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낮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환송오찬이 열렸다. 건배하는 남북 정상.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남북 정상간의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서명에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낮 백화원 영빈관에서 마련한 환송 오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2시간 남짓 진행됐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식사 도중 테이블 위에 마련된 와인으로 건배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계속했고,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측 수행원과 북측 참석자들도 테이블별로 일어나 남북관계 진전과 양 정상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건배를 이어갔다.

오찬 도중 양 정상도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테이블들로 걸어가 참석자들과 일일이 건배를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찬이 끝날 때쯤 양 정상의 얼굴이 붉게 홍조를 띠기도 했다.

오찬의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일어나 즉석에서 특별 수행원 일행으로 참석해 있던 안숙선 명창을 소개하며 노래를 청했다. 안숙선 명창은 자리에서 일어나 판소리 춘향전 중에서 `사랑가'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 지난 3일 우리측 주최 만찬에서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에 북을 치면서 장단을 맞췄던 도올 김용옥 전 교수는 즉석에서 테이블을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즉석 고수'로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및 환송오찬 참석자들이 4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환송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한편 김 위원장은 오찬 도중 “(남측 언론에서) 내가 마치 당뇨병에, 심장병까지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다시 한번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심장병 연구가 좀 약해서 사람들도 불러다가 (심장병) 연구도 시키고, 보완하고 있는 데 잘못 보도들을 하고 있다”면서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보도들을 하고 있다. 기자가 아니라 작가인 것 같다”고 말해 오찬장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그래도 (남측에서) 나에 대해 크게 보도하고 있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 3시 15분쯤 오찬을 마친 뒤 노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백화원 영빈관 현관까지 걸어나와 김 위원장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이제 마지막입니다”고 말했고 양 정상은 “건강하십시오”라는 인사를 주고 받았다.

김 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을 떠난 뒤 노 대통령은 오찬에 참석했던 수행원들과 영빈관 내부에 있는 금강산 총석정 파도 그림 앞에서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노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 방명록에 `아름다운 백화원에서, 따뜻한 환대에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긴 뒤 평양 중앙식물원에서 열리는 기념식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머물렀던 백화원 영빈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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