 말하자면 통일부 외교부 갈등설로 가는 이러한 형국으로 안보정책이나 위기관리 분야가 부실화 된 것이 큰 이유다.

그러다 보니까 국방 수뇌부는 이러한 정부 정책보다 자기 부처에 깊이 집착하고 부처의 이익을 대변하는 존재가 되어서 부처간 갈등이 빚어지는 형국이 됐다. 참여정부 초반만 해도 부드럽게 조정됐다 볼 수는 없지만 거칠게나마 정책의 통합력을 가지고 갔었다. NSC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했다. 지금 갈등의 양상은 이라크전 초기에 미 국무부와 국방부 사이의 갈등과 아주 유사다. 부시 정부는 다시 미국무성과 국방부 정책이 통합되고 있다. 반면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정상회담 자체가 갑작스럽게 닥친 것이다. 이것이 체계적인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준 것이 아니라 어느 날 합의됐다. 그런 점에서도 대북 햇볕정책, 평화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참여정부 마저도 이런 상황 관리에 있어서 체계적이지 못했다. 부처끼리 서로 자극 받고 싸움하는 양상으로 가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 아니냐.

□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면 서해 특별지대 등 NLL이 중심 현안이 되리라 보는데, 이에 대한 남북간 협의가 가능할까.

■ NLL 문제를 의제화 하는 순간 남북간에 협상이 안 된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NLL 자체는 근본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 근거로 정동영 장관이 2005년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8월 김기남 비서가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그 이후 NLL 문제는 한동안 거론 안 됐었다. 제주 직항로 열어주고 해운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한 동안 서해 문제는 쏙 들어가 있었다. NLL 문제가 근본문제라면 왜 어떨 때는 조용하고, 어떨 때는 의도적 내세우나. 이것은 남북간에도 오랜 법적이고, 내려오던 근본 문제이기는 하나, 지금 당장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못하고 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다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NLL 위상은 달라져 왔다.

서해 해주를 개방하고, 개성공단이 확대된다고 한다면 역으로 경협을 통해 경제가 안보를 관리하는, 이런 형국으로 일부러 서해벨트를 크게 치고 들어간 것 간 것 아닌가. 결국 NLL 문제도 경협 속에서 군사적인 분계선이라는 의미를 약화 시키는 쪽으로 경협을 서두른 측면이 있다. 굳이 NLL의 법적인 문제를 남한이나 북한이 이것을 서둘러 의제화한다거나 논쟁하는데 의문을 가지고 있다.

EU에는 국경선이 있으나 마나한 국경선이다. 이런 식으로 사실상 경계선을 가지고 있으나, 공동어로수역이라든가, 평화수역, 직항로를 자꾸 열어 주고 이러면서 남북이 군사 보장 조치를 해주는 이런 일들을 우선시하고, 법적 문제는 평화협정 단계에서나 나올 문제이지, 이것이 먼저 부각되고 거기에 경협이 따라가는 그런 식으로 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굳이 이것을 국내 정치적으로 NLL을 두고 경계선 문제에 대한 논란을 하는 것 보다 남북간 사실상 이 경계선이 있기는 있되 없는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의 상호 협력을 갖춰가는 모양새가 좋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다.

물론 군에서는 이런 생각마저도 상당히 곤란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군은 수도권 안전을 위해 강화도로 침투하는 북한의 해상위협, 김포지역으로 내려오는 육로 위협을 최대 위협으로 봐 왔고, 거기에 군 자산과 방어 전력을 수십 년간 구축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안보 질서가 불확실하게 변화한다는 데 대해서는 기존의 군사 질서가 교란된다는 점에서 군의 입장에서 불안하다. 그것이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하는 것이라는 반발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 장성급 회담 추이를 봤을 때 국방장관 회담이 제대로 안될 가능성은 없나.

■ 북한은 개성공단이라고 서부 전선의 심장부를 다 내줬다고 하고 전진 배치된 병력을 뺐는데, 사실은 남한으로부터 얻어지는 경협의 대가가 만족치 않다면 언제든 다시 틀어버릴 위기적 요인도 있다. 남쪽 입장에서도 저쪽에서 전진 배치된 병력도 빼고 장사정포 위치도 조정도 했다고 하지만, 북한에서 고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고 이제는 원거리에서 때릴 수 있는 수단이 발달하면 북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될 것이다. 당장 군사 신뢰 조치보다 서로 탐색기간이 길어지면서 성과 있는 회담이 연기될 수 있는 불안 요인도 없지 않다.

이 문제는 우리가 사실 그다지 잘 대비해온 영역이 아니다. 정상회담이 급박하게 되다 보니까, 이런 부분에 대한 의미 공유가 군 쪽에는 너무 미흡했다. 부처간 통합 시킬 리더십도 부족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 과연 준비 잘되고 있느냐 하는 데에는 분명히 불안감이 존재한다.

"누가 그 미사일 방어의 의사 결정을 하느냐"

▲  D&D FOCUS는 새로운 안보 전문지를 꿈꾸고 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나?

■ 지금 세간에 알려진 것은 2012년까지 전작권을 환수하면 드디어 한국군이 단독작전 수행태세가 되면서 명실상부한 자주독립국가 위상이 정립된다는 시각인데, 여기에는 낙관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모두 있다.

문제는 그동안의 전작권 전환에 대한 세부적 이행 로드맵의 구체화가 다 안돼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 가장 쟁점화 되는 문제 중 첫째로 미국이 제기하는 것이 미사일 방어 문제다. 한국에서는 패트리어트, 이지스함이 도입되고 미군은 인공위성부터 시작해서 정보 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결합되길 바라는 것이 미국이 시각이다. 오히려 한미가 단독 작전한다고 해도 이런 영역, 즉 미사일 영역이나 북한의 핵무기 관리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 미측의 시각인 것 같다.

반면 실 병력을 지원하는 지휘관계에 있어서는 한국군에 더 많은 권한 주고 싶어 하고, 이런 식으로 전략적 문제와 작전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미군의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전작권을 환수 한다고 할 때 껍데기만 가지고 와서 ‘실병을 우리가 지휘하는 것이 한국군이다’라는 외피만 둘러쓰고 사실상 한반도 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문제, 미사일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 정보 체계에 더 깊숙이 의존하게 된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의 자주국방인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 된다.

이런 문제가 다음 정부에는 곧 불거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미국이 남태평양에 남방 삼각관계, 즉 미국, 일본, 호주를 주축으로 태평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인데, 국내 보수 측은 전작권을 우리가 가져왔을 때 이러한 미국의 네트워킹에서 우리가 빠져 버린다는 점에서 반발이 있다. 전작권 재검토 논의가 다시 거세게 불어 닥칠 것이다. 지금 전작권 환수를 합의했다는 사실 외에는 그 다지 진척된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예기치 않은 변수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 정부는 MD를 공식 부인하고 있는데, 큰 틀에서 MD체제를 수용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나?

■ 여기에는 상당히 복잡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것이 한반도 영해를 지나 일본이나 미국 본토를 때리는 거냐, 아니면 인공위성이냐, 단순히 한반도라는 전구에 떨어지는 미사일이냐, 이것을 수초 내지 수분 내에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벨 사령관의 생각인 것 같다.

그럴 때 누가 그 미사일 방어의 의사 결정을 하느냐. 이것은 어떤 목적으로 발사된 미사일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이점이 미국 내에서 지금 아직까지는 한국군과 협의 되지 않은 채로 연구되고 있는 사항이다. 누가 미사일 방어에 대한 권한을 행사 할 것이냐. 한국에 페트리어트나 이지스함이 도입됐다는 것은 한국도 미사일 방어를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미국에서 보는 것이다. 한반도 전구는 그러한 전력으로 한국 스스로 해결하되, 다만 이 미사일이 벗어나 더 멀리 날아 올수 있으니, 한국의 미사일 방어 전력도 미국의 정보 체계와 연동, 더 너머서 통합까지 될 수 있는 이러한 방향을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보면 사실상 MD 참여가 아니냐는 논란이 가능하다. 이것이 이행 로드맵에 따라서 구체적인 한미간 연합정보체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결정하는 순간 이 문제가 튀어 나오게 되어 있다. 그것이 멀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MD에 참여 안한다고 했지만, 실제 군사 흐름이 어떻게 갈지는 지켜 볼 문제다.

□ 전작권 환수 과정에서 위기관리권을 누가 가지느냐 하는 점도 같은 맥락인 것 같은데, 이 문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지금 명쾌하지가 않다. 어떻게 보면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다 손 놓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정도로 형식적인 로드맵 외에는 없는 것이다. 전쟁을 결심하거나, 그것을 안 하도록 결심하는 주체, 이것은 법적으로 통수기구에 의지한다고 되어 있다. 한미군사위원회에서 양국 대통령이 합의할 때만 움직인다. 이것이 대전제다. 전작권 전환을 안 할 때도 그렇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단순한 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전쟁 의지 없이 진행되는 발사 시험도 있을 것이고, 북한 입장에서도 군사적인 액션의 가능성 있을 때, 이 경우마다 의사결정 내지는 판단 주체와 행동의 주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은 북한이 도발할 의도 없이 발사한 미사일이라고 판단해도, 미국은 자기 정보를 통해 위협을 주는 행위니까 MD 방어체계, 정보체계를 가동해서 요격까지 갈 있는,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우리 주권 영역 밖에 있다. 그러면 공동의 행동 지침이나, 절차를 만드는 등 이 문제를 판단할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을 나중에 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북한에 핵문제가 잘못됐을 때 국제 관리가 들어가는데, 이것이 작계 5029다. 우리가 볼 때 주권에 위배 된다 봐 왔다. ‘주권에 위배되기 때문에 작계수립 안 한다’ 이렇게 결론 났다고 하지만, 그 다음에 개념 계획에 나온 것을 보면 북한 핵무기에 대한 상황이 살아 있다.

전에는 주권에 위배 된다고 했지만, 지금은 주권에 위배 되지 않는다는 것인지, 이런 면에서 우리가 일관되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때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을 못 찾아냈던 것이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미사일, 핵문제 등 이런 문제는 주권 문제로 접근했지만 참여정부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이런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채로 가고, 논란만 시끄러웠지 크게 우리 의도대로 갔다고 볼 수 없다. 아직 그 방법도 안다고 볼 수 없다.

"평화의 눈으로 전쟁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  D&D FOCUS 식구들. 창간호 준비로 분주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이라크 파병 재연장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 (철군이) 결정되더라도 이라크에서 연내 철군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진작 준비가 안 됐다면, 철군하고 싶어도 지금은 연내에 못하도록 다 되어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만들어 놓고 논란이 나왔다. 순서가 바뀌어서 코미디 같은 논쟁이 됐다. 철군하려면 적어도 여름부터는 시작했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이 정부의 가장 큰 특징은 파병문제와 북한 문제를 항상 딜(거래)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정권 초부터 그런 사고방식을 절대 못 버렸다. 항상 패키지 마냥 이라크 파병 문제를 그 자체로 처리한 것이 아니고 무언가 딜하는 수단으로 이 문제를 취급해왔다. 이 정부는 그 습관을 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딜이 될 상황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그건 그것이고, 이것은 이것이라는 사고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보면 미국에 가장 협조를 잘해주고 가장 대접 못 받았다는 이런 일각의 평가가 나온 원인도 자꾸 이것을 딜하려고 하는 계산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 크다. 파병문제 역시도 그 자체 문제가 아니라 북미관계가 잘 돼야 하고, 평화협정이 잘 돼야 하고, 이런 맥락에서 파병문제를 사고했다고 봤을 때 이것은 종속 변수로 전락하는 것이고, 또 다른 변수에 의해서 또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라크 파병이 중대 국가정책이냐 하는 것도 의심스런 모양이 됐다.

여전히 곤혹스럽고 불편한 진실은 중동에서 불행은 한반도 행복이라는 이런 등식에 적응해 온 것이다. 역시 미국의 힘을 중동에 소진시켜야 한반도 평화가 온다는 측면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 불편한 진실에 우리가 암암리에 적응하면서 갖게 된 습관이 이라크 파병 문제 정도는 딜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낳은 것이다. 한반도 평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파병문제는 부차화 될 수 있다는 것으로 고정관념이 됐고, 도그마가 됐다. 다음 정부도 이 도그마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 마지막으로 창간을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은?

■ 앤드류라는 우주 비행사가 아폴로 9호를 타고 1974년에 우주로 나갔는데 지구 궤도를 돌다가 야간에 아름다운 지구에서 불이 반짝 반짝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황홀해 했다. 무슨 불빛인지 알아보니까 베트남 전쟁의 야간 전투였다. 그때 그 사실에 대해 자기 자신이 충격을 받는다. 저 아름다운 불빛이 사람 죽는 불빛이구나, 그것을 내가 우주에서 보고 황홀해 했구나, 이렇게 자기 자신한테 충격을 받은 거다. 그 사람조차도 전쟁을 다른 맥락에서 관찰했을 때는 전혀 낯설고 새로운 충격인 것이다. 그는 바로 우주선 내려오면서 퇴역 해버린다.

문제는 전쟁이나 안보 맥락을 어디 배치하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방이라는 것이 전혀 달라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전쟁의 눈으로 평화를 보는 것과 평화의 눈으로 전쟁을 보는 것은 전혀 다르다. 마치 우주에서 전쟁을 보듯이 각기 다른 결론으로 나가게 돼 있다.

우리가 안보 문제 종사하는 사람들한테 어려운 과업은 다른 관점을 어떻게 설명하면서 균형 있게 한반도 문제, 전쟁 평화 담론이 균형 있게 갈 수 있느냐, 시야를 확대하고 다른 맥락에서 볼 수 있고, 보도 해줄 수 있는 이런 부분이 새롭고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 만큼 군에 대한 애정과 비판이 다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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